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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중력지대 성북 May 31. 2021

행동하고 발견하는 : 무지랑이 1기

#COMMUNITY

무소식은ㅡ

무중력지대 성북을 기점으로 사람·커뮤니티·장소 등 주체적 청년 생태계 소식을 담아냅니다.

인지하지 못했던 당연한 것들의 이야기를 조명합니다.

무소식 3호 : COMMUNITY


무지렁이 아니고, '무지랑이'. 무슨 뜻인지 아시나요? 바로 무중력지대 성북의 이용자운영위원회입니다. '무지랑이' 1기 멤버인 유뇽(이윤현)과 카롱(홍정은), 무니(송수련)를 만나 솔직한 대화를 나눠보았습니다. 특색 있는 별명만큼이나 유쾌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유뇽 저는 '무지랑이'에서 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뇽이라고 합니다.

카롱 올해부터 활동하게 된 카롱입니다. 

무니 저는 무니라고 하고요, 사진 촬영과 SNS에 활동 기록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사용하고 있는 별명은 어떻게 정하게 되었나요?

무니 제가 키우는 고양이 이름이 후라이드 치킨과 양념 치킨을 줄인 '후치'와 '양치'에요. 그래서 저는 '치킨 무 많이'에서 따와 '무니'로 정했습니다.

카롱 마카롱의 카롱이고요, 어감 때문에 두 글자로 줄였어요.

유뇽 제 이름이 발음하기 조금 힘들어서 친구들이 이렇게 부르고 있어요.


'무지랑이'가 무엇인가요?

유뇽 무중력지대 성북 이용자 운영 위원회의 애칭입니다.

카롱 '무'중력'지'대 성북 아리'랑'고개 '이'용자위원회를 줄여 '무지랑이'라고 부릅니다.

유뇽 사실 그런 뜻 아니에요.

카롱 아니에요? 저 인터넷에서 찾아본 건데요?

유뇽 딱히 의미는 없었고 그냥 '무지렁이'를 이용한 말장난 같은 거였어요.

무니 지금부터 그런 걸로 해요.(웃음)


'무지랑이'는 무중력지대 성북에서 어떤 위치에 있고 또 어떤 역할을 하나요?

카롱 위치라고 하니 거대한 느낌이 드는데요.(웃음) 

첫 번째, 공간 운영 계획의 수립, 평가에 관한 참여와 의견 제안. 

두 번째, 프로그램 기획과 첨예한 모니터링. 

세 번째, 청년의 권익 신장.

네 번째, 지역 내 청년들의 참여 방안 모색.

이렇게 네 가지 역할이 있다고 생각해요.

유뇽 운영사무국과 동등한 위치에서 무중력지대 성북이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견제하는 역할과, 이용자 분들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이나 건의사항 등을 제안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무니 조금 가볍게는 무중력지대 성북에 방문하는 이용자 분들에게 이 공간을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포터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지랑이' 1기가 활동한 지 얼마나 되었죠?

유뇽 2021년 1월에 비대면 임명식을 통해 처음 만났고, 2월 정기회의를 기점으로 공식적인 활동을 시작했어요. 3개월 정도 되었네요.


서로의 첫인상은 어땠나요? 지금은 좀 친해지셨나요?

유뇽 첫인상은 사실 기억이 잘 안 나요. 온라인으로 처음 만났어서 화면도 흐리게 보였고. 그래서 이분들과 뭘 같이 한다는 느낌이 없었어요. 이후 직접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야 서로에 대해 더 많은 걸 알게 되었어요. 여기서 뭘 하고 싶은지, 가치관이나 관심사 등을 알게 된 것 같아요.

카롱 사실 아직 말 한마디 못 한 분도 많아요. 한 달에 한 번 만나다 보니 친해지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기대가 되네요. 


어떻게 알고 신청하게 되었나요?

카롱 유뇽을 통해서 알게 되었어요. 제가 이런 활동에 관심이 있는 걸 알았는지 추천해주더라고요.

유뇽 저는 무지랑이 0기에도 참여를 했었는데요, 0기 활동을 통해 앞으로 무지랑이가 이어 나갈 토대를 만들었으니 1기까지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니 공간에 붙어있던 모집 포스터를 봤어요.

처음 방문했을 때 공간 분위기가 너무 좋은 거예요, 한낮이라 통창으로 채광은 쏟아지고 음악도 잔잔하고. 그런데 그 빨간 포스터 너무 혼자 떡하니 걸려있는 거예요.(웃음)

당황스러울 정도로 이질감이 드는데 계속 눈길이 가더라고요. 그래서 QR코드를 찍었죠. 무슨 프로그램인지도 모르고 신청했어요.

유뇽 그 포스터 제가 만들었거든요. 뿌듯하네요.


무중력지대 성북은 어떻게 알게 되었나요?

유뇽 유기동물에 관심이 많아서 관련 아이템으로 창업을 했는데, 사업 시작할 때 지원 프로그램을 많이 찾아봤었어요. 그때 무중력지대 성북을 처음 알게 되었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여기가 뭘 하는 곳인지는 몰랐어요.

