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궤도 3기
관객의취향에서는 매일매일 글쓰는 모임 '글의궤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글의궤도 멤버들의 매일 쓴 글 중 한편을 골라 일주일에 한번씩 소개합니다. 아래의 글은 매일 쓴 글의 일부입니다.
1. 다 자란 사람. 또는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
2. 나이나 지위나 항렬이 높은 윗사람.
3. 결혼을 한 사람.
‘어른거리다’의 어근.
‘얼른’의 옛말.
[출처 네이버 어학사전]
어린이와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어른이라는게 새삼스레 느껴진다. 나는 어른인가? 나에게 물어보지만 자신없는 대답만이 들릴뿐이다.
어른이라하면 먼나라의 이야기 같았다.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상상하는 것처럼. 그런 내가 어른이 되었다. 어른이라고 표현하는 사람이 되었다. 나는 어른이다.
오늘 처음 글을 마주하고 제목을 어른으로 정하며 어른이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았다. 깜짝 놀랐다. 그 누군가 내게 어른임을 묻는 질문을 한다면 내 목소리가 더욱 작아질 것이다.
질문 : 나는 다 자랐는가?
답 : 나는 아직 자라고 있는 중이다. 작년에는 재작년보다 키도 2cm나 더 컸다. 생식적 성장도 정신적 성장도 나는 진행형이다.
어차피 나는 다 자라지 않았기에 나를 제쳐두고도 궁금하다. 자라나던 내 키처럼, 내 마음처럼 지금의 내 질문도 쑥쑥 자라나고 있다.
질문에 대한 질문 : 다 자란다는건 도대체 언제인가?
다 자란 사람은 있는가? 다의 범주는 어디에서 온 것인가?
어디에서부터 어디까지일까?
질문 : 나는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인가?
답 : 직업적인 일에서 책임을 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사방에 전화를 하고 내 행동을 곱씹고 부족한 부분은 도움을 청하거나 직접 찾아가며 문제 해결에 심혈을 기울인다. 일상적인 일에서는 도전하고 해내고 해나가고 있지만 가끔씩은 책임을 미루고 회피하거나 이건 못하겠다며 책임 지지 않는 발언을 할 때가 있다.
질문에 대한 질문 : 모든 일에 책임을 지고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가?
질문 : 나이, 지위, 항렬이 높은 윗사람인가?
답 : 누군가에게는 그렇다.
질문 : 결혼을 한 사람인가?
답 : 아니다. 결혼은 먼나라 이웃나라 이야기이다.
질문에 답을 해나가다보니 나를 무엇으로 표현해야 할지에 대한 책임감이 막중하게 다가온다. 일단 어른은 아닌것 같은데에?
내가 싫어하는 행동들을 하지않는 내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어른에 대해 생각해 보았는데 어른은 아직 가려면 거리가 많이 떨어진 역이었다.
방금 그 생각을 하면서 나의 어린이를 생각해보았다. 그들에게 나는 보고 따르는 사람이다. 그들은 자기가 따라야하는 나를 어른이라고 생각하겠지. 아직 어른이랑 거리가 먼 나라고 할지라도 내 행동에 책임을 지고 세상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지. 그런 내가 되어야지. 다시 한번 결심해본다.
[관객의취향_취향의모임_글의궤도_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