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
나는 학창시절 운동회 달리기 대회에서 나는 줄곧 4등을 하곤 했다. 8명이 함께 달리는 달리기 대회에서 순위권에들어온 3등까지만 손목에 도장을 받을 수 있었고, 그 도장으로공책과 연필 등의 상품을 받을 수 있었다. 4등… 완주만이라도하라는 응원을 받는 하위권도 아니었고, 환호의 박수를 받는 순위권도 아닌 그런 등수였다. 다시 말하면,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 존재했으나 존재감은 없었던 그런 곳에 위치했었다.
당시의 나는 순위권에 들지 못해 매우 속상해 했고, 왜 하필 나와 같은조에 반대표 계주 선수가 끼어있는지를 억울해했다. 그래서인지 나는 달리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게 되었으며, 약 50m 밖에 있는 도착점이 너무도 멀게만 느껴졌었다. 하지만 어떤이유에서인지 한번도 달리기를 포기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어쩌면 평소 학교생활에서도 달리기의 4등과 같이 있는듯 없는듯 한 모습의 학생이었던 탓에 감히 선생님께 운동회 달리기를 포기하겠다는 말도 할 수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주어진 환경 속에서 조용히, 도드라지지않게 순응하면서 살아왔다.
성인이 된 지금 학창시절을 돌아볼 때면, 너무나 평범하고큰 추억거리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한 과거가 많이 아쉬웠다. 훗날 추억거리가 될 수 있는, 소위 말하는 ‘사고’ 한번쳐본 적이 없었던 것을 못내 아쉬워할 정도로 철없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남들보다 빠르진 않았지만내 기준의 속도로 인생의 굴곡없이 비교적 평탄한 길을 한 걸음씩 충실히 걸어온 결과 지금의 내 모습이 있는 것임을 깨닫게 된지 얼마 되지 않았다.
정해진 인원의 참가자들 가운데 한정된 인원만이 승리의 영광을 누릴 수 있었던 달리기 시합과 달리, 하나의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남들보다 빨라야 하는 것도 아닌 지금의 삶은 그 옛날 4등을 주로 하던 나도 꽤나 살만하다. 속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방향이고, 경쟁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협력이라는 것을 배워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나는 7명의 타인을 이기려는 승부의 인생이 아니라 과거의 나를 넘어서 꿈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기위한 자신과의 승부를 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4등이라는등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결승점에 조금씩 가까워지고, 그 결승점이 점점 구체적이고 선명하게 보이는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은 1등을 하지 못해도 속상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