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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글의궤도

엽서

글의궤도 1호

by 유영

관객의취향에서는 매일매일 글쓰는 모임 '글의궤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글의궤도 멤버들의 매일 쓴 글 중 한편을 골라 일주일에 한번씩 소개합니다. 아래의 글은 매일 쓴 글의 일부입니다.


오늘 간 서점에서 책보다 눈에 띈 것은 색색깔의 엽서였다.

도라에몽, 삐삐, 심슨, 스누피.. 귀여운 캐릭터들도 같이 그려져 있었다.

문득 사볼까란 마음도 잠시, 엽서를 보낼 사람들이 생각나지 않는다.


이미 집에는 몇가지 엽서들이 있다. 방콕에서 산 엽서, 파리에서 산 엽서, 영화 굿즈로 받은 엽서.


결과적으로 이 엽서들은 자기의 소임을 하지 못한 채 자리만 차지하다가 이사할 때 버려질 것이다.


전화, 카톡과 같은 문명 속에서 편지도 아닌 엽서라니, 내 글이 빤-히 보이는 엽서라니..

누가 이 낭만들을 이해한단 말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낭만을 나누고 싶다.

누군가에게 엽서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누군가의 엽서를 기다리고 싶다.


너무 진지해서 카카오톡으로는 하지 못할 이야기.

너무 하찮아서 전화로는 하지 못할 이야기.

따지고보면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이야기를

엽서에 담아서 보내고 싶다.


그런 누군가를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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