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의청년학교 5기 안재성
좋은 청소년지도사란 무엇일까? 어떤 면을 평가해야 하며 또 누구에게 평가받아야 할까? ‘청소년을 얼마나 사랑하는가.’, ‘청소년을 어떤 가치관으로 바라보는가.’, ‘청소년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가.’, ‘청소년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 ‘청소년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가족, 학교, 지역사회 등이 청소년들에게 최적의 환경이 될 수 있도록 조성하고 있는가.’ 등, 내가 생각했을 때, 이처럼 청소년지도사에게는 다양한 면에서 그에 맞는 다양한 전문성이 요구되는 것 같다. 그리고 객관적, 주관적 해석을 통해 좋은 청소년지도사라고 평가내리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나만의 척도를 정하여 스스로를 돌아보고 평가하며 이를 나눠보고자 한다.
먼저, ‘청소년을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또 ‘청소년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청소년을 어떤 존재로 여기고 있을까?’ 스스로를 생각해봤다. ‘나는 어린 시절 많은 힘듦을 겪은 나 같은 청소년을 돕고 소위 말하는 불량한 삶을 살았던 나 같은 청소년을 만들지 말자.’ 라는 생각으로 청소년지도사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 때는 청소년지도사를 그저 청소년을 위하고 돕는 사람 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다. 단순한 이 마음은 신앙심이 깊어짐에 따라 ‘청소년을 위한 삶을 살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라는 나의 비전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 지금도 나는 하나님의 사랑으로 청소년을 사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나는 청소년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과거에는 그저 도움이 필요한 존재, 보살펴야하는 존재로 여겼다면 지금은 내 삶의 동반자, 동행자로 바라보고 있다. 실제로 청소년들을 만나고 함께 활동하면서 청소년에게 많은 것을 배우며 또 정서적인 교감을 통해 청소년에게 힘을 얻고 위로받기도 한다. 그래서 청소년을 수혜자로만 보지 않고 성인과 상호교류 및 상호보완을 하는 동행파트너이자 나와 함께 살고 있는 지역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여기고 있다. 실제로 청소년활동을 하면서 청소년이 역량을 발휘하여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더 나아가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청소년 자치단 활동 및 참여활동을 함께 하면서 이런 마음가짐이 더욱 확신으로 바뀌었다.
청소년지도사는 청소년활동을 위해 청소년분야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야하며 청소년들에게 있어서 리더십 있는 지도자가 되어야하며 든든한 조력자이자 친구 같은 지지자가 되어야하며 청소년을 보호할 수 있는 보호자가 되어야 한다. 물론 해당 분야들의 전문강사를 통해 대체할 수 있겠지만 예산이 한정적이므로 현실적으로는 전문 활동을 할 때마다 매번 강사를 부를 수 없는 실정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맡은 참여기구와 자치단을 위해 법, 참여활동, 정치, 건축, 음악, 음향, 온라인 방송 기술, 풋살, 자연환경 등 많은 부분들을 공부하고 기술들을 익혔다. 이유는 단순했다. ‘재성쌤 이거 어떻게 해요?’ 라는 아이들의 질문에 ‘쌤도 잘 모르겠는데?’라고 청소년들에게 말하고 싶지 않았고 그렇게 청소년에게 도움을 주지 못하는 지도사가 되기 싫어서였다. 조금이라도 더 배워서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컸고 그래서 평소에 관심이 없던 분야도 더 알기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활동과 밀접하게 관련된 모든 전문지식을 전문가 수준만큼 아는 것은 힘들겠지만 최소한 자신이 기획하고 운영하는 활동에 대한 어느 수준의 전문지식은 꼭 필요하며 이를 통해 더 풍성한 활동을 전개할 수 있기에 청소년 분야의 전문가를 넘어서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열정을 가지고 끊임없이 공부하였다.
