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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도 황희두 Feb 22. 2019

[황희두의 청터뷰(34)] 청년 '이수영' 편

"저보고 '좋은 친구다'라고 말해주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겠어요"

지난 청터뷰 모아보기 : https://brunch.co.kr/magazine/youthterview


살다보면 가끔 타인의 기분은 신경도 쓰지 않은 채 함부로 말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번 주인공은 그런 사람들에게 "다른 누군가도 사랑하는 가족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왕십리 한 카페에서 청년 '이수영'님을 만나 보다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훗날 주위 사람들에게 '좋은 친구'로 기억되고 싶다는 청년 '이수영' 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일본 경제대학교 4학년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 지금은 화장품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29살 이수영이라고 합니다."


정확히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회사 내에서 주로 홈쇼핑 유통을 하고 있어요. 그쪽 관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나 고객님들이 불만사항 같은 거 남기시면 코멘트해드리고, 사장님 전달받아서 공장 측에 전달해주는 징검다리 역할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징검다리 역할을 하다 보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죠. 가장 힘들었던 일을 꼽아보자면.

"고객님들이 주로 홈쇼핑에서 구매하는 사람들인데 가끔 말도 안 되는 말씀을 하시는 경우가 있어요. 그럴 땐 제 실수가 아닌데 제가 욕먹는 느낌이 들어서 처음엔 많이 힘들고 서운했어요. 지금도 일하다 전화받으면 스트레스를 받긴 하지만, 사회인이니까 그 사람들을 최대한 이해하려고 합니다. 그게 가장 큰 고충 아닌가 생각해요. 그래서인지 요즘 저는 '콜센터 직원'분들을 정말 대단하다 생각하고 있어요."


일본에서의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나요.

"국가대항전 체육대회가 있었어요. 학교 주최는 아니고 비공식이었는데 저희 학교가 옥스퍼드랑 캠브리지 대학과 교류를 맺어서 영국 학생들이 왔어요. 한국 학생들과 영국 학생들끼리 나뉘어 농구 대회를 했고, 주말 되면 한국, 중국, 일본 이렇게 11명씩 팀을 꾸려서 축구 대항전도 했어요. 당시 우리나라 학생들끼리의 끈끈함을 느끼기도 했고, 또 다른 나라의 사람들과도 어울리면서 그들의 문화도 존중하는 법을 배웠어요. 공부하는 것도 중요했지만 이러한 경험들이 오늘날 큰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한국에 돌아와서도 일본인을 만나면 늘 제가 한국인의 대표라고 생각하면서 최대한 친절하게 알려드리려고 해요. 저는 수많은 한국인 중 한 명에 불과하지만 마음 가짐은 늘 그렇게 가진 채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 일본 유학 당시 다른 문화를 존중하는 방법을 배웠다고 한다.


피부에 관심 없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요즘 보면 남자든 여자든 자신이 영원히 안 늙고 싶고, 꾸준히 아름답고 멋지게 살고 싶어 하잖아요. 타고난 피부가 아닌 이상은 관리는 필수예요. 특히 남성들은 색조화장이 아니라 기초화장만 하더라도 충분히 멋있어 보일 수도 있어요. 클렌징 같은 경우는 자기 전에는 꼭 해줘야 하고요. 처음엔 별거 아니라 생각할지라도 노폐물 같은 게 쌓이고 쌓이다 보면 여드름이 되고 곰보처럼 파이기도 하고 점처럼 남기도 하거든요. 아무래도 모든 사회에서 깔끔한 이미지가 좋잖아요. 타고났을 때부터 워낙 피부가 좋은 사람은 그런 게 안 생길 수도 있지만 깔끔한 이미지를 남기고 싶다면 비비나 이런 거보다는 평소에 클렌징 잘해주고, 기초화장 잘해주시기만 해도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정말 기초화장만 잘해줘도 피부 노화가 느리게 진행됩니다."


살면서 큰 영향을 받은 사람이나 경험이 있다면.

"화목한 가정에서 태어난 게 가장 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에 나와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느낀 건데, 화목한 가정에서 자란 자식들은 대체로 성격이 둥글둥글하고 순한 거 같아요. 부모님께서 안 싸우시고 서로 잘 만나시는 모습만 봐도 흐뭇해지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훗날 행복한 가정 꾸리는 게 가장 큰 꿈이기도 합니다."


