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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두의 청터뷰(17)] 청년 '이세훈' 편

"보험은 언제 닥칠지 모를 위험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방패 역할을 해줘요"

by 청도 황희두

지난 청터뷰 모아보기 : https://brunch.co.kr/magazine/youthterview


오늘날 본인의 자산을 관리하는 청년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더군다나 Yolo족의 등장과 함께 생겨난 과소비문화는 미래의 닥쳐올 불행의 씨앗을 쉽게 꺼버렸다. 재무 컨설팅 영업을 하는 중인 주인공 '이세훈' 님에게 그가 생각하는 오늘날 청년들의 소비문화와 미래에 대하여 자세히 들어보았다.


이세훈1.jpg ⓒ 항상 배워서 남주는 삶을 살고 싶다는 청년 '이세훈' 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배워서 남 주는' 이세훈입니다. 주로 사회초년생이나 신혼부부 대상으로 월급관리, 재무컨설팅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배워서 남 주는'이라는 타이틀이 참신하네요.

"제 일뿐만 아니라 인생의 비전이자 가치관이 되는 저만의 수식어예요. 제가 알고 있는 걸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하는 것이죠. 지금은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대상으로 '배남`study'라는 금융 스터디도 진행하고 있어요. 앞으로 더 확대되길 바라고 있죠. 이리저리 흔들릴 삶 속에서 나침반이 되어줄 가치관은 하나쯤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쩌다 영업의 길을 걷게 되셨나요.

"원래 일반 회사를 다녔었는데 일하면서 보니 '월급쟁이로는 평범한 삶을 사는 것조차 힘들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게다가 금융권에도 관심이 많았었는데, 금융 상품으로 하는 영업에 매력을 느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하는 만큼 결과가 나오는 솔직한 일이 크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살면서 큰 영향을 받은 사람이나 경험이 있나요.

"대학생 때 저희 단과대 학생회장을 했는데 큰 경험이었어요. 학생회장을 하면 물론 제 것은 아니지만 돈과 사람, 권력까지 생기더라고요. 25살이라는 나이에 과분한 이 3가지를 토대로 할 수 있는 일들을 최대한 해보고 싶었습니다. 물론 학과와 학우 분들에게 필요하고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방향으로 다양한 시도를 해보았습니다. 기존에 없던 행사를 새로 기획해보기도 했는데, 그러면서 실패와 성공을 해봤던 기억이 나네요. 제 기억으로 당시 저희 과 재학생이 1,900명 정도였거든요. 많은 목소리가 있었고 또 그만큼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죠."


수많은 학생들을 이끌어간다는 게 결코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게 기억에 남으시는지.

"기획했던 행사 중에 프레젠테이션 대회가 있었어요. 전교생을 대상으로 어떤 주제를 두고 해결 방안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대회였거든요. 이게 정말 큰 행사라 단과대 학생회비로 충당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었어요. 그래서 동문회나 외부 자원을 끌어와야 하는 상황이었죠. 이 행사와 연관될 만한 기업에 연락도 해보고, 직접 찾아가 보기도 했습니다. 당시 행사 설명을 하면서 해당 기업에 어떻게 도움을 드릴지도 말씀드렸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영업이랑 비슷했던 거 같아요. 누군가를 설득해서 돈을 가져와야 하는 것이기에 결코 쉽지만은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이세훈1.png ⓒ 그는 배워서 남 주는 시간이 가장 즐겁다고 한다.


사회에서 영업, 특히 보험 쪽 영업을 한다고 하면 아무래도 가지고 있는 선입견이 많을 거 같아요.

"엄청 많은데요(웃음). 우리나라 사람들이 영업이라고 하면 부담스럽고 힘든 일이라고 생각하더라고요.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가만 보면 일상에서도 누군가를 설득해야 하는 일이 상당히 많아요. 그걸 넓게 보면 영업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마 사업을 조금이라도 경험해보신 분들은 아실 거예요. 사업의 기본이 발로 뛰는 영업에서 출발한다는 것을요. 그런데 우리는 살면서 영업에 대해 배워본 적이 없어요. 어떤 학교에서도 영업에 대해 가르쳐주지 않죠. 그러다보니 영업에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일하다 보면 보험의 필요성을 모르고 권유에 의해서 가입한 경우가 많았어요. 보험은 보통 젊을 때 가입해서 일하는 동안 돈을 내고 은퇴한 후에 혜택을 받는 장기간에 걸친 금융상품이에요. 그러다 보니 당장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해약하고 손해보는 경우까지 생겨서 이미지까지 좋지 않죠. 하지만 보험은 언제 닥칠지 모를 위험으로부터 내 꿈과 나의 가족을 지키기 위한 방패 역할을 해요. 적금이나 주식과는 달리 평생 함께 가는 삶의 동반자 같은 느낌이랄까요."


지금 하는 일에 대해선 만족하시는 편인가요. 상처도 가끔 받으실 거 같습니다.

"하는 일이 사람 대하는 일이라 상처 받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걸 각오하고 들어왔으니까요. 그래도 일단 아침에 출근할 곳과 만날 사람들이 있고, 그들이 컨설팅을 통해 저에게 고맙다는 말을 했을 때 이 일에 보람을 느끼고 행복함을 느껴요. 전부 마음먹기 나름인 거 같아요."


