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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솔 Sep 18. 2022

가을편지

무더운 여름이 지나서 청명한 가을이 왔습니다. 

이젠 시원한 바람도 불고 푸릇푸릇하던 나뭇잎들이 단풍이 되어 바람에 살랑이는 풍경도 거리에서 마주할 수 있어요. 오랜만에 브런치에 접속을 했더니 알람이 2개나 와있더라고요.  알람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작가님의 글을 못 본 지 무려.. 240일이 지났어요ㅠ_ㅠ 작가님의 글이 그립네요.. 오랜만에 작가님의 시선이 담긴 글을 보여주시겠어요?’


아마 브런치팀에서는 이와 같은 문구로 글을 오랫동안 쓰지 않는 작가들에게 알림을 보내겠죠? 

형식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작가님의 글이 그립다는 문장이 마음을 동하게 합니다.


아무 할 일이 없는 일요일 저녁, 노을 진 하늘을 보다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노트북을 들고 무작정 밖으로 나왔어요. 사실은 말이죠. 저번 주 금요일에 엄마에게 뜬금없이 왜 요즘은 글을 쓰지 않냐는 카톡이 왔어요. 답하려 했으나 딱히 할 말이 없었어요. 대신 왜 글을 쓰지 않았을까? 바빠서? 귀찮아서? 와 같은 생각들만 머리에 맴돌았죠. 


누군가 제 글을 기다린다는 것은 무척 뿌듯한 일입니다. 현재 구독자 39분 중에는 1/3 정도는 지인분이에요. 저를 아시기에 또 제가 글을 쓰면 읽어보신 후 간단한 소감을 말씀해주시기도 합니다. 신경 써주심에 감사의 마음을 담아 가을 편지를 남기고 싶었습니다. 


다들 잘 지내고 계실까요?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비슷한 시간에 출근하고 퇴근하며, 퇴근 후 맛있는 저녁을 먹으며 그날의 스트레스를 푸는 보통의 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올해 초에 처음 들어간 직장에서는 다행히 잘 적응한 것 같습니다. 일이야 힘들지만 견딜 만큼 힘들어서 예전만큼 월요병도 심하지 않아요.

 

30살이 되어도 일상은 크게 변화하지 않았습니다. 너무 변함이 없어 29살 겨울에  30이 된다고 호들갑 떨었던 것이 부끄럽네요. 30살 기념으로 브런치에 올리려 했던 글은 여전히 ‘아직 입력 중’ 상태입니다. 변명이지만 그 글을 마무리 짓기에는 시간이 많이 흐르지 않았나 싶네요. 


최근 들어 시간이 빠르다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어요. 사진첩을 보면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데 찍은 지 3~4년이 흐른 사진들이 많아요. 이전에 ‘남는 건 사진이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에는 이해되지 않았지만, 사진을 통해 과거를 회상하고 추억하다 보면 맞는 것 같기도 해요. 흐르는 시간 속에서 나는 어떻게 변화했나 고민하면 추상적인 몇몇의 단어들만 떠오를 뿐 저 조차 잘 모르겠습니다. 나이 서른이 되어도 여전히 저는 잘 모르겠는 것들 투성이에요.


같은 맥락에서 무작정 편지를 쓰기 시작했으나 어떻게 마무리 지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담고 싶은 것은 별거 없었어요. 그동안 글을 쓰지 않음에 약간의 반성과 또 저의 근황, 글을 기다려주심에 심심한 감사 정도였죠. 

잘 모르겠으니 가장 좋아하는 연예인인 아이유가 쓴 일기 내용을 적으면서 글을 마무리 짓고자 합니다. 

이 편지를 읽으시는 분들이 저의 구독자가 될지, 우연히 지나가는 분이 될지는 알 수 없으나 읽어주심에 감사드리며.. 다음에는 더욱더 영양가 있는 글로 돌아올 수 있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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