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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도 황희두 Oct 07. 2020

오늘날 청년들의 '선택적 공정' 문제에 대하여

역사상 최악의 국정농단으로 탄핵 당한 박근혜 정부의 '불공정'

요즘 '선택적 공정'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계십니다.


저 또한 사실도 아닌 문제에는 크게 분노하면서 거대한 적폐 문제 앞에선 정작 침묵하는 이유가 너무 궁금해 주위 많은 청년들에게 물어보며 고민을 해봤습니다.


당연히 여러가지 복합적으로 얽힌 문제(언론 환경/정치적 문제 등)이며 주위 사례들을 위주로 고민해본 거라 정답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참고' 차원에서봐주시면 좋겠습니다.


민주 진영 관련 논란을 키운 '공정' 키워드

- 입시비리, 논문, 표창장, 군대 휴가, 인턴십, 정규직 전환



주로 대학생을 비롯한 일반 청년들이 가장 민감해할만한 키워드들입니다. 이건 내 인생과 너무나 밀접한 이야기들이고 그러다 보니 '피해의 대상이 내가 될 수도 있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상황에 몰입을 하기에도 너무나 쉽습니다.


팩트 여부를 떠나 이로 인해 청년들이 분노하게 만들고, 가짜 뉴스라도 쭉 돌게 만들면 특정 세력들은 성공한 셈입니다. 시간이 지나며 하나하나 팩트가 밝혀질지라도 관심이 없거나 언론까지 외면하여 모르고 넘기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게다가 그 과정에서 '어쨌든 일반 청년인 나는 박탈감 느꼈다!"라는 식으로 말하게 된다면 설명하기 애매하거나 어려운 지점들도 존재합니다.


여기서 말싸움하거나 사과를 안 하고 넘어가면 끝까지 '뻔뻔하다'라는 프레임을, 정서적 측면에서 사과를 한다면 "인정하고 사과했다"라는 소식만 퍼뜨리며 마치 모든 걸 인정한 것처럼 만들어버립니다.


반면 MB 비리, 박덕흠 수 천억 원, 홍정욱 딸 마약 밀반입, 윤석열 장모 및 부인 주가조작, 3백억 대 잔고 증명서 위조, 고려대 수천만 원 룸살롱 법카 결제, 이외로도 각종 재벌/검찰/사법부 비리 문제 등


이는 일반 청년 입장에서 당장의 내 삶과는 전혀 무관하게 느껴집니다.


보통 살아가면서 수 천억 원을 벌고, 마약 밀수입하다 걸리고, 3백억 대 잔고증명 위조하다 걸리고 이럴 일들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니까 그들이 그러든 말든 내가 관심 가진다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며, 내가 '당장' 피해 받는 문제도 아니니 생각할 필요도 없는 겁니다.


하지만 입시, 취업 과정에서 벌어지는 '피 튀기는 경쟁'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나의 이야기이기에 더욱더 민감하게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지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재벌 기득권 세력들의 문제가 우리 일반 청년들의 삶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쉽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혹여라도 "젊은 것들이 이래서 문제야. 재벌/검찰/사법부 등 기득권 문제들이 다 니네들과 연결된 건데"라는 방식으로 접근하면 100% '꼰대' 소리만 들을 겁니다.


현재 청년들이 재벌 기득권 문제를 외면하고, 이와 관련한 설명까지 기피하는 현상을 무작정 욕 하긴 어렵습니다.


각자 도생의 무한 경쟁 시대에 좋은 일자리는 한정되어 있다보니 뒤를 돌아볼 여유조차 없는 겁니다.


'n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모든 걸 포기한채 스펙, 자격증을 쌓으며 알바까지 하느라 지쳐있는 청년들에게 "너 왜 재벌에는 분노 안 해? 정치 문제 관심 안 가져? 이래서 요즘 것들이 문제야"라고 접근한들 "아 그랬구나!"하며 받아들일 청년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보수vs진보, 좌파vs우파, 민주vs독재, 개혁vs수구 시대를 넘어 '공정'의 영역에서 새로운 역사가 쓰여지는듯 합니다.



하지만 불과 3년 전, 역사상 최악의 국정농단으로 탄핵당한 세력들이 다시금 '공정'으로 이슈를 선점하려 하고 있습니다. 다른 걸 다 떠나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불공정'한 세력들에게 '공정'의 이슈를 빼앗기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양질의 일자리 창출, 교육/언론/재벌 기득권 개혁 등이 필요하겠지만 하루 아침에 해결될 문제는 아닙니다.


일단 당장이라도 누구나 할 수 있는 건 자녀들, 주위 청년들이 오늘날 어떤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고 예민하게 받아들이는지, 각자가 가진 인정 욕구를 전부 채워줄 수 없는 사회 현실 속에서 어떻게 이를 조금이나마 해결해갈 수 있을지 등을 꾸준히 소통하며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라 생각합니다.


그 다음으로는 거대한 적폐 세력들의 문제들이 '일반 청년인 나의 이야기'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그 피해가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를 쉽고 간략하고 재미있게 전하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참 어려운 문제지만 '나경원 자녀 비리, 장제원 아들 노엘 씨에 대한 분노는 크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아예 불가능한 문제는 아니라 생각합니다.


이젠 암기 위주의 교육을 거친 엘리트의 시대가 가고 '시민의 시대'가 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보더라도 일반 청년들과 멀게만 느껴지는 적폐 문제의 '정서적 거리'를 어떻게 좁혀갈 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어떤 경우에도 절대 잊어선 안 되는 건 청년&청소년들을 '계몽의 대상'으로 바라봐선 안 된다는 사실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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