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 같은 사주, 난임생활에 동아줄이 되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힐링을 받다.

by 당신의 계절

더운 7월의 중반, 병원에서 안 좋은 결과로 남편과 나는 모두 막막한 기분에 휩싸일 때였다.

이병원을 믿고 다녀야 하는지, 아니면 새로운 병원을 찾아야 하는지 머릿속이 복잡해질 때였다.


여러 가지 되는 일이 없다고 생각하던 그때, 남편이 문득 말했다.


"우리 사주 보러 가지 않을래?"

"사주? 오빠 그런 거 안 믿잖아. 나 그리고 예전에 많이 보러 다녔었어. 근데 뭐 그냥 과거는 잘 맞추는데 미래는 잘 모르겠던데?"

"그래? 그래도 그냥 요새 답답하니, 사주라도 보면 좀 얘기라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속으로 많이 놀랐다. 공대생인 남편이 사주등을 믿을 리가 없었다. 결혼 직전에도 방문한 사주카페에서도 워낙 이상한 궤담을 늘어놓아, '역시 사주는 나랑 안 맞아' 하던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 갑자기 먼저 사주를 보러 가자고 말하는 거 보면 남편 역시 속으로 참 답답한가 보다 생각이 들었다.

오죽하면 사주를 보러 가자고 할까. 뭐라도 위안을 듣고 싶나 보다. 이런 생각에 휩싸였다.


남편의 이야기가 시작점이 되어, 나도 문득 사주를 보고 싶어 졌다.

그냥 밑져야 본전인데, 재미로 한번 보러 가볼까?




어디서 사주를 보아야 할까?



일단 어디서 사주를 보러 가야 하는지 찾기 시작하였다.

정말 이상한 곳에서 봐서 헛소리 듣는 건 너무 싫고.. 그래도 평이 좀 괜찮은 데서 보면 좋겠는데

역시나 TV에 나온 분들은 예약이 6개월에서 1년 뒤까지 저 멀리 먼 날로 예약을 잡아야 했다.


그것은 어려운데.. 지금 당장 필요한 건데.. 여러 가지 맘카페와 블로그를 뒤적거리며 찾는 중, 어찌어찌 댓글들 사이에 광고 같지 않은 글들을 통해 발견한..! 철학관을 예약하기로 하였다.


다행히 주말엔 안되지만 평일에는 바로 예약이 되었고, 남편이 회사 끝나는 시간에 맞추어 방문하기로 하였다.




운명 같은 사주, 난임생활에서 동아줄이 되다.



나름 서치를 해서 찾은 곳이지만, 역시나 큰 기대는 하고 있지 않았다.

다만 좋은 이야기나 듣고 기분전환이나 하자 하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운명 같게도 문득 이 내 메마른 난임생활에서 힐링의 한 요소로 자리 잡게 되었다.


사주를 보러 간 시간은 오후 7시였다.

다음 타임 예약이 없어서인지, 남편과 내가 2명이서 사주를 봤는데 1시간 40분 정도의 긴 시간 동안 사주를 봐주었다. 매우 정성스럽게 사주를 봐주셔서 매우 놀랐다.


나와 남편의 사주가 담긴 프린트물을 나누어주시면서 마치 강의를 하듯이, 사주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해주신 뒤, 각각의 사주를 풀이해 주시니 사주에 대해 공부해보기도 싶기도 하였고, 내용이 쏙쏙 들어오게 되었다.

그리고 사주가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현실상황을 지금 정확하게 반영을 해주어 더 믿음이 가게 되었다.


"음 사주상으로 나오네요. 지금 두 분에게 자식은 화, 불인데요. 두 분 다 화, 불이 사주에 온전히 나오지 않고 숨어 있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대운을 통해서만 발현이 되는데요.

아내분 같은 경우는 2020~2024년 동안은 대운에 내내 물, 수의 기운이 너무 무겁게 깔려있었어요. 아내분이 지금 나무이시고 원 사주자체에도 수가 많은 편이라, 대운에 수가 너무 많아서 나무가 물에 가라앉은 꼴이라 썩겠죠?

임신도 잘 안되고 몸이 차서 여러 가지로 안 풀리셨을 겁니다.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이제 불이 활짝 대운에 들어와 있습니다.

그리고 내년이 현재 최상이에요 불의 기운이

내년까지는 반드시 아이를 낳으실 겁니다. 빠르면 연년생? 기대해 봐도 좋고요"


가슴이 뜨거워졌다.

누가 우리한테 반드시 내년에 아님 올해 말에 아기가 생길 것이다.

이렇게 강하게 말해주는 사람이 있었던가?

그 사주가 맞던 맞지 않던, 그리고 사주자체가 100%로 확실하지 않든 간에, 그동안 아이가 생기지 않았던 이유가 '나의 잘못'이라기 보단 시기와 운의 탓에 있고, 앞으로 곧 들어올 것이다.


이 말이 얼마나 위안이 되었는지 모른다.


7160354afd7563437f6f190b3c8bcca1.jpg 출처: 핀터레스트




그래, 답이 나오지 않는다면

우리가 답을 만들자.



"많이 답답하셨을 것 같아요. 올해부터 대운이 바뀌는데, 바로 바뀌진 않고 하반기정도부터 이제 슬슬 보이실 거예요. 아내분은 특히. 그렇다면.. 일단 사주는 음력으로 하니까 올해 하반기는 본격적으로 8월 넘어서니까, 이제 곧 여러 가지가 바뀔 거고 대운이 바뀌면서 좋은 기운이 들어올 겁니다.


아이에 대한 부분은 걱정치 마세요. 사주상으로 대운이 들어와 금방 생깁니다. 이제"


그 외에도 철학관에서는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주니 1시간 40분이 금방 흘러가버렸다.

깜깜한 어둠이 내리 앉은 여름밤, 남편과 손을 잡고 집에 가면서 말을 이어나갔다.


"사주 어땠어? 오빠? 너무 좋지 않았어. 나 정말 보기 잘한 거 같아"

"응 맞아, 보기 잘한 거 같아. 그 말이 100% 맞던 안 맞던, 우리에게 불이 필요하고 그 불이 대운으로 들어온다니까 기분 좋네. 앞으로 잘 될 거란 거잖아"

"응응. 그리고 그동안 안되었던 일들도 다 사주적으로 풀이가 되는데, 내 잘못이 아니라 대운의 시가가 안 맞은 거구나 이렇게 생각할 수 있어 너무 마음이 편해지더라고"


내가 이런 말을 하자, 남편이 마음속 코끝 찡한 말을 남겼다.


"그래, 답이 없으면 우리가 답을 만들자 까짓 거 뭐. 병원에서 저렇게 말하면 무너지지 마. 우리가 사주로라도 답을 찾으면 되는 거야. 어둠에 매물 되지 말고 새로운 곳으로 가자, 대운이 바뀐대잖아.

다른 병원 가자 시원하게!"

"그래 좋아! 어머 시간이 너무 늦었다. 배고프지? 늦었는데 뭐 간단한 우동같은거 먹을까?"

"좋아 좋아"


맞다. 답이 없으면 우리가 답을 만들면 되는 거였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갑자기 훅 들어온 이 운명 같은 사주는, 내 난임생활에 갑자기 쑥 내려온 동아줄이 되었다.

이 동아줄을 잡고, 다시 천천히 남편과 함께 일어날 수 있을 듯하다.


답이 없으면, 내가 답을 만들자!


7b4506f0cf4e796e24440a628150e907.jpg 출처: 핀터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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