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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도 황희두 Jul 24. 2021

민주당 정치인과 '소통'의 심각한 문제점

<핵심 요약>


- 소통에 앞장선 소수 의원이 대다수 시민들의 분노를 감당하는 현실

- 여러 이유로 축적된 시민들의 분노는 충분히 합리적임. 이를 전부 '강성 지지자'라며 합리화해선 안 됨

- 다만 의지를 가지고 소통에 앞장선 소수 의원들을 향해 모든 비난이 쏟아질 경우 결국 내/외부로 동력 상실. 최악의 결과 발생

- 그렇기에 열일하는 의원은 칭찬, 돈쭐내며 단순한 응원을 넘어 적극적으로 관심갖고 지켜야한다고 생각

- 정치인들이 바쁜 건 이해하지만 소통도 제대로 안 하면서 지지자들이 '진정성'을 알아줄 거라 생각하면 큰 오산

- 현역 정치인들은 시대의 변화를 빠르게 캐치해야함. 엘리트주의, 밀실 정치는 시대착오적.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

- 내가 정치인과 시민 사이 '가교 역할'을 하는 이유이자 이게 더 많아져야한다고 생각



최근 당황스러운 당내 흐름을 보며 민주당과 시민들 사이의 가교 역할을 자처한 이유를 전하려 합니다.

다들 잘 아시겠지만 당원, 지지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정치인들이 있는 반면 선거철 되면 '이런 사람이 있었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평소엔 어디서 뭘 하는지도 모르는 정치인들도 있습니다. 평소 소수가 다수의 몫까지 소통을 감당하고 있다는 걸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이 말씀을 드린 이유는 최근 짧게나마 여의도 안팎의 경험을 하며 '설마 같은 역사가 되풀이되는 건 아닌가?' 싶은 걱정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많은 시민들이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을 뽑은 후 "왜 이렇게 기대에 못 미치냐"라며 돌 던졌던 걸 후회한 경험이 있습니다. 당시 우리는 대통령 혹은 의지가 강한 정치인 한두 명만의 힘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이후 다시는 이러한 후회를 하지 않겠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끝까지 지키겠다는 열망이 생겨난 것이지요.

이는 비판할 지점은 정확히 비판하고 잘한 점은 당연하다 넘길 게 아니라 잘했다고 칭찬하는 문화를 만들어가며, 개혁에 의지를 가진 사람을 향해 단순한 응원을 넘어 적극적으로 지켜야 한다고 말씀드린 이유이기도 합니다.

(추후 당 안/팎 온도차에 대해 보다 더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활동하다 보면 소통에 적극 나선 의원들이 무수히 많은 화살을 맞게 되는 경우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말은 거창하게 하더니 당신도 결국 똑같다", "개혁하는 척하더니 하는 게 뭐냐. 당신이 더 나쁘다"라는 비판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를 충분히 예측하고 있음에도 당원들과의 소통을 위해 최대한 소통하는 분들을 보며 저는 '진정성'을 느낍니다.


물론 일부 도 넘은 비난을 제외한 대다수 시민들의 비판은 충분히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전부 싸잡아 '강성 지지자'로 매도하는 건 불성실의 자기 정당화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평소 지지자들이 '분노를 제대로 표출할 기회'마저 없었다는 뜻이자 정치적 민주주의 이룩과 눈부신 기술 발전에도 불구하고 이에 걸맞은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분명 정치인들의 일상적 어려움도 있습니다. 시민들의 거대한 열망(검찰, 언론, 사법 개혁 등)은 물론이고 세세하게는 먹고사는 문제, 지역구 민원, 해결 모색 및 법안 연구 등 매우 바쁜 일정을 소화합니다.


뜻하지 않게 여기저기 얼굴을 비춰야하는 자리도 많은데다 동료 설득 및 기본적 의회 절차 등을 따르다 보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민감한 정치적 현안의 경우 언론&정치적 공세로 인해 훨씬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이러한 정치인들의 바쁜 일상과 현실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다만 이런 상황일지라도 '시민들과 소통 의지를 가진 정치인'이라면 어떻게든 커뮤니케이션을 합니다.

그러다 보면 앞서 말씀드린 대로 '여러 다른 이유로 축적된 시민들의 분노'가 '해당 정치인'을 향해 우르르 쏟아지게 되는 것이고 결국 "너도 똑같았다", "실망이다"라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결국 내부에서도, 외부에서도 각각 다른 이유로 민심을 잃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생겨납니다.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고자 각종 오해, 분노, 동력 상실을 그나마 최소화시키기 위해 저는 중간에서 '가교 역할'을 자처한 것입니다.


미디어 혁신특위에 합류하고 매 회차 '중간 보고'를 시작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언론 개혁에 대한 시민들의 축적된 분노와 간절한 열망은 어마어마한 반면 당내 진행 과정들이 시민들께 제대로 전달이 잘 안되다 보니 다들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이었지요.


당연히 시민들 입장에선 '뽑아줬더니 아무것도 안 하는구나'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아무리 내부에서 의지를 가지고 밤낮없이 고민하고 활동했을지라도 말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억울한 정치인들도 분명 있을 겁니다.


'나는 이렇게 열심히 의정 활동하고 있는데 왜 내 진심을 알아주지 않을까?'

그러다 가끔 잘못된 방향으로 시민을 탓하거나 주목받는 정치인을 시기/질투하는 경우도 종종 보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첫걸음은 '당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지금보다 훨씬 더 적극적이고 효율적으로 확장시키는 것입니다.


가령 '나의 진정성을 언젠가는 반드시 알아줄 거야', '나의 큰 그림을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훗날 영화처럼 보여줘야지' 같이 생각하는 정치인이 있다면 정말 나이브 한 거라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안 그래도 바쁘고 힘든 일상에 정치에 관심을 가지기조차 어려운 마당에 어느 세월에 '알아서 진정성과 성과가 전해질 것'이라 생각하십니까.


심지어 민감한 사안에 대해선 전달 과정에 무수히 많은 왜곡과 비아냥, 공격이 쏟아지는데 오직 '당위성' 만으로 이걸 해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십니까.

이걸 가장 탄탄하게 지탱해 주는 힘이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니 노무현 정신을 언급할 거면 최소한 '그 힘을 어떻게 단단하고 넓게 확산시켜갈 것인가?'를 끝없이 고민해야 한다고 봅니다.


민주당에 아쉬운 점도 많지만 저는 여전히 민주당에 애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비판으로 인해 불편함을 느낄 분들도 계시겠지만 변화한 시대 흐름을 읽지 못한 채 낡은 사고방식(엘리트주의, 밀실정치)을 가진 정치인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기에 걱정하는 마음으로 글을 남깁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글이 너무 길면 재미도 없고 집중력도 흐트러질 것이기에 틈나는 대로 '당 안팎으로 활동하며 느낀 여러 고민들'을 최대한 간략하게 풀어내보겠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열일하는 의원들은 칭찬하고 돈쭐내며 당내 흐름을 바꿔가보려 합니다. 당내에서도 저의 생각에 공감하지 않으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 또한 당내 민주주의의 당연한 흐름이라고 생각하기에 존중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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