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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솔 Jun 03. 2023

귀여운 우리는 귀여운 토끼를 좋아해

#1. 선생님도 아이도 함께 즐거웠던 '토끼 놀이' 

#토끼는 귀여워 


신학기 교실 책장에 무심코 토끼주인공이 등장하는 귀여운 그림책을 꽂아두었다. 

우리 반에는 ‘토끼’라면 무조건 좋아하는 여자아이가 있었다. 

토끼책을 본 그 아이는 책을 끌어안고 하루일과를 보내기 시작했다.    

   

‘좋아함’은 전염이 되는 것일까?


다른 아이들도 토끼에 관심을 갖고 다들 토끼를 좋아한다고 앞다투어 이야기하였다.  

토끼를 좋아하는 이유를 물어보았다.

다들 입을 보아 대답했다.

“토끼는 귀여워”


<우리가 토끼와 친해지기 위해 읽었던 그림책들>


#토끼와 함께 하는 하루일과   


귀여운 친구들에게 귀여운 토끼를 선물해주고 싶어 흰 토끼인형을 교실에 비치해 주었다.

아이들은 토끼 인형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진짜 토끼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점심 먹을 때에는 토끼 앞에 당근과 야채모형을 그릇에 담아 놓아주었다.  

낮잠을 잘 때에는 마치 당연한 듯이 토끼 위에도 귀여운 손수건 이불을 덮어주며 

다정하게 “토끼야 잘 자”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아이들을 그들의 하루일과를 토끼와 함께 공유하고 그 과정 속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있었다.

엄마, 아빠, 선생님 등 그들 주변의 어른들에게 케어를 받던 아이들은 

토끼 인형에게 자신들이 받던 보호와 사랑을 그대로 돌려주고 있었다. 


<토끼에게 밥 주는 모습> 
<우리와 함께 낮잠을 자는 토끼> 



#토끼에게도 집이 필요해


전까지 토끼인형은 교구장 블록 위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평소 토끼에 대한 애정이 극진하던 윤태가 블록으로 네모 모양을 만든 후 이야기했다.


“토끼 딥! 토끼 딥이야”  

   

그 놀이를 시작으로 다른 아이들도 블록으로 토끼집을 구성해 주었다.

하나 블록으로 만든 토끼집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바로 놀이시간이 끝나면 정리를 해야 한다는 것

매일 다른 집으로 이사를 해야 하는 토끼의 안타까운 사연을 느낀 아이들은

언제 어느 때라도 토끼가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아늑한 토끼하우스를 만들어주고 싶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재활용품’ 상자      


우리가 들어가기엔 작지만 크기가 작은 토끼에게는 큰 재활용품 상자면 충분히 집이 될 수 있다. 

재활용품 상자를 꾸며 귀여운 토끼의 보금자리를 만들어주기로 했다.

 

<상자를 꾸며주는 아이들> 

상자에 스티커를 붙여 꾸며주고 다른 사람들이 토끼집인 걸 알 수 있도록 ‘토끼집’이라고 표시도 해주었다.

토끼가 평소에 깔고 자던 손수건 이불을 바닥에 깔아주어 아늑한 분위기를 조성해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렇게 1시간 정도 열심히 꾸며주었을까? 

드디어 예쁜 토끼집이 완성!


기분 탓일까 집에 들어간 토끼의 표정이 더욱 편안해 보였다. 

아이들은 완성된 토끼집을 다들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우리가 토끼집을 만들어주어서 토끼가 좋아하나 봐!”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놀이 주제로 선택하였을 때>


'토끼놀이'는 3월 신학기적응기간에 이루어진 놀이입니다. 놀이진행기간은 2주 정도로 교사의 입장에서도 부담스럽지 않고 가볍게 또 즐겁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토끼는 아이들이 애착인형으로도 많이 가지고 있고 귀여운 외모로 아이들에게 늘 인기가 있는 동물이죠? 토끼를 놀이주제로 선정하고 진행하면서 제가 가장 많이 느낀 것은 아이들 역시 자신이 챙겨주고 애정을 듬뿍 줄 수 있는 상대가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늘 주변의 어른들에게 보호와 챙김을 받는 대상이었던 아이들이 무언가에게 그렇게 해줄 수 있을 때 가장 적극적이 되더라고요:)     


사실 토끼를 놀이 주제로 선정하였던 큰 이유는 한 여자아이의 등원거부였습니다. 어린이집 오는 것을 힘들어했던 귀여운 여자친구가 가장 좋아하는 동물이 토끼였거든요. 친구는 토끼 놀이를 하면서 어린이집에 안정적으로 등원할 수 있게 되었고 가정에서도 토끼 이야기를 많이 하여 동물원에 가서 진짜 토끼를 만나고 왔다고 하네요.     


놀이중심교육과정을 해나가야 할 선생님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부분 중 하나는 ‘주제 선정’이죠?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해야 하지만 가장 우선해야 할 것은 ‘아이들의 흥미’입니다. 저도 여러 주제로 하면서 놀이가 잘 이루어질 때도 있었고, 지지부진했을 때도 있었지만 잘 이루어졌던 놀이 주제들의 공통점을 생각해 보면 일단 아이들의 흥미도가 높았더라고요. 일단은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을 주제로 선정해 보세요!

그리고 아이들의 놀이를 유심히 관찰하다 보면 이리저리 확장될 만한 요소가 보일 수 있으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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