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청년뷰 Aug 20. 2016

청년 친구들, 우리 잘 '밥 먹자'

[시민청년Reloaded⑥] 보건 분과 우야 청년의원 인터뷰

작년에 이어서, 2016 서울청년의회가 8월 21일에 열립니다.
우리의 삶에 대한 공공의 결정, 즉 정책에 참여하는 것은 시민들의 권리입니다.
'청년의 삶과 사회의 미래'를 위해 청년 개인들이 청년시민, 혹은 시민청년으로 돌아왔습니다.
서울청년의회를 기다리며, 하나의 소란을 만들어 가고 있는 청년의원들을 만났습니다.


먹방, 쿡방이 유행이지만 많은 청년들의 집에는 식재료가 없습니다. 여유가 좀 있는 청년들의 냉장고에는 조금 가격이 있는 레토르트 식품, 그렇지 않은 청년들의 수납장에는 온갖 면들, 어떤 청년들의 방에는 그마저도 없이 생수통만 굴러다니기도 하죠. 먹방과 쿡방을 보지만, 바쁜 생활 속에서 끼니를 잘 거르거나 일을 다 마치고 늦은 시간에 녹초가 되어 야식을 흡입하기도 합니다. 건강을 위협하는 우리들의 식생활 문제, 과연 정책적으로 다룰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요? 2016 서울청년의회 보건 분과에서는 청년들의 식생활 문제와 '건강할 권리'를 이야기합니다. 다음은 2016 서울청년의회 우야 청년의원과의 인터뷰입니다.



Q. 보건 분과에서는 청년들의 식생활 문제를 이야기할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문제의식을 갖게 되셨나요?

- 예전에는 동네 친구들이 너무 없었어요. 그러다보니 고립된 삶을 사는 것 같았고요. 월세 집이니까 2년에 한 번씩 계약이 넘어갔어야 됐고 계속 다른데서 살다보니 동네 친구도 없고, 직장이랑 집도 한 시간 반 이렇게 걸리니까 야근하고 나면 집은 잠만 자는 공간이었죠. 그러다가 연남동으로 이사를 오고 집에서 5분 거리의 직장에 다니게 되고, 그러다보니 생활이 바뀌었어요. 점심도 집에 들러서 먹고, 6시 7시에 일이 끝나면 집에 가서 밥을 먹을 수 있는 그런 생활이요. 동네 친구들을 사귀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죠. 저희 집에서 밥을 같이 먹을 때 사람들이 다들 "나 되게 오랜만에 집밥 먹었어." "집에서 밥 먹는 거 되게 오랜만이다." 그런 얘기를 너무 많이 들었어요. 

단순히 내가 자선사업가처럼 다른 사람에게 집밥을 해주면서 그런 말을 듣고 행복을 느낄 수도 있지만, 정책적인 차원에서 이 문제를 풀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 청년들이 왜 밥을 못 먹는지를 알고 싶었고, 사실 식생활이 노동, 주거, 관계, 건강 등과 다양하게 연결되어 있는 중요한 문제인데, 공적 영역에서 어떻게 식생활과 건강에 대해 정책적으로 이야기를 해 보고 싶어서 청년의회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Q. 구체적으로 청년의회에서 제안할 내용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 첫 번째는 식생활 실태조사입니다. 식생활 실태조사를 포함한 청년의 건강권, 건강한 삶을 살고 있는지에 대해 서울시 차원에서 연구조사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두 번째는 전통시장이랑 연계해서 건강한 식생활을 할 수 있고 저렴하게 자신의 건강한 식재료를 구입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을 마련하자는 제안입니다. 세 번째는 시민의식 전환 캠페인인데요. 건강한 식생활이 나에게 얼마나 건강을 주는가를 알아가는 캠페인을 하자는 것입니다.

냉장고를 열면 그 안에 우리집이 있는거죠.
냉장고 안 음식들을 확인하는 것은 곧 나를 확인하는 일이기도해요

Q. 이번에 제안할 정책이 실제로 시행된다면 어떤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 저희가 타켓을 맞추고 있는 것은 1인 가구, 그 중에서도 특히 1인 가구 청년인데, 서울에서 1인 가구 청년 비율이 제일 높고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저희 분과에서는 참여자들끼리 청년이 빈곤하지만 빈곤하다고 말할 수 없는 세대, 안정을 찾고 싶어서 노력하는 불안정한 세대라고 이야기를 했었는데, 저희가 제안할 식생활에 대한 아이디어가 정책에 반영된다면 조금 더 청년들의 생활이 '안정적'으로 변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Q. 청년의회를 준비하면서 뿌듯했던 점, 어려웠던 점은 어떤 게 있나요?

-  식생활이 과연 정책의 영역으로 들어갈 것이냐는 이야기, 식생활이 보건과 어떤 연결이 있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밥 굶는 건 그냥 바쁘면 한 번 굶으면 되는 거 아니냐는 식으로 퉁 쳐지기도 했고요.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어쨌든 이걸 정책 제안의 형태로 "식생활부터 시작해서 건강을 챙겨야겠다"라는 말을 만들어냈던 것, 그게 지금 가장 큰 뿌듯함인 것 같습니다.


Q. 이번 청년의회에 참여하지 못한 다른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모두 밥 잘 먹었으면 좋겠어요. 밥 잘 먹고 다닐 수 있는 세상에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건강한 밥을요. 공기밥 하나, 국 하나, 튀기거나 좀 강한 맛이 나는 메인 반찬 하나, 고기나 생선으로, 나머지 데치거나 무치거나 건강하게 조리법을 한 세 가지의 반찬이 더 있는 백반. 그런 건강한 식단에 미치지 못하는 삶을 청년들이 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당장 정책이 마련될지 안 될지는 모르지만, 같이 밥 한끼 제대로 먹자고 말하고 싶어요.



청정넷-기자단 청년view [시민청년Reloaded] 인터뷰 연재
: 글/사진. 김도윤 기자 (agato.yun@gmail.com), 이준태 기자 (leejuntae826@gmail.com)
: 편집. 김선기 (fermata@goham20.com)
: 문의. 이성휘(seoulyouth2014@gmail.com)
작가의 이전글 내가 나의 주거권을 느낄 수 있도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