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도 추고 꿈도 꾸는 탠저린-
전기뱀장어의 작업실에는 별 모양의 조명이 있습니다. 정말 초등학생 때 크레파스로 그렸던 별처럼 노오란 빛이 달랑 걸려있어요. 그게 너무 좋은 나머지 <푸른 꿈> 티저에도 쓰고, 혹 방문할 일이 있으면 몰래몰래 사진으로 찍어둡니다. 창 밖에서 그 별을 보고 있으면 <파트타임 히어로즈>의 후렴구가 팟 하고 떠오릅니다. 인경님의 팟탐히er로- 하는 세련된 발음과 예슬님, 눙눙님의 힘찬 코러스가 오른쪽, 왼쪽에서 울려퍼져요. 처음 작업실에 들러 그 별을 봤을 때 전기뱀장어가 작업하던 곡이어서?
그래서인지 꼭 그 작업실 창 밖에서 보는, 함께 작업하는 전뱀의 모습을 담고 싶었어요. 노오란 빛 아래서요.
(노보정 원본 투척 주의요망)
<파트타임 히어로즈> 1시간 반복 재생 영상을 찍을 때는 한여름에 하필 제일 더운 날 촬영일을 잡아서, 그것도 야외에서, 예뿌게 헤어 셋팅도 하고 온 전뱀을 땀 뻘뻘 흘리게 하고, 하필 엄청 활기차게 놀아줘야 하는 컨셉을 잡아서 어찌나 미안했던지. 슬쩍 '이건 제 아이디어가 아니고 H어쩌고님의 아이디어입니다.'라고 어필했어요. 그때 브런치가 있었다면 몇 번에 걸쳐 썰을 풀었을 거예요.
그래서 이번에는 어쩐지 따뜻한 겨울날, '나는 밖이지만 여러분은 실내!'를 어필하며 카메라를 셋팅했습니다. 조명을 조금 조정하고 나니 욕심부렸던 대로 차갑게 하얀 벽과 대조를 이루면서 귤을 까먹고 싶은 색감(?)이 나오는 듯했습니다.
지나가는 차 몇 대를 보내고 자리 잡은 카메라 뷰파인더 속으로 불 꺼진 작업실에 예슬님, 눙눙님, 인경님이 차례로 등장합니다.
별다른 콘티가 없었는데도 늘 전기밴장어는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주십니다. 특히 눙눙님의 악보 치우기는 신의 한 수. 예슬님의 기타가 가려져서 좀 아쉬운 참이었거든요.
네, 저도 알아요. 별 모양의 조명은 날아가고 뭉뚱그려져 그저 하나의 어른거리는 빛이 됐단 걸.
그렇지만 덕분에 따스해진 전뱀의 모습이 더 잘 보이니 만족스럽지 않나요?
여러분, 겨울이 끝나기 전에 얼른 귤을 잔뜩 사들고 이불 안에 숨어서 마구마구 까먹어요.
BGM은, ㅌㅈㄹ
rgrg?
by l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