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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국 Jun 23. 2022

아기 냄새

짧은 편지 

퇴근해서 집에 갈 때, 집으로 출근하는 기분.

회사일은 끝나도 육아일이 시작되는 기분.

종종 바깥을 헤매면서 육아 시작을 최대한 유예시킨다. 집에 들어가기 싫어서.


하지만 현관문키를 누르는 순간

삐삐삐 버튼음만 들려도 다다다닥. 뛰어오는 너의 들뜬 발걸음. 

엄마! 엄마왔다! 신난 너의 외침.

문을 열었을 때 너의 그 환한 얼굴. 

안았을 때 착 감겨오는 너의 다리.

눈을 감으면 금방이라도 푹 잠겨들 것 같은 너의 냄새. 

엄마. 엄마. 하는 너의 예쁜 목소리.


그 순간이 엄마는 너무 좋아. 

하루동안, 엄마가 없는 동안 씩씩하게 어린이집도 다녀오고 

이모할머니랑 재밌게 놀고 건강하게 잘 지내준 

너의 기쁜 얼굴. 

그 얼굴과 몸짓을 보는 맛에 하루하루를 즐겁게 살아내는 것 같아. 

다 커버리면, 이런 예쁨이 없어지면 

얼마나 엄마는 서운할까. 

너의 웃음과 소란이 없는 우리 집은

얼마나. 적막할까. 


보고싶은 우리 아기.

평생 그리울 아기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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