그동안 정말 많은 청년들을 만나셨을 텐데, 오늘날 청년들이 불행한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시는지.

"저는 '희망이 보이지 않아서'라고 생각해요. 기성세대에 비해서 잘 먹고, 잘 입는 것은 확실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이 불행한 이유는 '내가 열심히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는 희망을 온전히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기에 포기하려는 친구들도 많이 나타나고요. 이건 누구라도 명확하게 풀어줄 수 없는 숙제 같아요. 다만 저는 그것을 핑계 삼아 포기하는 것과 주체적으로 삶의 방향을 선택하는 것은 다르다고 봐요. 슬픈 얘기지만 이제 사회구조를 탓해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어요. 결국 우리 시대의 청년들은 스스로 희망을 찾아야 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결혼, 자녀양육, 주택구입을 하지 않기로 마음먹는 것도 존중받아야 할 개인의 선택이지만 그것이 정말 나의 주체적인 선택인지, 아니면 노력하기 싫은 마음에 포기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는 있다고 봐요."


이세훈2.jpg ⓒ 가끔은 잠깐 멈춰서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


본인의 장단점을 하나씩 꼽아보자면.

"굳이 하나 꼽아보자면 사람들 앞에서 말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봐요. 저는 오히려 이렇게 일대일로 말하는 게 더 힘들고 대중이 많을수록 긴장이 덜 되는 거 같아요. 단점은 목표는 항상 잘 세우는데 누구나 그렇겠지만 실행력이 매우 낮은 점이요. 그래서 목표를 굉장히 자주 세우는 편이에요."


추천할만한 책 혹은 영화가 있나요.

"책은 조정래 작가의 <한강>이라는 장편 소설이요. '한강의 기적을 누가 만들었나?'에 대한 내용이에요. 4.19부터 5.18까지 약 20여 년 정도의 대한민국 현대사를 다룬 굉장히 긴 대하소설이에요. 우리는 역사를 주로 굵직한 사건 위주로 배우잖아요. 하지만 그 안에서 일반적인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는 알지 못해요. 이 책을 통해 당시 사람들이 격동하는 사회 속에서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볼 수 있어요. 책 속에 '한강은 그 당시 사람들의 눈물로 이루어진 산물'이라는 말이 나와요. 그만큼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희생으로 이 나라가 만들어졌다는 이야기죠. 책에 굉장히 다양한 인물들이 나옵니다. 그 인물들에게 지금의 내 모습을 비춰보는 재미가 있어요. 세대를 막론하고 추천하는 책입니다."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이 있나요.

"돈과 관련해서 보면 부모님 세대와 청년 세대는 확실히 다른 거 같아요. 저도 마찬가진데 우리 세대는 참 돈 쓰기를 좋아해요. 먹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이 정말 많아요. 그런데 우리는 살면서 금융을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어요. 돈을 많이 벌고는 싶지만 막상 돈을 어떻게 모아야 하는지는 모르는 거죠. 지금은 YOLO라고 포장되어있지만 마음껏 돈을 쓰다보면 '이러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까?'라는 불안감이 누구나 마음 한 켠에 생겨날 거예요. 미래는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그게 현재가 되었을 때 후회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지난 역사를 통해 증명된 일이에요. 우리는 부모님 세대에 비해 소비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이자는 너무 싸요. 그 말은 결국 돈 모으기가 어렵다는 거죠. 그렇기에 우리 청년들은 어렵게 번 돈을 관리하는데 훨씬 신경 써야 해요. 그리고 우리는 돈 모으는 목적도 각기 다르고 개성도 강해서 각자 돈을 관리하는 방법이 다 달라요. 그래서 조금 더 신중하게 내 돈을 계획적으로 사용하면 좋을 거 같고요. 마지막으로 오늘날 청년들은 인터넷 모바일에 굉장히 익숙한 세대잖아요? 그래서 필요한 것들을 의자에 앉아서 많이 구해요. 그런데 진짜로 나에게 맞는 것은 정보의 홍수 속에 있지 않고 현장에 있다고 생각해요. 직접 걷고 눈으로 확인을 하면서 내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지향해야 할지 판단하는 거죠. 너무 인터넷에 의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경험을 중요하게 여기는 시대잖아요."



<이세훈>

- 삼성생명 SFP

- 홍익대학교 경영대학 26대 학생회장

- 인스타그램 knowledge2give


이세훈4.jpg ⓒ (좌) '이세훈' 님 / (우) 필자


※ 청터뷰는 특정 정치, 종교, 기업 홍보를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물론 해당 분야에 종사하는 분은 나올 수 있지만, 절대 홍보 목적은 아닙니다) 평범한 대학생부터 각 분야에서 목표를 달성한 청년까지 구분 없이 '모든 청년'의 이야기에 귀 기울입니다. 그렇기에 개인 프로필을 인터뷰 하단에 배치하였다는 점 감안해주시길 바랍니다. 이를 통해 각 분야에 있는 청년들이 어떤 고민과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있는 그대로의 청년 문화를 들여다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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