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기록

게으름과 자기 계발, 그 어느 사이

by 아윤



2025년 10월, 유난히 긴 추석 연휴를 보냈다. 샌드위치 근무일인 10월 10일이 전사 휴일로 지정되어, 무려 열흘 동안 쉴 수 있었음에 감사했다. 연휴를 어떻게 보낼까 고민했지만, 연휴 전에 이미 베트남 여행을 다녀오고, 지방에 있는 친척댁에도 방문했기 때문에 특별한 일정은 없었다. 본가도 수도권이라 택시로 30분 거리였기에, 잠깐 시간 내어 밥 먹으러 가는 정도는 ‘일정’으로 여기지 않았다.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되짚어보니, 7일은 도서관에서, 나머지 3일은 친구 모임, 영어 학원 수업, 그리고 가족과의 식사로 보냈다. 길다고 생각했지만, 인생을 바꿀 만큼의 시간은 아니었다. 압도적 성장을 이루겠다는 계획과 달리, 평소보다 많이 자고 늦게 일어나 빵과 커피를 먹는 게으른 생활을 했다. 독서를 한다는 구실로 책 몇 권을 뒤적였고, 집에 있는 안 쓰는 물건들을 버리기도 했다.


도서관에서는 세 가지 일을 했다. 첫 번째는, 앞으로 업무에서 활용할 구글 루커스튜디오 실습.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도구로, 책을 주문해 처음부터 끝까지 독학으로 연습했다. 두 번째는, 2026년 1월 예정인 자격증 시험 문제집을 미리 풀어본 것, 세 번째는 브런치에 글 두 편을 게시한 것이다. 이렇게 세 가지를 이번 연휴의 성취로 꼽을 수 있다.


특별한 일정이 없었던 것은 사실 자기 계발에 집중할 시간을 만들고자 일부러 이벤트를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온전히 집중하는 시간이 직장인에게 얼마나 귀한지, 이직한 지 3주가 채 되지 않아 앞으로 이런 여유가 없을 테니 말이다.


면접을 준비할 때는, 같이 지원한 후보자가 몇 명인지, 내가 최종 합격할 가능성이 몇 퍼센트인지 알 수 없었다. 발표까지 걸리는 기간도 알 수 없었기에, 합격과 불합격 사이에서 무작정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경쟁자가 없다. 최종 합격하여 입사했으니, 타인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성실하고 바른 모습만 보여주면 된다. 업무에 대한 압박감으로 도망가고 싶은 순간이 오더라도, ‘만약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이 일을 해냈다면, 나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버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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