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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도 황희두 Mar 23. 2018

[이명박, 구속영장] 배신자의 최후

피도 눈물도 없는 이명박을 반기는 건 동부 구치소뿐이다.

ⓒ 김미숙님 페이스북 / 이명박 구속영장 발부


# 이명박 구속영장 발부


 어제 늦은 오후, 이명박 前 대통령의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떴다. 그렇게 그는 서울 동부 구치소에 압송되어 독방에 수감되는 신세가 되었다. 많은 국민들은 이를 보며 환호했다. 너무나 당연한 이 결과를 보며.

오죽했을까? 헌법 위에서 군림하던 실세 수석 우병우와 대한민국을 통째로 흔들던 최순실이 줄줄이 잡혀갈 동안에도 끄떡없던 MB였다. 제일 먼저 감방에 들어갔어야 할 적폐의 최종 보스이자 가장 악질이었던 이명박은 그동안 법망을 요리조리 잘 피해 다녔다. 그렇기에 그의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더욱 반갑게 느껴졌다.


ⓒJTBC / 신화는 없다 - 이명박


# 신화는 없다? 사면도 없다!


 사실 이명박은 절대 대통령을 해선 안 될 악질 중에서도 극심한 악질이었다. 수많은 전과 사실을 보유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대통령이 되었다. 사실 그가 걸어온 길과 이력만 놓고 보면 정말 화려하다. 현대건설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사장, 회장을 거치며 서울시장에 당선되고 대통령까지 역임했으니 말이다. 말 그대로 이.력.만.


 대통령 당시 이명박의 국정 운영을 살펴보면 정말 황당할 정도다. 임기 중 어떻게 돈을 빼먹을까 궁리만 해댄 사람답게 강에 삽질만 해대며 수십 조원을 낭비했고, 방산비리와 자원외교도 전부 사기였다. 물론 그 와중에 본인의 뒷주머니 채우는 것은 잊지 않았다. 게다가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지방), 강부자(강남, 부동산, 부자) 라인만 주요 보직에 등용하며 자기 비위를 맞춰주는 사람들만 배치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오죽하면 박지원 의원이 이런 말을 남기지 않았는가. "이명박은 돈 벌려고 대통령 된 사람이라"고.


ⓒ MBN / 배신자 이명박의 최후


# 배신자의 최후


 아마 이명박이 주위 사람들을 그렇게 쉽게 배신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처럼 구속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명박의 배신에 화가 난 측근들이 그의 비리를 폭로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상황이 빠르게 흘러갔기 때문이다. 물론 과거 이명박의 악행을 눈 감았던 이들도 잘한 건 하나 없다만, 그들의 폭로가 없었다면 절대 그의 구속은 볼 수도 없었을 것이다. 결국 이 모든 것은 이명박의 잘못 뿐만 아니라 그가 주위 측근들을 너무나도 쉽게 배신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 결정적으로 그의 자금 내역까지 전부 알고 있던 김희중을 배신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


 만약 이명박이 현대건설의 회장까지 키워준 정주영 회장의 뒤통수를 치지 않았더라면, 7년간 차를 몰며 일했던 운전기사가 200만 원을 빌려 달라는 말을 듣고 해고 통지서를 던지지 않았더라면,  김희중 前 실장의 아내가 생활고로 고통받을 때 도움을 주었거나 장례식장에라도 찾아갔더라면 모든 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다.


ⓒ 베타뉴스 / 포토라인에 선 이명박

 

망은배의(忘恩背義), 은혜를 잊고 의리를 배반한다는 뜻이다. 

 

 지인에게 간과 쓸개는 내주지 않을지언정, 적어도 그걸 훔쳐가는 사람은 되지 말아야 한다. 인간은 최소한의 도리를 지키고 살아가며 누군가에게 받은 은혜를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의리를 져버리고 배신을 일삼은 결과가 바로 구치소로 가는 이명박의 모습이다. 물론 측근들을 배신하지 않았더라도 언젠가 벌은 받았겠지만. 


 이명박은 그 자리까지 갈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다. 그러나 받는 것뿐이었다. 정작 되갚아야 할 수많은 '은혜'들을 잊고 살아간 대가는 처참했다. 국민들에게, 측근들에게 돌려줄 것을 모두 '본인의 호주머니'로 욱여넣은 그의 모습을 보면 정말 탐욕스럽다는 생각뿐이다. 결국 그는 초라한 신세로 구치소에 가는 입장이 되었다. 모든 것들을 본인의 공으로 돌리며 혼자 배만 두둑이 불리던 이명박. 최소한의 도리조차 결여된 이명박의 엔딩은 부끄러운 수준이다.


 배신자의 처참한 최후를 맞이한 이명박을 보며 많은 걸 느꼈다. 선과 악을 떠나 최소한의 인간관계 유지와 은혜는 반드시 갚으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아, 물론 범죄를 저지르지 말아야 하는 것은 두 말할 것도 없다. 그러니 우리 모두 최소한의 인간 된 도리는 지키며 살아가자.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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