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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두의 청터뷰(24)] 청년 '배기련' 편

"저는 항상 '내공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by 청도 황희두

지난 청터뷰 모아보기 : https://brunch.co.kr/magazine/youthterview


우리는 내공 있는 사람을 부러워한다. 하지만 내공 있는 사람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이번 주인공은 그 기준을 '배려, 불완정성에 대한 인정, 책임감' 이렇게 3가지로 꼽았다. 보건복지에 관심 많은 청년 '배기련'님이 주인공이다. 항상 내공 있는 사람을 꿈꾼다는 그와의 이야기를 자세히 다뤄보았다.


배기련.jpg ⓒ 의료 빅데이터를 통해 건강 형평성을 재고하고 싶다는 청년 '배기련' 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청년문화포럼 보건복지위원회 배기련 활동가입니다. 보건복지행정을 전공했고 곧 졸업을 앞두고 있어요. 지금은 의료 빅데이터를 통해서 건강 형평성을 제고하고 싶단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의료 빅데이터'가 어떤 뜻인지 궁금합니다.

"쉽게 말해 데이터가 무수히 많은 거예요. 생활습관, 유전적인 정보, 질병 자체의 데이터가 있어요. 그 데이터를 다 분석할 수 있는 시기가 오는 거예요. 평소에 감기 걸리면 병원 가잖아요. 증상을 이야기하면 그건 10%에 불과하대요. 30%가 유전적인 거고, 60%는 생활습관에 있다고 하거든요. 이걸 의료 빅데이터라고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30%의 유전자 정보를 분석하는데 굉장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이를 '정밀의학'이라고도 해요. 이런 정밀의학이 발전하면 지문인식으로도 사람을 다 파악할 수 있대요. 어떤 음식은 안 맞고, 어떤 걸 먹어야 하고 이런 거요."


정말 신기합니다. 잘은 모르지만 이미 그런 시대가 온 거 같기도 하네요.

"심지어 지금은 홍채도 분석할 수 있어요. 유전체도 더 자세히 분석이 가능한데 규제가 심하죠. 규제가 덜한 미국은 유전체를 분석하는데 약 100만 원이면 분석해준다고 합니다. 안젤리나 졸리는 유전자 분석 결과 유방암 발생률이 87% 정도 된다고 해서 유방 절제술을 받았다고 해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아무래도 보수적인 국가다 보니 규제가 심합니다."


업계에선 규제로 논란일 거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지금은 규제가 심하지만 언젠가는 풀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을 해요. 모든 정책은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을 때 일어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보수적인 국가잖아요. 미국은 개인주의 성향이다 보니 규제가 상당히 완화되었는데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서 상용화되어 안정성이 확보된 후에 풀려날 거라 생각해요. 연구개발 분야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려면 정책적으로 효과적인 규제를 통해 윤리성을 지켜야 하는 건데, 우리나라는 정책적으로 제한된 게 많아 타국가에 비해 앞서 나가는 게 어려운 거 같아서 약간 아쉬워요."


배기련2.jpg ⓒ 그는 '내공 있는 사람'을 꿈꾼다고 한다.


살면서 크게 영향을 받은 사람이 있다면.

"부모님이요. 저에게 자신감을 많이 가지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이 사람은 이럴 수 있다, 내 마음만 생각하지 말자는 것', 이심전심도 전부 부모님 영향을 받았습니다. '하고 싶으면 한 번 해봐, 대신 책임은 너가 지는 거야'라는 말씀도 많이 해주셨는데, 그러다 보니 자율성과 책임감도 길러졌습니다. 이외로는 '유시민' 작가님과 방송인 '유재석'님이요. 그분들을 보며 '내공 있는 사람'이 되고자 마음먹었어요. 저는 내공 있는 사람의 조건에 '배려, 불완정성에 대한 인정, 책임감' 이렇게 3가지가 있다고 봐요. 유시민 작가님은 자신에 대해서 반성을 많이 하시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유재석 님은 실제로 본 적이 있는데 아우라가 느껴졌어요. 그래서 '아 정말 다르구나' 하는 걸 느꼈습니다. 항상 이 분들처럼 되려고 노력 중이에요. "


지금 일상에 대해선 만족하시는 편인가요.

"네.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흔들리는 순간에도 그런 걸 보완해주는 게 참 좋은 거 같아요. 환경이 불우하지 않다 보니 부족함 없이 자란 거 같기도 하고요. 그 점에 대해서 만족하고 있어요. 사실 저보다 환경적으로 훨씬 좋은 사람들하고 비교를 해보면 제가 부족한 것도 많겠죠. 하지만 지금 제가 누리고 있는 걸 생각해보면 행복한 거 같아요."


