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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도 황희두 Nov 08. 2018

[황희두의 G-피플] 방승호 아현산업정보학교 교장

노래하는 선생님, 하루하루가 즐겁다는 방승호 교장을 만나다.

예술인들에게 '한국예술종합학교'가 꿈을 키워주는 학교라면,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이들에겐 '아현고'가 있다.


오랜 상담을 통해 '아이들이 왜 공부를 포기하는가'에 집중하고, 게임에 빠진 아이들을 위한 e스포츠 학과까지 개설.

작가, 가수, 사회복지상담사, 학교 교장, 칼럼니스트….

매 순간 불타오르는 도전을 하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중인 방승호 교장을 만나다.


방승호 아현고 교장과 前 프로게이머 황희두


살다 보면 수많은 '최초'를 접하게 된다. 그중에서도 나는 '최초로 PC방을 꾸민 학교'가 정말 참신하게 와 닿았다. 심지어 그 학교가 보통 수능 준비로 게임을 가장 꺼려하는 고등학교였으니 말이다. 바로 아현정보산업학교, 이는 방승호 교장의 작품이다.


잠시 이야기에서 벗어나 과거 필자가 프로게이머를 준비하던 10년 전으로 돌아간다. 당시 프로게이머 지망생들 사이에서 아현고는 꽤나 유명했다. 게임을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고등학교라는 사실이 널리 알려진 덕분이다. 대부분의 게이머 지망생들은 학교 수업 시간을 꾸역꾸역 버텨내고는 야자까지 마친 후 밤늦에 귀가해 겨우 짬 내서 연 수 있었다. 이걸 도저히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은 결국 자퇴를 했다. 그런 암담한 현실을 벗어날 수 있는 출구 중 하나가 바로 아현고등학교였다. 실제로 매년 몇몇 프로게이머까지 배출해낼 정도니 어찌 이 학교를 보며 경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아무튼 다시 돌아와서.. 나는 특히 교육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고등학교에 'e스포츠학과'를 세운 방승호 교장의 생각이 너무나 궁금해졌다. 심지어 주말에는 e스포츠 영재센터를 운영하며 게임 과몰입을 해소하고, 선수들과 게임을 붙여주며 아이들의 재능을 테스트해준다했다. 이러니 당연히 나는 그의 생각이 궁금해질 수밖에 없었다.


간절히 바라면 온 우주가 나서서 도와준다고 했던가. 김정태 동양대 교수의 추천 덕분에 나는 아현 e스포츠학과에 자문을 맡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방승호 교장을 처음 만나게 되다. 그을 계기로 가끔 안부만 주고받다가 얼마 전 다시 방승호 교장을 찾아갔다. 본격적으로 e스포츠 발전에 대해 논의하고자 하는 목적이었다. 나는 대화 내내 그의 해맑은 표정에 말 그대로 녹아들었다. 만난 순간부터 헤어질 때까지 한 번도 웃음을 잃지 않는 그를 보니 문득 궁금증이 생 질문을 던졌다.


"교장 선생님께선 다른 학교와 차별화된 길을 걸어오셨기에 주위로부터 많은 조롱과 비난을 받으셨을 거 같아요. 그때 생기는 스트레스들은 어떻게 푸시는지 여쭤볼 수 있을까요?"


사실 엄청난 답변을 바란 건 아니었다. 연륜으로 나름의 간단한 해법만 들려줄 거 같았다. 하지만 나는 그에게서 전혀 예상치도 못한 대답을 었다.


"글쎄요. 스트레스라.. 저는 그런 걸 받아본 기억이 딱히 없네요?(웃음). 아마 매일 공부하면서 살아왔기에 그랬던 거 같아요. 노래하고, 글 쓰고, 영화도 찍고, 아이들과 상담도 하고…. 그러다 보면 매일이 너무나 즐거워."


아뿔싸. 실제로 그는 '국내 최초 모험놀이 상담가'로 엄청나게 유명했다. e스포츠는 그 수많은 모험놀이 중 하나에 불과했다. 실제로 교장실에는 학생들이 수없이 드나든다고 한다. 벽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곳수많은 책들과 각종 모험놀이 도구들이 보였다. 그는 이야기 도중 갑자기 해맑은 아이처럼 모험 놀이에 대한 설명을 하기도 했다. 놀이와 질문, 상담심리와 감정, 노래와 영화 등에 대해 신나서 말씀하시는 방승호 교장의 모습을 보니 신이 나서 운동장을 마구 뛰노는 학생들이 오버랩됐다.


실제로 그는 어린 아이처럼 다방면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그 모든 걸 관통하는 하나의 철학이 있었다. 바로 모든 것은 아이들과의 '상담'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과의 상담 속에서 느낀 수많은 감정들을 노래와 책, 교육으로 풀어내는 것뿐이라고 그는 말했다. 이어 '내실'과 '몰입힘'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스스로 내실을 다진 후 주위와 연계한다는 원칙을 지키는 중이며, 매일 오전 명상을 통해 무언가에 몰입하는 스킬을 르는 중이라고 했다. 정말 신나 보였다.

그는 스스로 좋아하는 걸 끊임없이 하는 사 천재라고 말했다. 내 눈엔 다름 아닌 바로 그가 천재 같았다. 과거 토목과 출신이라 글을 전혀 쓰지 못했지만 노력 끝에 수 권의 책도 내고 심지어는 매주 칼럼까지 연재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누군가는 이런 방승호 교장보며 이상적이고, 아이들을 잘못된 길로 안내한다며 손가락질을 할지도 모른다. 오로지 획일적인 교육만이 정답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에게 방승호 교장의 노래 한 편을 들려주고 싶다.


"너 하나 태어난 게 기적이 아니겠니/꿈대로 뜻대로 저질러보자꾸나/배워서 남 주나 내 손에 만드는 내 인생/

그래도 짜릿하게 화끈하게 한 세상 살아야지/아 남주나 남으면 남 줘도 괜찮지/그것도 멋있잖아 각 나오잖아…."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열심히 노래하며 아이들을 꿈과 희망의 세계로 안내하고 있다. 본인 또한 끝없이 공부 중이다. 방승호 교장이야말로 남들이 외면한 아이들을 진심으로 보듬어주는 '진정한 선생'이란 생각이 든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철드는 방법은 따로 없어요. 이 놀아주다 보면 알아서 드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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