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구도 아닌 ‘나’에게 필요한 성교육

N개의 공론장⑥ 「NEW OPENING 포괄적 성교육」 들어가기

by 청년허브

몸과 성적 관계, 성 정체성을 해석하는 과정인 성교육은 오랜 시간 가부장제하 이성애자 남성의 언어를 표준어로 삼아왔습니다.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퀴어, 여성, 청소년, 장애인들은 자신의 있는 그대로를 부정하길 강요받았지요.


2018년, 성교육의 시곗바늘은 어디를 가리키나요? 학교는 미투(#METOO)의 현장으로 전복됐습니다. 페미니즘 교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학교 안팎에서 파도치고 있습니다.


바로 지금, 페미니즘 교육 기획자 모임 비두(Be.Do)는 성교육의 수혜자인 청년, 청소년의 목소리를 척도로 새로운 언어를 지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 누구도 아닌 ‘나’에게 필요한 성교육을 요구하자는 제안입니다.


『N개의 공론장』의 문을 두드린 Be.Do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자신을 정직하게 살피고 돌보는 청소년 성교육의 다른 꿈을 환대의 장소에서 함께 상상해보길 희망합니다.




포괄적 성교육, 우리 이야기로 채우자―Be.Do와의 대화


인터뷰이: 동글(페미니즘 교육 플랫폼 Be.Do)

인터뷰어: 정아람(N개의 공론장 아키비스트 그룹)

일시: 2018년 10월 2일



Q: Be.Do는 어떤 모임인가요?


동글: 대학 친구 셋이 만든 모임입니다(람, 다솜, 동글). 프로젝트마다 기획단을 구성해서 여러 단체와 협업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성교육과 페미니즘 교육이 필요하다는 얘기는 많지만 그 내용에 대한 어떤 논의도 없는 상황에서―국민청원 한 번 하고 끝나버렸거든요―페미니즘과 관련한 실질적인 교육 모델을 만들어보고자, 그 얘기를 나누는 공간을 운영해보고자 올해 5월 시작했습니다.


Q: 『N개의 공론장』에 지원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동글: 활동하다 보니 ‘포괄적 성교육’이라는 주제에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이것도 확 떴다가 잠잠해진 키워드이긴 합니다. 광화문 1번가에서 얘기하고 시민사회 단체 네트워크도 만들어졌지만, 이번 기회에 상대적으로 시간이 남는 우리가 다뤄보면 좋을 것 같아 지원했습니다. 그리고 사실 홍보 포스터의 6색 무지개에 끌렸어요.(웃음) 약속문이라는 것이 상당히 맘에 들었고요. 그동안 공론장에서 폭력적인 사람들을 많이 경험했단 말이에요. 이 공간은 비교적 안전하게 함께 협업할 수 있는 공간이겠다 싶었어요. 공론장 운영을 지원해준다는 사업 자체가 별로 없는데, 그 점도 흥미로웠고요.


Q: 폭력적인 경험이라면 어떤 것이었나요?


동글: 서울시 교육청에서 성평등 교육정책 연속 토론회 중 하나로 「디지털시대 우리를 물들인 차별과 혐오의 성문화 교육의 역할을 찾다」를 열었어요. 청소년 성문화가 주제였죠. 한 꼭지가 성소수자 관련된 거였는데, 성소수자 혐오 세력이 조직적으로 와서는 ‘성소수자 지원을 왜 하냐’, ‘동성혼 합법화되는 거냐’, ‘차별금지법 법제화되는 거냐’, ‘우리 아이들에게 나쁜 거 알려주지 마라’ 훼방을 놨어요. 그러면서 자기들 같은 반대 의견을 듣지 않는 건 민주주의를 훼손시키는 일이라고 하더라고요. 민주주의와 숙의, 토론이라는 게 단순히 자리가 생기고 사람들이 모이는 형식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서로 설득하고 타협하고 조정하는, 그리고 서로의 의견과 존재를 존중하는 문화 속에서 진행돼야 해요. 그런 점에서 N개의 공론장 약속문이 의미 있게 다가온 거예요.