머리로 하는 전문가 역할만큼이나 가슴으로 하는 역할 또한 중요하다. 활동을 하는 청소년의 동기 및 활동목적을 생각해보면 자기성장 및 자기계발과 정서적 교류 및 충족,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이 두 가지 중 하나라도 제대로 충족되지 않으면 청소년은 활동을 관두게 된다. 하지만 전자의 목적을 가지고 있는 청소년들도 기본적으로 정서적 교류를 원하고 둘 중에 우열을 가리라고 한다면 정서적 교류 및 충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청소년지도사들끼리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이 있다. ‘프로그램이 노잼이라도 함께 활동하는 청소년들끼리, 또 청소년과 청소년지도사 간의 라포형성이 잘 되어 있으면 청소년이 활동에 잘 참여한다.’, 즉 ‘청소년과 친하면 장땡이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청소년활동은 관계형성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내가 제일 약한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나는 경상도 지역에서 무뚝뚝한 가정에서 자라 살갑고 다정한 표현을 하고 눈을 맞추며 공감해주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청소년과 친해지는데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감정적 공감과 표현에 서투른 대신, 내가 해줄 수 있는 다른 것들을 찾아 마음 다해 도와주면서 표현 외에 다른 방법으로 진심을 전했다. 이에 충분히 청소년들과 끈끈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다. 그래서 ‘다정하지 않지만 따뜻한 사람’ 이라는 감동적인 말을 들을 수 있어 뿌듯했다. 앞으로도 청소년지도사에게 요구되는 머리와 가슴으로 하는 역할 모두 열정을 가지고 그 역할에 진심을 다할 것이다.
나는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은 없듯이 누구에게나 좋은 청소년지도사는 없다고 생각한다. 청소년에게 좋은 청소년지도사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고 그러다보면 청소년과 대립되는 상대가 생기는데 청소년을 위하다보면 청소년지도사로서 그 상대와 대립되는 상황이 많다. 그러면 그 상대에게 있어 나는 그렇게 좋은 사람으로 비춰지지 않을 수도 있다. 청소년의 권익증진을 위해 시청 청소년관련부서에 많은 것들을 요구하게 된다. 되고 있지 않은 일들을 지적하고 하지 않고 있던 활동을 기획하여 운영한다. 나와 청소년에게는 성취이자 뿌듯한 결과이지만 담당자와 그 부서에는 ‘하지 않아도 되는 일’, ‘일거리가 늘었다.’ 정도로 여겨질 수도 있는 것이다. 나는 청소년을 위해 어른을 불편하고 귀찮게 만드는 사람이다. 그만큼 청소년에 관한 부분들이 내가 일하고 있는 지역사회에 갖춰져 있지 않아 쟁취해야할 것이 많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2017년 이후, 2022년에 들어서고 나서야 청소년참여활동으로 청소년과 시장님이 한 자리에서 청소년정책에 대해 논의할 수 있었으며 청소년참여예산학교 등, 아직도 행사성으로만 진행되거나 지자체 평가를 위해 보여주기 식으로 진행되는 참여활동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청소년지도사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과 원만하게 지내기 위해 노력해야하는 것이 맞지만 현재 내가 있는 곳이 쟁취와 투쟁을 필요로 한다면, 나는 앞으로도 누구에게나 좋은 청소년지도사는 될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청소년지도사와 청소년에게는 좋은 청소년지도사로 기억되고 싶다.
청소년들이 나와 함께 활동하면서 ‘그 시간이 아깝지 않았었다.’라고 느꼈으면 좋겠고 청소년활동이 청소년들에게 훗날의 좋은 추억과 성장의 나이테로 남았으면 좋겠다. 나는 그런 활동을 선사할 수 있는 청소년지도사가 되고 싶다. 머리로는 냉철한 전문가, 가슴으로는 참스승이자 친구, 무조건적 지지자로서 나와 함께 한 청소년들이 나에게 붙여준 ‘다정하진 않지만 따뜻한 사람’으로 계속해서 청소년들에게 기억되고 싶다. 내가 먼저 더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도록 지금보다 더 큰 그릇이 되어서 청소년들에게 더 많은 것을 줄 수 있는 청소년지도사가 되고 싶다. 지금처럼 ‘나는 좋은 청소년지도사인가?’를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물으며 초심을 잃지 않고 언제나 청소년들을 사랑하는 청소년지도사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