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교사 이기 이전에 평범하고 예민한 29살 여자
나는 여유가 있을 때면 브런치에서 나의 직업인 ‘유아교사’를 검색한 후 같은 교사로서, 혹은 학부모의 입장의 작가분들이 쓴 글을 읽어보곤 한다. 서로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경험을 글로써 알아가는 것은 언제나 재미있다.
그 과정에서 나도 한번 내 직업과 관련된 글을 한번 브러치에 올려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유아교사분들께서 자신의 직업적인 가치와 소명을 담아서 올리신 글들도 있지만 다른 직업이나 주제에 비해서는 적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 역시 지금까지 유아교사로 있으면서 깨닫거나 느꼈던 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먼저 내 소개를 하자면 나는 이제 ‘겨우’ 경력 3년 차의 유아교사이다. 나이는 29살인 어중간한 나이에 제법 저경력을 가진 교사.. 이렇게만 보자면 ‘에이 경력 3년 차에 무슨 그 직업을 논해’라고 이야기할 수 있지만 나는 사실 ‘유아교사’라는 직업에 대해서 쓰기보단 ‘유아교사로 살아왔던 나의 인생’에 대해 기록하고 싶다. 내가 어떻게 ‘유아교육학과’에 진학하게 되었는지, 또한 유아 교사의 입장에서 이 나라의 교육 현실이 어떠한지, 또 유아교사로 살아가면서 내가 어떻게 변했는지...
일단 내가 유아교육학과에 진학한 이유는 다름과 같다.
인생에서 큰 꿈을 이루고자 하는 욕심이 사실 별로 없기 때문이었다. 하나뿐인 내 인생 적당하게 또 안정적이게 즐겁게 살고 싶었다. 나는 어릴 때부터 아가들을 정말 좋아했고 또 만들거나 꾸미는 미적 감각이 뛰어났다. 그렇기에 고3 시절의 나는 자신에게 ‘유아교사’라는 직업이 무난하게 잘 어울릴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하나의 큰 이유인 우리 엄마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보육교사인 우리 엄마는, 내가 과를 선택해야 할 시기가 오자 옆에서 계속 ‘유아교육학과’를 추천했다. 너무 잘 어울린다면서.. 그렇게 나는 우리 집에서 조금 먼 수도권 대학 유아교육학과에 진학하게 되었다.
4년의 대학교 생활은 순탄했다. 학교가 멀어서 수업 시작 2시간 30분 전에 나와서 지하철을 타야 한다는 것과 수업이 끝난 후 다시 2시간 30분을 걸려서 집에 온다는 사실을 제외하고는... 나는 학교에서 모의 수업 실연도 잘하고 교구도 잘 만들었는데 그 부분은 대학교 생활을 하는 것에 큰 도움을 주었고 또 지금까지 친하게 지내는 영혼의 단짝 친구를 만난 것도 바로 대학 시절이다.
다만 대학교를 다니는 동안 2번의 한 달 실습을 나갔는데 그 기간만큼은 너무 힘들었다. 이상하게 실습을 가는 곳마다 일이 많아서 실습생인데도 밤늦게 집으로 가곤 했다. 그때마다 생각했다. 내가 졸업하고 유아교사가 되면 내 생활이 매일 이렇게 힘들까....?
매우 싸한 기분을 느꼈던 당시 그때부터 나는 졸업하지 않는 영원한 대학생활을 꿈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