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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국 Sep 19. 2022

시간이 가는게 불현듯 두렵다.

잠이 안오는 밤

사춘기가 다가오는 첫째,

예쁨과 미움 최고치 찍는 둘째.

둘째를 대하는 마음은 첫째 때 그것과 많이 다르다.

이렇게 예쁜 순간, 아이가 뭔가를 처음 해내는 순간이... 내가 인생에서 이런 기쁨을 맛보는 마지막 기회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내 인생에 셋째는 없으므로)

머언 미래 손자손녀를 보기 전까진. 아마도 마지막으로 마주하는 내 아이의 4살.

이젠 얼마나 빨리 커버리는지 아니까

크는 순간 순간이 아깝고 아쉽다. 아기아기하던 모습을 벗고 아이가 한걸음,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내 인생에 가장 행복한 시간이 깎여나가는 것 같은. 밑에서부터 불타 올라 사그라지는 것 같은 기분이.. 불현듯 들곤 한다.


10살이 된 첫째가. 사뭇 달라진 모습으로

이제 엄마 말은 듣지 않을거라고 무심하게 말하는 것에 나는 충격받았다.

이 녀석이 이렇게 자라는 동안

나도... 시간의 흐름을 고스란히 몸으로 마음으로 받아내고 있다. 40대로 들어선 올해, 그 어느때보다 거울에서 노화의 흔적을 발견한다.


무엇보다도... 한달에 한두번씩 마주하는 친정엄마의 모습에서 세월을 느낀다.

아직도 여전히 생기있고 활기찬 엄마지만

작년 큰 수술을 겪으며 고생하고 난뒤. 1년만에 본 엄마는 예전같지 않았다.

10년후, 20년후까지 생기있는.엄마와 함께 하고 싶은데. 나는 그녀에게 너무나도 많이 의존하고 있는데... 그러리라고 믿으면서도 그 시간이 유한하다는 것에 매번 생각할때마다 충격을 받는다. 엄마 걱정을 시작하면 심장이 덜컥거리는 듯하고.. 마음에 물이 고이는 것만 같다.


시간이 가는 게 두렵다. 모든 것이 변해간다.

계절이 쉬이 바뀌고. 아이들은 비온뒤 풀처럼 무성하게 자라고. 어른들은 슬프게 늙는다.

시간이 가는 게 불현듯 무섭고 두려워 잠이 오질 않는다. 어쩌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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