이후에 프로그램을 하나 두 개 참여하면서 점점 이 곳에 대한 이해가 생기고 다른 분야에 대한 시야도 많이 넓어진 거 같아요. 개인적으로 가장 애정이 큰 무중력지대이기도 합니다.

카롱 원래 '서울청년포털'도 자주 들어가 보고 그래서, 무중력지대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어요. '여기는 무슨 프로그램을 하는구나', '저기는 매니저를 뽑고 있구나. 얼마 주려나~' 이런 거 관심 많아요. (웃음)


1기 추첨식 영상 보셨나요?

카롱 생방송도 아닌데 엄청 떨려서 신기했어요. 한두 번 만나는 것도 아니고 일 년을 함께 활동하잖아요. 무슨 일이 생길까 엄청 기대되고 기뻤어요.


팀별 프로젝트 회의를 진행 중인 '무지랑이'


다른 '무지랑이'분들에게도 담당하는 역할이 있다고 들었어요. 어떤 역할들이 있나요? 

무니 위원장, 부위원장, 서기, 간식, 타임키퍼, 분위기, 기록/촬영. 이렇게 7가지 역할이 있어요.

유뇽 0기에서부터 내려오는 나름 전통 있는 역할들이에요. 모두가 한 번씩은 경험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서 4개월마다 돌아가며 담당하고 있어요. 


역할을 분담하는 과정은 어땠어요?

카롱 처음에는 정적이 흘렀어요. 그러던 중 위원장, 부위원장 입후보자를 받았더니 사람들이 갑자기 전부 다 손을 드는 거예요. 하고 싶은 사람은 많은데 자리는 하나잖아요.

유뇽 선출 방식을 다수결 투표가 아닌, 주사위 굴리기로 정했어요. 더 큰 숫자가 나오는 사람이 하기로. 순전히 운이잖아요, 많은 분들이 베팅을 했죠.

무니 저는 처음부터 기록/촬영 담당만 노리고 있었어요. 덕분에 아주 즐겁게 관전했습니다.(웃음)


처음 만난 사람들이 모여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이 수월하지만은 않을 것 같아요.

정기회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카롱 초반에는 제가 낯을 가려서 눈치 보고 말을 잘 안 했어요. 그런데 어떤 분이 계속 "카롱은요?" 하고 제 의견을 여쭤보시는 거예요. 모두 한 번씩 돌아가면서 발언권도 주고. 그때 굉장히 존중받는 느낌이 들어서 뭉클했어요.  

무니 다들 의견도 잘 내고 수렴도 잘하는 편이에요. 

본인과 다른 의견이라도 들어보고 동의가 되면 "그게 더 좋겠네요." 하며 넘어가요.

자칫 마음이 상할 수 있는 상황인데도 조율을 굉장히 잘해요. 

서로의 '다름'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거 같아요.


첫 모임에서 '약속문'을 만들었다고 들었어요. 그날은 어땠어요?

유뇽 굉장히 치열했죠. 그날 다들 어색하게 앉아있다가 논의를 시작하니까 갑자기 의견을 쏟아냈어요. 저는 그 집중하는 분위기가 정말 좋았어요, 다들 이 활동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시는구나 싶어서요.

카롱 내용은 다 좋았는데 순서나 단어를 결정하는데 오래 걸렸었요. 이 문장이 앞에 들어가야 한다. 뒤로 빠져야 한다. 흐름이 연결이 안 된다. 저 단어는 빼야 한다. 이런 식의 논쟁이 있었어요. 저는 그게 그거 같았는데…….(웃음)

좋은 시간이었어요. 앞으로 저희가 1년 동안 열심히 지켜야 할 약속문을 정한 거니까. 


약속문에서 각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조항이 있나요?

카롱 "우리는 상호 높임말을 쓰고 서로의 지식, 경험, 가치관, 취향을 존중합니다."

각자 자라온 환경과 가진 생각이 다를 텐데, 서로 존중하자는 뜻이 마음에 와닿았어요.


유뇽 "평가와 편견, 고정관념이 담긴 말과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의견을 낼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평가와 판단이 많아지면 사람이 소극적으로 변하고,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지잖아요, 누군가의 의견이 어떻게 발전할지는 아무도 모르는데도요. 그런 부분을 방지하기 위해 중요한 조항이라고 생각해요.


무니 저도 유뇽님과 같은 조항이요. 평소 일상에서도 이 조항을 지키고자 노력하는데, 이게 생각보다 어려워요. 일상적인 말속에도 고정관념이 담겨있잖아요, 저도 아직 누군가와 이야기하다 보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튀어나오더라고요. 가장 지키기 어려운 조항일 수 있겠다 싶어요.


'무지랑이 약속문' 전문


'무지랑이'의 핵심은 무엇이라고 생각을 하시나요?

