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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국 May 25. 2022

기업대표들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홍보팀에서 무슨일해?

5월은 출장이 많은 달이다. 회사에서 기업을 탐방하는 영상을 기획하면서 전국 각지의 중소기업 4곳을 취재하게 되서다. 4개의 중소기업은 각기 다른 위치와 업종으로 선정했고, 프로그램 진행을 맡은 윗분 한명과 여사원 한명과 동행해 네 개 중 세군데에 동행했다.


처음 동행한 곳은 대전에 있는 축산업쪽 기업이었다. 우선 진천에 있는 양계장을 방문해 납품된 기기를 살피면서 취재했고, 대전으로 옮겨 본사를 둘러보았다. 양계장 주변은 끝없이 펼쳐진 밭이었다. 양계장 사장님은 쑥스러워 하시면서도 "그래서, 그 유튜브 이름이 뭐라고?" 하며 관심을 보이셨다. 현장을 안내해 준 중소기업의 영업본부장은 나이가 젊었다. 열정적으로 자사 제품의 특성을 설명하던 그는 알고보니 대표의 아들이었다. 전공과는 거리가 있는 일이라 시작하는 것을 망설였지만, 아버지의 설득 끝에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했다.


닭이 갓 낳은 신선한 달걀!


대전 본사에서 만난 대표님은 나이가 지긋하셨지만 청산유수로 말씀을 잘하는 분이었다. 좋은 직장을 관두고 창업을 하게 된 계기를 얘기하는 것 만으로도 30분이 스르륵 지나갔다. 자기만의 인생 철학도 흘러넘쳤다. 이야기를 듣다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회사에 비치되어있던 잡지. 이런 업계 잡지도 있다니.


그 다음 기업에 가서도 그랬다. 그 다음 기업의 대표는 매우 젊었다. 고작 나와 3살 차이나는 젊은 대표는 4년전 4명의 친구와 함께 스타트업을 시작했고, 수없는 난관을 극복하며 직원 40여명에 시리즈 A까지 왔다고 했다. 자사 제품에 대한 자신감, 세계 어디에도 없었던 기술을 처음 만들었다는 자부심이 뿜어져 나왔다.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그 전의 기업대표와 만났던 것 이상으로 배울 점이 많은 분이었다.


회사 입구. 스타트업답게 세련된 위치와 오피스. "좋은 곳에 있어야 좋은 분들을 만나죠" 라고 하던 대표님.



예전 대기업에 다니던 시절에도 사장님을 많이 보긴 했었다. 저마다 성향이 다르긴 했지만, 공통적으로 대기업의 대표이사들은 날이 바짝 서있는 칼 같은 사람들이었다. 보고서의 수치 하나, 문구 하나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고 매의 눈으로 지적할 부분을 찾아냈다. 큰 그림을 보며 수없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중압감이 그들을 그토록 철저하게 가다듬는 것 같았다. 반면 식사자리나 사석에서는 그들 역시 혼자서 너끈히 3시간은 떠들 수 있는 입담좋은 어르신들이었다. 그러고보니 기업대표들은 일단 말을 참 잘한다.


나쁜 사장님들도 있지만ㅎㅎ 그럼에도 배울게 많다


크고 작음을 떠나서 한 기업의 대표는 뭐가 달라도 다르다는 걸 느낀다. 적어도 한 사람 이상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붓지 않으면 기업을 일으켜 세울 수 없고, 그 최초는 당연히 기업의 대표가 될 터였다. 그렇게 쏟아부어도 실패하는 사람이 태반일 것이다. 나처럼 직장의 녹을 먹으며, 위에서 시키는 일, 정해주는 방향대로 움직이는 사람에게는 상상할 수 없는 스트레스가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을 결정하고 개척해서... 돈을 벌어낸다는 것. 어릴 때는 별것아닌 것처럼 보였는데 마흔에 이르고보니 그런 사람들이 정말 대단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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