오늘날 많은 청년들이 힘들어하는데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자기 만족감의 차이랄까요. 어느 정도의 월급만 있으면 행복할 거 같아, 이 기준의 차이에 따라 청년들이 힘들고 안 힘들고를 가릴 수 있는 거 같아요. 물론 돈이야 많을수록 좋긴 하겠지만, 저는 조금만이라도 눈을 낮추면 행복지수가 올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대기업 다니면서 월급 300만 원에 성과급도 많이 받으면 좋을 수는 있겠지만, 그 사람들이 반드시 행복하진 않잖아요. 나름의 고충도 있을 거고요. 저는 그래서 자기 만족감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본인의 장단점 하나씩 꼽아보자면.

"사람 관계를 최대한 포용하려고 하는 게 장점이자 단점인 거 같아요. 아무래도 남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다 보니 그렇게 되는 거 같아요. 그리고 저의 이야기를 남들에게 잘 못하는 것도 단점인 거 같습니다. 남들에게 피해 주는 게 싫다 보니 더 그렇게 되는 거 같아요."


ⓒ 화목한 가정에서 태어난 게 가장 큰 행복이라 느낀다고 한다.


추천할만한 책 혹은 영화가 있나요.

"<피아니스트>라는 전쟁 영화가 있어요. 책으로도 나왔는데 내용을 보면 나치에 관한 내용이에요. 독일에서 나치를 척결했을 때 유명한 피아니스트 한 사람이 숨은 채로 가족들의 죽음을 바라보면서 살아남았어요. 결국 나중에는 적군인 독일 장교를 만나는데 그 장교가 피아니스트의 능력을 인정해주고 도와줘요. 그런 걸 보면서 살면서 누구든 은인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들 그런 기회를 잡아봤으면 하는 마음에서 추천드립니다."


기억에 남는 은인은 어떤 분이신가요.

"아버지요. 아버지께서 살아오신 걸 보면서 정신적으로 한층 성장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제가 군대에 있을 때 아버지께서 목장을 운영하셨어요. 사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넘어갈 때만 하더라도 아버지께서 소 키우는 게 부끄러웠어요. 그런데 성인이 되어 보니까 부모님 직업이 남들에게 부끄러운 게 아니란 생각이 들었어요. 부모님께서 정말 행복하게 일하셨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아버지께서 일 하실 때 화난 모습도 거의 못 봤던 거 같아요. 그러다 보니 저도 나중에 크면 아버지처럼 제가 만족하는 일을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죠."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신지.

"지금처럼 저보고 '좋은 친구다'라고 말해주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겠어요. 그리고 지금 다니는 회사도 그렇고 모든 중소기업이 어려운데 이 위기를 잘 벗어나서 나중에 직원도 많고 더 큰 회사로 만들어 보고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이 있다면.

"상담하면서 진짜 스트레스받았던 게 막말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특히 아저씨들 같은 경우에는 말투 자체가 워낙 거칠다 보니까 저로선 너무 힘든 거예요. 그렇다고 제 성격상 화를 내지도 못하고 이걸 계속 듣자니 한숨밖에 안 나오더라고요. 가만히 듣다가 '예. 알겠습니다.' 이것밖에 못하는데 그러다 보니 그분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다들 누군가의 가족이라는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수영>

- 일본경제대학교 졸업

- 화장품회사 3년차

- 인스타그램 @racenada



(좌) 필자 / (우) '이수영' 님


※ 청터뷰는 특정 정치, 종교, 기업 홍보를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물론 해당 분야에 종사하는 분은 나올 수 있지만, 절대 홍보 목적은 아닙니다) 평범한 대학생부터 각 분야에서 목표를 달성한 청년까지 구분 없이 '모든 청년'의 이야기에 귀 기울입니다. 그렇기에 개인 프로필을 인터뷰 하단에 배치하였다는 점 감안해주시길 바랍니다. 이를 통해 각 분야에 있는 청년들이 어떤 고민과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있는 그대로의 청년 문화를 들여다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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