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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스 KYS Dec 06. 2020

유써니*스토리_제1화_몸이 우선이다

브랜드 론칭 수기_디자인 철학

이 글은 유써니*프로젝트의 첫 번째 제품 론칭 수기입니다. 브랜드를 만들고 제품을 준비하면서 겪은 일들과 생각들을 정리한 것으로, 자기만의 브랜드와 제품을 만들고자 하는 분들에게 약간의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쓴 글입니다.


유써니*스토리에서는 1호 제품 유써니*커버 블랭킷을 많은 사람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부록으로 디자인 도면과 만드는 방법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등장인물 

 

프로젝트 멤버

유선 : 영화의상 감독, 디자이너, 취미-공상 같은 구상, 구상 같은 공상하기, 글쓰기

지연 : 영화의상 감독, 의상 디자이너, 5살 아들 맘, 취미-독서, 음악 감상, 영화 감상

민재 : 패션디자인 전공 3학년, 영화의상 디자이너 막내, 취미-영화 감상

다원 : 경제학 전공 3학년, 취미-밤샘 베이킹

채원 : 산업디자인 전공 2학년, 취미-밤샘 베이킹, 금속 공예

 

그 밖에 몇 명



01_디자인 철학

 

오랜 시간 영화의상디자이너로 일해 오면서 작품 속 캐릭터가 아닌 대중을 타깃으로 한 옷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수많은 아이템을 구상하고 디자인했지만 어딘지 항상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이미 세상에 나와 있는 디자인과 비슷하기는 싫었고 나만의 색깔이 있는 디자인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소수의 마니아층이 아닌 직업, 체형, 나이, 성별 불문 남녀노소 모두가 대상인 옷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또한 싫증나서 장 속에 처박아 두지 않는 옷, 누구나 즐겨 입을 수 있는 옷, 꼭 필요한 옷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나 스스로에게 이런 미션을 던지고 여러 시행착오를 겪은 후 하나의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첫 번째 아이템이 탄생했습니다.     

 

몸이 우선이다.’


옷보다 몸이 우선이다. 옷이 몸을 힘들게 해서는 안 된다. 

배를 조이는 코르셋, 다리를 압박하는 스키니, 발 모양이 망가지는 신발, 어깨를 짓누르는 무거운 옷,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건강을 헤치는 옷, 몸 둘 바를 모르게 하는 옷, 행동을 불편하게 하는 옷.... 

이렇게 몸을 힘들게 하는 모든 요소를 제거하고 평소 생활 철학인 ‘친환경’과 ‘미니멀리즘’을 결합하여 첫 번째 디자인이 탄생했습니다. 


유써니프로젝트 첫 번째 아이템 유써니멀티 블랭킷 로브


이 제품은 유기농 면, 탁텔, 후리스 등 착용감과 실용성, 보온기능이 뛰어난 소재로 만든 다용도 로브로, 실내외 겸용으로 입을 수 있는 아이템이었습니다. 이것은 스스로에게 던진 미션을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수행한 결과물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상치 못했던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샘플실 문을 두드리자 사장님께서 반갑게 맞이해 주셨습니다.


“어서 와요”

사장님은 해맑게 웃으며 완성된 샘플 옷을 건네 주셨습니다.

“와우!”

옷을 입어보며, 

“어때요?”

“이뻐요.”

거울 앞에서 이리저리 둘러보았습니다.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장님. 어때요? 잘 팔릴 것 같아요?”

사장님은 예의 해맑게 웃으시며,

“네~. 그런데 이거 만드는데 너무 힘들었어요.”

“네? 왜요? 뭐가요?”

사장님께서 허공에다 두 팔을 허우적거리며,

“아우~ 여기 좀 봐봐”

"??"

뭔가 하얀 것들이 공중을 떠다니고 있었습니다. 마치 함박눈이 내리는 것 같았습니다. 

“어머. 이게 뭐에요?

“말도 마요. 원단에서 얼마나 떨어지는지 몰라. 옷이며 천이며 온동네 다 달라붙고 난리였다니까? 아주 그냥 여기저기 간지럽고... 엄청 애먹었어요”

“어머나!”

어느새 제 옷에도 온통 하얀 눈송이가 덮여 있었습니다.


--


이 원단은 온 국민이 하나씩은 다 갖고 있는 유니클로의 히트 상품인 후리스 원단이었습니다. 가볍고 보온성이 뛰어나서 겨울이면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아이템이었습니다. 그러나 입을 때는 몰랐던 문제를 만들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중요한 깨달음이었습니다. 


--


어릴 때는 예쁜 옷, 독특한 옷, 브랜드 옷을 좋아했고 이런 것들이 옷을 선택하는 기준이 되었습니다. 조금 불편해도 몸매가 예뻐 보이는 핏을 찾았고, 별 생각 없이 예쁜 색만을 찾았습니다. 

옷을 입어보고, 만들고, 입혀보면서, 그리고 사람들이 입는 옷을 보면서 옷에 대한 생각이 점차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옷은 무조건몸에 좋아야 한다!’ 


결국 자신 있게 준비했던 첫 번째 아이템은 접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만드는 사람입는 사람 모두가 건강해야 한다.’


조금 덜 예쁘더라도, 조금 부족하더라도 우리의 몸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옳다. 

이것이 유써니* 디자인 철학입니다. 


’봄 햇살처럼 맑게 빛나는 당신’이라는 의미를 가진 유써니*프로젝트는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시작 되었습니다.



제 2화 예고


02_디자이너 노트

평소 생각하고 있던 디자인에 대한 생각을 정리한 글입니다. 



유써니프로젝트 지속가능한 패션으로, 사람과 자연에 이로우며 유행이나 일회성으로 소모되는 것이 아닌 오랫동안 곁에 두고 싶은 것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시작됐습니다. 프로젝트의 첫 번째 제품인 ‘유써니 커버 & 블랭킷’은 디자이너로서 철학과 사명감이 응축된 것입니다. 

yousunny* 누구에게나 꼭 필요한 생활의 ‘완소’ 아이템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제품을 만들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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