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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도 황희두 Apr 13. 2021

'일베 유튜버' 등장과 인간의 '욕망'

"익명으로 현 정부 욕하면서 일베 옹호하는 유튜버로 돈 천만 원 벌래? 아니면 혐오, 막말은 나쁘다고 지적하며 좌표 찍히고, 신상 털리고 조롱 당할래?"


미리 말씀드리지만 현 정부를 욕한다고 전부다 일베라는 게 절대 아닙니다. 다만 현 정부에 대한 반감, 혹은 현 정부가 추구하는 가치에 대한 반감을 일부 '이용'해서 거기에다 일베식 주장들을 교묘하게 녹여내는 사람들을 뜻합니다.


저 질문이 극단적으로 보이겠지만 그간 수없이 많은 청년들을 만나본 결과 실제로 전자의 꿈을 가진 청년&청소년들이 매우 많았습니다. 그리고 과연 청년&청소년들만 저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요?


'몇 번 간보다가 실패해서 그만두거나, 현생이 바빠서 못 하거나, 훗날 신상이 털릴까 봐 두려워하거나, 이미 레드 오션이라 생각해서 애써 외면하거나, 돈에 영혼까지 팔 수는 없으니 욕망을 계속해서 억제하거나 등등..'


매우 다양한 사례들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혐오, 막말에는 굉장한 반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일지라도 전자의 케이스를 은근히 부러워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물론 겉으로는 은근히일 수 있을지라도, 깊은 내면에선 상당히 부러워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이를 대응하고자 옳고 그름의 문제로 접근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이 모든 건 인간의 뿌리 깊은 '욕망'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오랜 친구에게서 연락이 오기도 했습니다.


"나도 얼굴 가리고 유튜버나 하려고. 현 정부랑 너 좀 까면 나도 금방 크지 않겠냐? 적당히 어그로좀 받아달라"라는 말을 대놓고 하더군요. 


취업도 못 한 루저 아니냐고요? 그는 인서울 좋은 대학을 나와 번듯한 '-사'자 직업을 가진 친구였습니다.

쉽게 말해 일베 및 각종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사람들, 거기에 탑승한 유튜버들이 '모두' 현실 루저라서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겁니다.


서있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잠을 자고 싶듯이 취업은 어렵고, 설령 취업을 해도 회사가 마음에 안 들고, 돈 벌기도 힘들고 짜증나는데, 조금만 어그로 잘 끌면 유튜버로 큰 돈을 버는 거 같네? 부럽다.

실제로 그 욕망을 '대놓고' 자극하던 몇몇 유튜브 채널들도 있었지요. 


'나 부럽지?'라는 자랑과 동시에 '너네도 할 수 있어'라는 희망을 교묘하게 녹여내던 채널들.

이건 조만간 더 공개될듯한데 추후에 저도 자세히 풀어가겠습니다.


10년 전 아프리카tv가 등장하던 당시 모 BJ의 등장.

처음엔 프로게이머들 사이에서도 손가락질의 대상이던 그가 몇 년 사이 '인방 대통령'이 되며 엄청난 시장이 열렸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물론 이 또한 무턱대고 욕 해선 안 된다고 봅니다.)


대중들에게 공개된 사실과는 전혀 다른 이면의 모순과 충돌들을 보며 수년 전부터 경고를 했지만, 인방 문화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일부 기성 세대는 '콘텐츠의 수준'을 지적하며 외면했고 '관종은 무관심이 약'이라며 무시했습니다.


아무리 수준이 낮아 보일지라도 그 파급력이 전국을 휩쓸고 있는데 정말로 외면이 답일까요?

늘 말씀드리지만 정치권 내 관종들은 무관심이 약 일지 몰라도, 이미 청년&청소년들 사이에는 문화로 자리 잡은 인터넷 방송은 절대로 무관심이 답이 아닙니다. 수십 군데 초중고 강연을 다니며 느낀 바이기에 지금이라도 부디 현실을 직시해 주시길 바랍니다.



결론적으로 어그로 잘 끄는 사람이 엄청난 부와 인기를 누리는 시대


대기업 입사보다 유튜버&인방 대통령이 되고 싶다는 청소년들이 쏟아지고 있는 오늘날 이 엄청난 욕망 앞에 "혐오 나빠! 막말 안 돼! 너네는 이기주의자야!"라는 뻔하고 따분한 지적이 과연 어떻게 다가올까요?


심지어 이건 한 단어로 방어가 가능합니다.


"응 x선비"


부탁드리고 싶은 건 하루아침에 해결할 방법을 찾아선 안 된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들을 무시하고, 인격 비하하고, 가르친다고 해결된다고 생각해서도 안 됩니다.

누가 오더라도 1~2년 안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닙니다. 


방향을 욕망을 억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혐오/막말하지 않는 방송들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을 우선 조성하고, 이들이 힙하고 세련된 사람들이라는 걸 알리고, 당장은 보이지 않겠지만 무한 욕망 생태계의 한계와 딜레마들을 공유하는 자리 등이 필요합니다.  


물론 해결이 쉽지도 않고 이외로도 여러 가지 방법들이 있습니다.

조만간 더 자세한 내용들이 공개될 거 같네요.


가장 중요한 핵심은 '관종은 무관심이 답이다'라는 그럴듯한 문장으로,

이러한 현상 자체를 외면하지 않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봅니다. 


5월 초를 시작으로 7월 방학을 앞두고 본격적인 강연 요청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저는 다시 초중고 강연에 몰두할 것입니다. 강연을 하러 가는 것이지만 직접 학생들을 만나 니즈를 파악하고 대화를 하다보면 오히려 제가 배우는 게 훨씬 많습니다.


중간중간 소식들 전해드리겠습니다.


* 저들의 행동이 옳다고, 잘했다고 무턱대고 욕하지 말라는 게 아닙니다. 전혀 아프지도 않을뿐더러, 오히려 그들을 '키워주는' 상황이 되기에 무턱대고 욕 해선 안 된다는 겁니다. 그 이유도 차차 풀어갈 예정입니다.


* 수년 전 이명박 심리전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 그 뿌리 깊은 욕망의 세계에서 경험한 바들도 차차 풀어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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