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의 7월, 이젠 희망고문을 넘어 협박과도 같았다.

7차 난자 채취 종료, pgt결과는?

by 당신의 계절

말 그대로 격변의 7월이었다.

참 올해 여름은 무더웠다. 매년 여름을 맞이하며 드는 생각이다.


이번여름 참 덥네,

이 생각과 함께 7차 난자 채취를 들어가게 되었다.

시험관 12회 차이자, 신선 7차였다.


비록 피부 발진으로 큰 고생을 하였지만, 몸 회복을 하였고, 요가를 하면서 마음을 정비하며 한 달을 쉬었다.

쉰만큼, 회복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다시 온마음을 다해 마음속으로 빌었다.




격변의 7월, 신선 7차 난자채취,

pgt결과는?



항상 7이 나오면 꽤 많은 의미를 부여하곤 한다.

행운의 럭키 세븐이니까, 좋은 결과가 있을 거야, 힘들었던 만큼 잘될 거야.

생각보다 그런데 럭키 세븐은 잘 통하지 않는가 보다.

7월이 가장 심적으로 소용돌이치고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여름 초입이었다.


난자 채취는 무사히 잘 마무리되었고, 길고 긴 기다림이 시작되었다. 10일이 지난 뒤, 남편과 함께 방문하였다.

도저히 떨려서 혼자 갈 수가 없었던 탓이다.

9개 채취되었고, 7개 수정되어 1개의 5일 배아가 나왔다.

pgt를 해보았으나, 이 역시도 통과가 되지 않았다.


"pgt를 시도해 보았으나, 통과가 되지 않았네요. 너무 안 좋은 번호들이 많아요. 폐기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일단 모수가 너무 적어요. 난저(난소기능저하)이다 보니, 5일 배아 자체가 나오지를 않으니 그중에서도 pgt통과배아도 매우 적은 거죠"


"아 네 선생님.. 계속 pgt가 통과가 되지 않아 답답하네요. 이 계속 pgt를 해야 하는 거겠죠..?"



남편과 나는 이번에는 되겠지, 이번에는 그래도 잘되겠지라는 일말의 희망이 또 무너졌다.

무겁게 나는 입을 떼자, 그때 나의 마음을 찌릿하게 하는 선생님의 말의 일격이 쏟아졌다.


a656ca486396e457e9a44a8fe83abf4e.jpg 출처: 핀터레스트





이제는 희망고문이 아닌, 협박으로 들렸다.



의사는 잠시 숨을 고른 뒤 이렇게 대답했다.


"계속 이렇게 통과배아가 나오지 않으니, 이렇게 모자이시즘 오류가 많은데 더 해야 하지 않겠어요? 마음 급하신 건 알겠는데 어쩔 수 없죠 해야죠 뭐 더.. 그리고 솔직히 그동안 예전병원에선 5일 배아도 안 나오셨었는데, 우리 병원에서는 5일 배아 나오잖아요. 그러니 계속해야죠"


나는 이 말이 참 마음 아프게 비수에 꽂혔다.

의사의 이 말은 이제 희망고문이 아닌, 우리 병원에서 안 하면 어쩔 건데 방법 있어? 이런 협박으로 들리게 되었다.


이병원을 다닌 지 벌써 1년이 넘었다.

처음 병원에 왔을 때, 다른 병원에선 워낙 배아를 잘 못 만드니, 우리 병원에서는 좋은 배아로 잘 임신시켜 드릴 수 있다고 말씀해 주셨었고, 실제로 여기서 임신도 되었었고, 작년에 유산되어 무너져 내렸을 때도 함께 안타까워해 주신 분이었다. 그래서 더 신뢰하고 믿음을 가지면서 예전과 조금씩 공기가 달라져도 참고 묵묵하게 병원을 다녔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계속 임신이 되지 않으니, 병원에서도 방법이 없다고 여겼는지 점점 그 화살을 나에게 돌리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우리 병원에서 임신된 분들도 많은데..
본인이 안되는걸 왜 자꾸 나한테 물어요?



비약일수도 있겠지만, 이런 태도가 강렬하게 진료실을 메우고 있었다.


예전과 이 의사에게서 다른 공기가 느껴졌다.

꽤 몇 달 전부터 느껴왔던 것인데 병원을 바꾸어야 하나..

여러 생각이 겹쳐 흐르기 시작했다.


워낙 유명한 메이저 병원이니, 나의 상태를 파악하여 그때그때 주사나 약제를 바꿔서 여러 가지를 시도해주어야 할 텐데, 뭔가 사람이 너무 많아지니 다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이기에 공장 찍어내듯이 똑같은 방법으로 주사와 약을 처방해 주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7ce5a9ec5ac432f5be533061fca5d8c4.jpg 출처: 핀터레스트




깜깜해졌다. 다시,



마음과 몸이 다시 깜깜해졌다.

올해 상반기에만 채취로만 시간을 보냈고 pgt로만 시간을 보냈다.

다 통과가 되지 못하여 통과배아는 한 개도 없다.

믿었던 병원에서는 뭐 어쩌겠냐, 다니려면 다니고 말라면 말아라라는 식의 싸늘한 공기만 느껴진다.


다시 나의 세상이 깜깜해졌다.

막막함과 두려움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뭐 어쩌란 말인가. 어찌해야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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