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몰다 모닝 타기

되돌아갈 줄 아는 사람이 오래 행복하다

by 유심희

기다리던 음식, 첫 입은 감동이다.
두 입, 세 입부터는 감동 대신 습관.

세상 일도 그렇다. 처음엔 좋지만 곧 시든다.

더 큰 걸 찾다 보면 끝은 없다.


만족은 커질수록 되돌리기 어렵다.

여행도 마찬가지다.
첫날 허름한 숙소면 “뭐, 괜찮네” 한다.
하지만 첫날부터 호텔 스위트룸이면?
그다음 숙소는 실망뿐.
순서 하나가 만족을 갈라놓는다.

큰 만족을 맛본 뒤, 더 큰 게 없으면 남는 건 아쉬움이다.


그래도 돌아가는 연습이 필요하다.

은퇴자가 우울한 건 잘나가던 시절을 잊지 못해서다.
최고점이 높을수록, 지금은 더 초라하다.
그래서 비행기처럼 내려와야 한다.
천천히, 부드럽게, 연착륙.

벤츠만 찾다 모닝을 못 타면 인생은 피곤하다.

만족은 소비와도 닮았다.

식당 메뉴가 한 번 오르면 좀처럼 내리지 않듯,
우리의 소비도 늘리긴 쉬워도 줄이긴 어렵다.

지금 당장 영끌해 살 수 있는 걸 좇기보다,

앞으로도 유지할 수 있는 소비를 생각해야 한다.
만족도 소비처럼, 서서히, 천천히 늘려야 오래간다.


결국 중요한 건 각자의 만족이다.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나를 즐겁게 하는 삶.
순간마다 충실히 만족을 느끼는 삶.

만족의 여정은 남이 아닌, 나 스스로 정하는 길이다.
벤츠든 모닝이든, 결국 운전석에서 내가 웃고 있으면 그게 최고의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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