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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영 Jan 28. 2021

그래도 좋은 일은 온다

글의궤도 3호

관객의취향에서는 매일매일 글쓰는 모임 '글의궤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글의궤도 멤버들의 매일 쓴 글 중 한편을 골라 일주일에 한번씩 소개합니다. 아래의 글은 매일 쓴 글의 일부입니다.


지난주부터 우울감과 자괴감이 들어 마음이 힘들었는데 오늘은 또 기쁜 일이 생겨 행복하다. 3개월 전 입사한 병원에서 정규직 전환이 되어서 앞으로 계속 일할 수 있게 됐다. 나는 자주 일희일비하고 우울하거나 슬플 때도 많지만, 좋은 일도 잊을 만 하면 찾아오는 것 같다.



오늘 면담에서 격려도 받고, 잘 하고 있다는 말도 듣고. 그동안 완벽하진 않았어도 애써온 것들을 알아주는 것 같아 마음이 따뜻해졌다. 동시에 떠밀리듯 회사를 나오고 집에 누워만 있던 시간들도 떠오른다. 매일 고성이 오가고 인신공격과 기타 상상하기 어려운 많은 일들이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던 회사를 그만두고서, 나는 패배자가 되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내가 약한 사람이라 혼자 도망치는 거라며 자책을 했고 불안감에 매일 밤 잠에 들지 못하고 아침에야 겨우 잠들었던 날들이다. 지금 돌아봐도 퇴사는 옳은 선택이었고 지금은 그 결정이 나를 지키는 방법이였다는 걸 안다. 



대학에서는 음악을 전공했지만 졸업 후에는 오래 방황했고 첫 회사는 패션회사를 다녔다. 그리고 지금은 정신과에서 직원으로 일한다. 내 인생이 앞으로 또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요즘은 내가 가진 좋은 것들이 나를 좋은 곳으로 데려갈 거라는 믿음이 조금 생긴 것 같다. 그래서 막연한 불안감도 줄어들고 마음이 느긋해진다. 하고싶은 것들도 자신 없다고 안하지 말고 무엇이든 해보고 싶고. 잘 못하는 것에 너무 신경쓰지 않으려고 한다. 



다음에 힘든 일이 생기면 오늘 쓴 이 글을 떠올리고 싶다. 세상에는 어려운 일들이 많지만, 그럼에도 좋은 일은 올테니 힘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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