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하게 끝난 두 번째와 시작도 하지 못한 세 번째 난자 채취
올해 첫 번째 채취가 pgt통과 배아 0개로 실패가 되고, 다시 두 번째 채취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무려 시험관 11 차수이다. 그리고 신선 6차였다. 내가 6번이나 난자채취를 한다니...
이제는 5일 배아가 문제가 아니었다. pgt통과배아가 나와야 한다. 나와야 이식을 하고 아기를 가질 수 있다.
두 번째 채취를 준비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난임병원에서 채취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수면마취를 해야 하는데, 난임병원에서 진행하는 심전도가 약간불안정 하다며, 직접 심장내과를 방문하여 심장 초음파를 받으라는 소견을 받았다.
혹여나 채취를 못할까 겁이난 나는, 헐레벌떡 난임병원 근처에 있는 심장내과로 갔고 심장초음파를 받게 되었다.
"상체가 마르셔서 갈비뼈 쪽으로 기구가 들어가면 좀 불편하실 거예요"
심장초음파를 하는 과정은 잠깐이지만 너무 고통스러웠다.
상체가 꽤 마른 편인 나는 초음파 기구를 깊게 눌러 갈비뼈 쪽으로 초음파 기구를 넣어서 심장을 봐야 하는데, 살가죽이 얇고 살이 없으니, 너무 불편하고 힘들었다.
겨우 겨우 심장 초음파를 하고, 수면마취를 해도 된다는 '소견서'를 얻은 후, 두 번째 채취를 진행할 수가 있었다.
신선 6차의 결과는?
신선 7차 채취, 가자, 가자고...
신선 6차 채취 결과는 더욱 처참했다.
수면마취가 끝나고 나서 눈을 뜬 후, 간호사 선생님에게 채취개수부터 물어봤다.
채취개수가 저번보다 약간 줄었다. 난자 채취가 저번보다 줄자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pgt통과 배아 소식을 들으러 병원을 방문했는데...
"아쉽습니다. 5일 배아도 이번엔 안 나왔어요. 그럴 때가 있는 겁니다. 이건 원인이 없어요. 다음 난자 채취 준비할 때는 장기요법으로 한번 해봅시다. 장기요법은 생리 전에 미리 주사를 맞는 거예요. 조기배란을 억제하고 과배란주사를 맞으면서 고르게 난포들을 키우면 난자가 많이 채취될 것이에요. 희망을 가져봅시다. "
한 달을 기다려서, 두 번째 채취를 했는데, 결과는 아예 채취가 되지도 않았다. pgt통과배아는커녕 5일 배아가 나오지도 않았다.
우울함과 절망감을 넘어서선 이제는 답답함이 밀려왔다.
도대체 왜? 도대체 뭐가 문제인데?
그리고 또다시 밀려온 감정은 서늘한 이성적인 모습이었다.
"하자고, 또 하는 거야 채취, 뭐 까짓 거,
빨리하자 다시 해보면 5일 배아 나오고 pgt통과 배아 나올 수 있어"
남편과 친정엄마는 나에게 너무 연속으로 채취하니 몸이 약해져서 결과가 잘 안 나오는 거 같다며, 한 달 더 쉬는 것을 제안했다. 나는 불같이 성질을 냈다.
"한 달을 쉬자고? 한 달 쉬면 또 언제 채취하고 또 언제 이식해? 벌써 올해도 시간이 금방금방 가고 있잖아. 한 달이 아쉬운 마당에 지금 뭘 쉬어?"
나한테 한 달은 금이었다. 한 달을 쉬는 게 너무나도 괴로웠고, 주사를 맞고 채취를 준비하는 뭔가의 '준비하는 과정'을 하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되는 편이었다.
신선 7차 준비..
그리고 채취 중단.
결국은 내 결정으로 시험관은 진행이 된다. 내 몸이고 내가 선택한 것이기에, 친정엄마도 남편도 내 결정을 말리기는 어려웠다. 나는 세 번째 채취를 꿋꿋하게 강행했다. 이번에 잘될 거야. 하던 대로 하지 뭐, 뭐가 어려워 담담하게 장기요법 주사를 맞기 시작했다.
그런데.. 장기요법 로렐린 주사를 맞고 다음날이었다.
무릎아래 오금 쪽 부분에 땀띠 같은 것이 올라왔다. 처음엔 날이 더워져서 그런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러나, 하루 만에 땀띠는 붉은 발진과 두드러기로 변하여 배, 엉덩이, 허벅지, 사타구니로 퍼지기 시작했다.
난임병원을 몇 차례 들락날락한 후, 결국 로렐린주사는 중단되었고, 나는 세 번째 채취를 하지 못하게 되었다.
7번째 채취가 강제 중단된 것이다.
피부가 하반신을 덮고 상반신 팔까지 올라오게 되었다. 이제 채취보다는, 몸이 나아야 하는 게 첫 번째였다.
일단 피부부터 진정을 시킬 차례였다.
난임병원에는 한 달 쉰다는 인사와 함께, 피부과를 찾게 되었다.
정신이 없었다. 지난 몇 주간은.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든 시간이었다.
말리지 못해서 미안해.
남편은 발진과 두드러기로 빨갛게 덮인 내 몸을 보며 눈가가 촉촉해지며 미안해를 되뇌었다.
세 번째 채취를 하지 말자고 했어야 했는데.. 한 달 쉬었어야 했는데...
그 주사를 맞지 못하게 했어야 했는데..
그 주사를 맞고 그리 되었을 때, 당장 중단하자고 강하게 말했어야 했는데..
말리지 못해서 미안해.
오빠 잘못이 아니야, 오빠는 알았겠냐고 이런 상황을..
나는 씁쓸하게 남편에게 대답하며, 서로 조용히 안고 위로했다. 무언가 울컥 올라왔다. 마음에서,
서로 긴말을 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서로의 마음을.
언제까지 마음속에서 울컥함이 계속 올라와야 할까. 그리고 이 울컥함은 언제 그칠까.
우리의 올해 세 번째 채취는 그렇게 허무하게 시작해보지도 못하고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