Q: 준비 중인 공론장에서 나눌 이야깃거리를 짤막하게 들려주신다면?


동글: 아직 고민 중인데…… ‘포괄적 성교육’ 자체가 사회적으로 충분히 논의되지 않은 주제라서 뚜렷한 쟁점이 없는 상황이에요. 일단 교육의 수혜자인 청소년들의 고민들을 발굴하는 게 가장 필요한 것 같아요. 그렇다면 시민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하니, 당위적이고 원론적인 내용들을 우리의 구체적 경험들로 채우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인권적인 관점에서 성교육을 해야 한다’를 넘어, ‘우리에게 이러저러한 경험들이 있기에, 이런저런 내용으로, 인권적인 관점에서 성교육을 해야 한다’ 이렇게 말이죠. 단순히 인권과 관계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야 함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아니라, 그것을 어떤 내용으로 채울 수 있을지 논의하는 자리가 되면 좋겠어요.


Q: 『N개의 공론장』이 어떤 공간이길 바라나요?


동글: 자기 썰을 풀어내는 공간. 내가 받은 성교육이나 현장에서 느낀 점, 그러니까 자기 경험들이 겹겹이 쌓이는 공간. 그 과정에서 서로가 서로를 의미화해주는 공간. 자기 이야기를 경청하는 이가 있다는 따듯함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라면 좋겠어요. 그런 곳이 잘 없는 것 같아요. 갈등이 있더라도 그걸 조정하는 경험을 해보면 좋겠습니다.


Q: 공론장을 연 경험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이어지면 좋을까요?


동글: 이 고민이 끊기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공론장 이후 참여자들이 지속적으로 의견을 교류할 수 있는 플랫폼을 찾아보고 있어요. 한편 이번 공론장에서 발굴한 화제 가운데 퀴어 이슈를 따로 분리해서 내년 겨울에 열릴 『성소수자 인권포럼』에 참여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제가 그 행사를 기획하게 됐거든요.


Q: 성교육은 자기 몸의 경험과 맞닿은 문제인 것 같아요. 사랑하는 사람과 신체적으로 정서적으로 건강하게 맺는 관계에 관한 것이기도 하고요.


동글: 우리나라는 지식만 제공해주고, 그걸 어떻게 쓸지는 알려주지 않아요. 미투나 스쿨 미투를 지나면서 ‘위험한 성’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는 것 같아요. 이 주제를 어떻게 민주적으로 풀어낼지는 고민하지 않고 ‘하지 마라’, ‘피해라’, ‘조심해라’ 이런 얘기만 해요. 성이라는 게 일면 쾌락의 영역이기도 한데, 그걸 점점 지워버리죠. 그에 대한 문제의식도 이 행사 기획의 일환입니다. 특히 십 대들에게 다가가니까요. 청소년들은 보호받아야 하는 의존적인 존재들로 치부되니까, 성을 즐기는 방법을 배우지 못해요. 가장 기본은 피임 도구나 성적 기구에 대한 이해와 접근이라고 생각하는데, 대부분 청소년도 콘돔을 살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죠.


Q: 청소년의 성적인 자기결정권과 알권리가 포괄적 성교육에서 중요한 이슈겠네요?


동글: 유네스코에서는 성교육 가이드라인에 성적 스킬까지 다 알려주라고 해요. 한국은 갈 길이 멉니다.







N개의 공론장⑥

New Opening 포괄적 성교육: 우리의 목소리로 고민하자!


1. 따뜻한 토크쇼, 성소수자부모모임과 함께 성소수자 인권을 이야기하다

일시: 11월 10일 (토) 16:30 - 17:50

장소: 서울시 은평구 청년허브 미래청 1층 다목적홀


2. New Opening 포괄적 성교육: 우리의 목소리로 고민하자!

일시: 11월 10일 (토) 18:30 - 21:30

장소: 서울시 은평구 청년허브 미래청 1층 다목적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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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18 N개의 공론장 아카이빙 계정에서 옮겨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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