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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어썸머 Mar 24. 2021

유어썸머는 처음이라




무릇 처음이란 단어는 사람을 설레게도, 동시에 두렵게도 만듭니다. 사실 저는 저도 모르는 새 어느새 도전을 즐기는 사람이 되어 있지만서도, 여전히 처음을 앞둔 전날이면 늘 “내일 지구가 터져버렸으면 좋겠다.”란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아무리 몸부림쳐도 월요일은 돌아오는 것처럼 저는 유썸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으악!



<우리는 당신의 지금을 가장 뜨거운 인생의 여름날로 만들어 드리고자 합니다.>

작년 여름이었던가요. 우연히 들어간 유어썸머 홈페이지 속 이 한 문장의 여운이 제 마음 속에 오래도록 남더랍니다. 여름을 좋아하지 않는 저였는데도 말이죠. 잊고 있었던 여름에 관한 좋은 기억들이 절로 떠오르고, 유어썸머라면 나의 지금을 가장 뜨거운 인생의 여름날로 만들어줄 수 있을 것만 같았어요. 유독 저 문장에서 회사의 확신이 느껴졌습니다. (저만 그런가요?) 당시엔 입사를 생각하며 찾아본 게 아니었기 때문에 이들의 열정에 반했고, 이 레이블에 관심이 갔고, 이 회사의 아티스트들이 좋아졌습니다. 


그게 제게 남은 유어썸머의 첫인상이었습니다. 인생은 한 치 앞도 알 수 없다더니… 그 후로 반년 조금 넘는 시간이 흘러 저는 당신의 여름 속 한 풍경으로 자리하게 되었네요. 사실 이곳은 저의 첫 회사입니다. 출근한지 한 달이 다가오는 지금도 여전히 매일 벽을 깨나가는 중이지만, 첫출근 전에는 다가오는 회사생활이 낯설고 두렵기만 했습니다. 첫출근 바로 전날에는 잠도 설쳤더랬죠. 


nina님께서 저희가 출근 전, “새로 함께할 분들은 아직 한 번 밖에 못 만나봐서 여전히 저에게는 좀비물의 히어로였으면 하는 마음”이라 하셨다면, 저에게 유썸은 “어느 날 갑자기 좀비바이러스가 퍼진 세상” 같은 존재로 느껴졌었습니다. 나는 인간에 불과한데 저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땐 그랬었죠. (두둥)


(이런 느낌?)


하지만 유어썸머는 제 예상을 180도 뒤집어버렸습니다. 첫출근을 하고 일기장에 쓴 표현을 빌려오자면, nina님은 카페모카, lue님은 콜드브루, kookin님은 카라멜마끼야또, waterlily님은 핫초코 같았습니다. 유어썸머는 카페 같은 분위기였구요. 때론 조용히 각자의 업무를 하다가도 회의를 할 때면 점심시간의 카페 못지 않게 복작복작해집니다. 아직은 서투르고 부족한 제가 어떤 의견을 내든 귀 기울여 들어주시고, 새로운 시선에 새로운 의견에 새로운 도전에 활짝 열려 있는 곳이랄까요?



나름 “유어썸머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 함께 폭풍 성장하겠다!” 라는 포부를 안고 매일 출근길에 오르고 있으면서도, 혹여나 실수를 하진 않을까 내가 유썸에 오점을 남기진 않을까 하는 불안과 걱정에 조마조마할 때가 굉장히 많습니다. 


그럴 때면 프로페셔널한 유썸 식구들이 내비게이션 마냥 앞장서 제게 길을 가르쳐주셔요.  “걱정 말고 나만 따라와!” 하듯이 말이죠.  그러면 저도 모르게 속으론 두 손을 모으고 동경의 눈빛을 발사하게 됩니다.


(넘 멋져...)



회사에 입사해 처음으로 함께한 프로젝트가 무려 <슬릭쇼>였는데요. 비록 일주일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유썸이 그동안 어떻게 아티스트들과 소통하며 일해왔는지를 얕게나마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스킬 역시 중요한 부분이지만,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우고 또 배웠습니다.



처음 뵌 슬릭님은 저희에게 “아이구 선생님 안녕하세요” 하며 먼저 인사도 해주시고, 공연장으로 이동 전 조심스레 오렌지맛 사탕을 주셨고 (너무 맛있었는데 무슨 사탕이었을까요? 다음에 뵈면 꼭 여쭤보려구요…) 공연 당일 가장 어깨가 무겁고 힘드실텐데도 배려와 존중이 몸에 밴 분이셨습니다.



공연 당시에는 무대 뒤에서 모니터와 들려오는 소리를 통해 슬릭님과 팬분들의 교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새삼스럽게 아티스트에게 있어 공연이 얼마나 중요한 장인지도 깨닫고, 보다 더 많은 공연들이 올려졌으면 좋겠다 하는 서글프고도 간절한 생각을 품었네요.



정신 없었던 준비기간을 거쳐 유어썸머와 슬릭님, 그리고 모든 스탭분들의 노고가 녹아든 공연이 성황리에 막을 내리고 다시 사무실로 돌아왔을 때 얼마나 가슴이 벅찼는지 모릅니다. (저는 숟가락만 얹었지만요.)

정말 한 여름밤의 꿈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하하 말이 정말 길어졌네요. 저희 회사 식구들 그 누구도 제가 이 정도의 분량을 쓰리라곤 생각 못 하셨겠죠? 사실 속으로 하고 싶은 자랑이 너무 많은데 보시는 분들이 지루하실 수도 있으니 이만 말을 줄여야겠습니다.


어떤 것에도 큰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던 제가, 유어썸머에 입사한 후로 매일매일 설레고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단 게 여전히 꿈 같습니다. 유어썸머도 앞으로 더 큰 꿈을 꿀 수 있게 저 역시 제 자리에서 앞으로 최선을 다해 도전하고 또 도전해보려구요.


(호기롭게 플래너도 샀답니다! 슬릭쇼 후 VJ리루님이 주신 스티커도 패기넘치게 붙여보았구요.)


앞으로 유어썸머가 선보일 새로운 행보들을 애정 담긴 시선으로 응원해주세요!


by.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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