2013/02/16 15:13
가장 하고 싶은 것 중 하나가 쾌적한 만화방에 가서 밀린 만화를 열심히 읽는 건데, 만화방 자체의 씨가 마른 데다 괜찮은 만화방은 평소 동선과 전혀 관계없는 강남역에 있다. 간 지도 오래됐는데, 사실 꼭 만화방일 필요도 없다. 햇살 노곤하게 들어오는 곳에 편히 누워 책 읽고 싶다.
유명한 작품 혹은 작업에서, 다수의 객관적인 평가로 그것의 '훌륭함'이 인정되었다고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그저 추종할 때도 있지 않나. 예술처럼 주관의 개입이 크고, 학문적인 기반이 있더라도 결국 개인이 추상적으로 느낌을 받아들이는 분야는 더욱 말이다. 물론 많은 이가 같은 생각이라면 과연, 하면서 끄덕이는 것도 있지만 나는 여전히 소수이거나 갸우뚱하거나 아예 감흥조차 느끼지 않을 때도 잦다. 무엇이 좋다는 것은 사람 다수가 좋아해서라기보단, 직관적이든 감각적이든 총제적인 정보를 섭렵하고 나서든, 각자의 이유가 있어야 한다.
소격동 국제 갤러리에서 <바스키아> 전을 시작했다. 뉴스 채널에서 어느 교수가 나와 '미술 사조에 있어서 1980년대 미국의…. 앤디 워홀의 영향 어쩌고….' 하는 것을 봤다. 그가 천재에다 요절한 예술가이며 대단한 발자취를 남겼구나, 하고 '원래 주입된 정보'로 알고 있으면서도 그의 그림들을 보며 모두가 '똑같이 좋다면' 참, 여러모로 무서운 세상이겠구나 싶었다. (조금 과장해서) 세상 만물의 경이롭고 대단한 것들을 이해하도록 탐구하고 그것들을 소화한 다음 스스로 받아들이는 것이 삶의 '공부'라고 해도, 왕왕 삐뚤고 싶을 때도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