오늘날 청년들이 불행해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사실 저는 특별히 불행하다고 생각은 안 해요. 과거를 보면 IMF, 군부독재 시절, 일제강점기까지 가잖아요. 어느 세대나 고충은 있었지만, 이걸 해결해가면서 삶이 윤택해진 게 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저희 청년들만 특별히 불행하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그래도 굳이 오늘날 힘든 점을 생각해보면 '세대&성 갈등, N포 세대' 등 많은데요, 저는 '일자리 문제'도 크다고 봐요. 이건 인구구조에서 발생한다고 생각해요. 일자리가 생겨나던 과거엔 누구나 일을 배우며 자리도 잡았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일자리가 없어지는 타이밍인데 인구는 늘어났어요. 저희 세대가 이 사이에 낀 거죠. 시간이 지나면 인구는 줄어들게 됩니다. 인구가 줄어들면 그 인구층에게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을 거예요."


이러한 심각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보시는지.

"그냥 보이는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건 해결책이 아니라고 봅니다. 단순한 일들은 로봇이 더 잘할 테니까요. 저는 '교육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고 봐요. 정보를 외우는 것보단 활용하는 방식, 사람 고유의 영역을 활용하는 교육 등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정치 문제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사실 저는 2~30대 정치인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젊은 국회의원들이 시대 흐름을 맞춰서 급진적이면서도 발전적인 정책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거든요. 꼭 나이 드신 분만이 국민대표는 아니잖아요. 저를 대표하는 사람은 지금 정치인들보다 훨씬 더 개방적일 거라고 봐요. 조금 더 젊은 정치인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배기련3.jpg ⓒ 항상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있어 무척 행복하다고 한다.


본인의 장단점 하나씩 꼽아보자면.

"수용성인 거 같아요. 뭔가를 했을 때 받아들이려고 하는 자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사람은 항상 배워야 한다는 게 제 가치관중 하나이기도 해서요. 단점이라 하면 끈기가 조금 부족한 거 같아요. 하다가 조금만 더 해보면 될 거 같은데 그걸 알면서도 안 하게 되더라고요."


추천할만한 책 혹은 영화가 있나요.

"첫 번째로 법륜스님의 <행복>이라는 책이 있어요. '감정은 본래 일어났다 사라지는 것이다'라는 문구가 참 인상 깊었고 저에게 많이 와 닿았어요. 상황은 변하지 않는데 나만 힘들다고 느껴질 때, 감정을 정리해 줄 수 있는 좋은 이야기들이 담겨있어서 힘들 때마다 읽습니다. 두 번째로는 유시민 작가님의 <어떻게 살 것인가>를 추천해요.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많이 담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신에 대해 정말 많이 생각했다는 게 느껴지는 책이었습니다. 저도 언젠가는 그런 책을 써보고 싶어요. 제가 에세이는 읽다가 중간에 다 못 읽는 경우가 많아요. 읽다 보면 작가가 '나는 대단하고, 너도 이걸 한 번 해봐! 무조건 잘 돼!'라고 말하는 거 같거든요. 하지만 이 책은 달랐어요. 마치 '와 닿는 것만 가져가라 나는 이렇게 살았다'라고 차분하게 말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혹시 읽게 될 분들은 두 권의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가치관을 잡아갔으면 좋겠어요. 책이 좋으니까 다 받아들이자는 말은 안 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이 있다면.

"첫째로 다들 '초심'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비리를 저지르는 사람들도 처음부터 그러진 않았을 거 같아요. 계속해서 현실과 타협하다 보니 그렇게 된 거니까요. 둘째로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해보았으면 좋겠어요. 제가 고등학생이나 대학생 멘토링을 하면서 이런 말을 가장 많이 들었어요. '하고 싶은 게 없는 거 같다'고요. 사실 저도 보건을 하고 싶어서 온 게 아니고, 원래는 누굴 가르치는 걸 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아쉬웠던 게 '더 많은 직업을 알고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남아있어요. 그러니 '최대한 다양한 생각을 하며 많은 경험을 해봤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본인에게 뭐가 맞는지 자신에 대한 생각도 많이 해보면서요. 결국 모든 건 나를 아는데에서 시작되니까요. 셋째로 저는 '나쁜 사람은 없다'라고 생각해요. 각자 본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에 따라 움직인다고 보거든요. 나랑 안 맞는다고 하면 저 사람은 나쁜 게 아니겠죠. '나랑 안 맞는 거지' 이렇게 생각해보면 인간관계도 편해지더라고요. 마지막으로 '누구든 나쁜 행동을 하면 어떤 식으로든 다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싶네요."



<배기련>

- 청년문화포럼 보건복지위원회 활동가

- 차의과학대학교 보건복지행정학과

- 인스타그램 @bbaevvv


배기련.jpg (좌) '배기련'님 / (우) 필자


※ 청터뷰는 특정 정치, 종교, 기업 홍보를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물론 해당 분야에 종사하는 분은 나올 수 있지만, 절대 홍보 목적은 아닙니다) 평범한 대학생부터 각 분야에서 목표를 달성한 청년까지 구분 없이 '모든 청년'의 이야기에 귀 기울입니다. 그렇기에 개인 프로필을 인터뷰 하단에 배치하였다는 점 감안해주시길 바랍니다. 이를 통해 각 분야에 있는 청년들이 어떤 고민과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있는 그대로의 청년 문화를 들여다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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