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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년허브 Dec 03. 2020

우리 사회에 성차별이 있나?

2020 N개의 공론장 ⑨ 밀레니얼 우먼스 사전 인터뷰

인터뷰 일자: 2020년 11월 11일

인터뷰이: 이현경

인터뷰어: 금혜지

‘우리 사회에 성차별이 있다!’라고 대학교 여성학 수업에서 처음 배웠을 때는 저도 입술을 삐죽였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 게 진짜 있나?’라고 생각하다가, 일상을 구성했던 사소한 먼지 차별부터 크고 작은 폭력과 불안의 경험까지 완전히 새로운 렌즈로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겪었죠. 그리고 제도적 성차별이 가장 피부에 와 닿았던 경험은 아무래도 취업 준비를 시작하고 회사에 들어가서 겪은 일들이었을 겁니다. 비슷한 스펙을 가진 남자 동기와 선배들이 척척 대기업에 합격할 때, 계속해서 탈락하고 취업이 밀렸던 여학우들. 최종 1~2명을 뽑으면 그중에 여자는 없고, 3명은 뽑아야 1명이 여자였던 숱한 경험들.. 회사에 들어가고 나서도 친구들끼리 모일 때마다 상사의 은근한 차별과 성희롱 얘기로 거의 밤을 새울 수 있었죠. 이게 내 잘못인가? 내가 능력이 부족한가? 운이 없나?라고 생각하게 될 때쯤, 함께 모여 사례를 늘리고 구조적 취약함에 대해 이야기하면 자꾸 내부로 돌리게 되는 자책과 원망의 화살표를 조금 거둘 수 있게 됩니다. 이런 경험을 늘리기 위해 같은 세대 여성을 공론장에 모은 이현경 님을 만났습니다. 



Q. 안녕하세요, 우선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모두 경험한 밀레니얼 세대, 84년생 이현경입니다. 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회에 진출해 고용감소, 일자리 질 저하 등을 겪었어요. 이로 인해 평균소득이 낮았고요. 시사상식사전에 나와 있는 전형적이고 평범한 ‘밀레니얼 세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Q. 저는 처음 행사 개괄을 보고 <밀레니얼 우먼스>라는 단체가 있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현경님 개인으로 공론장을 신청하셨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어떤 경험과 필요에 의해 이러한 공론장을 조직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성인이 되고 밀레니얼 세대로서, 여성으로서 느끼거나 가지고 있는 개인의 경험이 개인의 탓이 아닌 사회의 구조와 상황 속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들도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회활동을 하는 선후배 또는 친구들의 경험을 들으며 그런 생각에 더욱 확신을 가지게 되었고 경험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경험을 공유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거치며 관념에서 시작된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연대하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여성의 커리어, 주거와 안전, 건강과 보건, 밀레니얼 여성의 현주소 등 굵직한 주제를 정하게 된 과정과 발제자분들은 어떻게 모시게 되었는지도 알려주세요.

처음에는 사회 진출 여성의 고충을 들어보는 자리를 생각하고 준비했습니다. 그러다 사회에 진출한 여성이 겪는 경험이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구조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려면 여성의 사회생활과 생애에 걸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이슈들을 죽 모아서 훑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제를 먼저 정하고 발제자를 섭외했어요. 원래는 연륜과 경험이 풍부한 사회학 박사님께 부탁드렸는데, 박사님께서 그런 이야기들은 비슷한 세대와 토론하는 것이 더 재미있을 거라고 말씀하신 거예요. 답변을 듣고 좌절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주변에서도 충분히 경험에서 우러나온 전문적 시각을 공유해줄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같은 직장에서 근무했거나 평소 알고 지내던 분들이 각 주제에 맞는 연구나 직무에 임했거나 진행 중이었고, 공론장의 취지와 주제를 설명하니 평소 비슷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어서 흔쾌히 발제를 담당해주셨습니다. 


  

Q. <밀레니얼 우먼스>의 주체인 ‘밀레니얼 여성'이라는 세대 설정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듣고 싶어요.

흔히 생애주기로 구분할 때 쓰이는 ‘청년’은 특정 계층 연령만을 일컫는 포괄적 개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조금 더 시기가 구체적인 세대 설정을 하고 싶었어요. 또한 같은 사회진출 여성이라도 세대별로 느끼는 차이점 문제점의 지점이나 해결방안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밀레니얼 세대(1981년~1996년생)’라는 특정한 세대에서부터 시작된 현상이나 변화에 대하여 집중하고 싶었습니다. 



Q. 공론장에서 어떤 분들을 만나고 싶은지, 어떤 이야기를 주로 나누었으면 좋겠는지 기대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공론장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여성들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의 관점과 경험을 통해 깊이 있고 풍부한 토론이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Q.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이 추가로 있다면 자유롭게 부탁드립니다!

한국에서는 ‘토론’ 또는 ‘공론’이라는 개념을 어렵고 무겁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본인의 생각이나 경험을 공유하기 어려워하거나 터부시 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일방적 커뮤니케이션이 아닌 쌍방향적 커뮤니케이션인 토론을 활성화하여 현안이나 합의 과정이 필요한 지점을 탐구하며 우리 사회의 문제와 갈등에 대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장이 대중적인 문화로 자리 잡으면 조금 더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공론장의 주제를 확장시켜 ‘밀레니얼 우먼스’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밀레니얼 맨’이 느끼고 겪었던 이야기를 듣고 밀레니얼 세대의 담론으로 확장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각 연령대별 여성과 남성의 이야기를 담아 이 시대를 살아가는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누어 보는 자리가 생기기를 희망해 봅니다.

  

(사전 인터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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