유뇽 무지랑이도 무중력지대 성북을 이용하는 당사자잖아요. 이용자를 대표하는 사람들로서 이 공간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개선안을 건의, 제안하는 게 핵심이 아닐까요?

무니 이 공간을 몰랐던 사람들에게 소개해주는 게 핵심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예전에 이 근처에서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했는데도 이런 공간이 있다는 걸 몰랐어요.

그런데 그 사이에 많은 활동이나 프로그램들이 진행되었잖아요. 그걸 조금만 일찍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저 같은 분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먼저 이용해 본 사람으로서 다른 분들에게 정보를 쉽게 전달을 해주고 자신의 경험을 소개해주는 일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2021년도 '무지랑이'에서 어떤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나요?

유뇽 환경과 비건, 마음건강을 주제로 한 프로젝트를 준비 중입니다. 

각자 관심 있는 주제로 프로젝트 기획서를 써보고, 투표를 통해 가장 많이 득표한 세 가지를 선정했어요. 세 개의 팀으로 나누어 활동할 예정이에요. 


팀별 프로젝트를 조금 더 자세히 소개해주세요.

왜 이 프로젝트를 하고 싶은지, 프로젝트를 통해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싶은지, 어떤 결과를 상상하는지도요.

유뇽 저는 '쓰레기의 하루'라는 팀으로 활동할 예정이에요.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환경과 관련된 프로젝트입니다. 

인간이 사는 동안 하루라도 쓰레기가 안 나오는 날이 없잖아요. 이 쓰레기들이 만들어져 사용되고 버려지는 과정까지, 말 그대로 '쓰레기'의 '하루'를 따라가는 여행을 기획하고 있어요.


환경문제에 관심 없던 사람도 조금이나마 관심을 가지게 만들고 싶어요.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을 만나고 싶어요. 비건이나 여성주의 같은 여러 가치들이 맞물려서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더라고요.

 

카롱 '마음감량Day'라는 프로젝트인데요. 코로나 블루로 인한 우울감을 해소하기 위해, 저마다 사연을 가진 청년들과 '마음 건강'이라는 주제로 간담회를 기획하고 있어요. 이야기를 나누며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청년들이 서로 공감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에요.


스스로의 마음을 직면해본 적 없는 분들이 참여하셨으면 좋겠어요. 청년들이 마음을 열고 고민을 이야기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만들고 싶어요.


무니 '모두의 비건'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비건에 도전해보고 싶은 분들과 함께, 일상 속에서 쉽고 즐겁게 실천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만들고 있어요. 저도 평소 채식주의를 지향하려 하지만 혼자서는 시도하기 너무 힘들더라고요. 한 명의 완벽한 비건 보다 여러 명의 채식지향주의자를 만드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사실 세 가지 프로젝트 다 관심이 있어서 할 수 있다면 전부 참여하고 싶어요.(웃음)


유뇽님의 경우 '무지랑이' 0기에서도 활동을 하셨는데요, 0기와 1기 활동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유뇽 느껴지는 분위기가 다른 것 같아요. 

0기가 진지하고 클래식하다면, 1기는 보다 가볍고 캐주얼한 분위기예요. 

비유하자면 대학 졸업반 선배와 새내기 같달까요.


0기는 이 사업의 방향과 기반을 만드는 역할이었기에 좀 더 머리 아프고 치열한 의견수렴 과정이 있어요. 

반면, 1기는 우리가 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하는 거라서 과정이 밝고 쾌활하게 느껴져요.


0기에서 인상적인 기억은 무엇인가요? 또 활동을 통해 얻은 것이 있나요? 

유뇽 그런 치열하고 진지한 논의들이 가장 인상적으로 남아있어요. 이때 청년정책이나 활동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하게 되었어요. 저에게 굉장히 좋은 경험이었어요.



'무지랑이' 활동을 통해 얻고자 하는 건 무엇인가요? 

무니 개인적으로 이전에는 이런 활동을 접할 기회가 전혀 없었어요.  '무지랑이' 를 하고 있다는 그 자체가 저에게는 되게 색다르고 좋은 경험이에요.

유뇽 기존에 해오던 일과는 다른, 새로운 이슈에도 관심을 갖고 싶어서요.

여기 오면 다들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으니까 그런 이야기를 듣고 배울 수 있어요.

카롱 '청년 시민'으로서, 제 삶의 주체로 살아가기 위해서요. '무지랑이' 활동을 통해 삶을 채워갔으면 좋겠습니다.


스스로 정의하는 '무지랑이'는 어떤 커뮤니티인가요?

유뇽 '가능성'입니다. 지금은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훗날 2기, 3기는 어떤 방향으로 변화할지 모르잖아요.

카롱 저는 써왔는데요.(웃음) '평범한 청년들이 시민력을 찾다.'

무니 '소개팅 주선자'요. 기존 이용자들과 새로 찾아오는 사람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요.

또 무중력지대 성북과 이용자 사이를 이어준다는 의미도 있고요. 저희는 양쪽을 다 알고 있잖아요.


커뮤니티로써 '무지랑이'에게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세요.

유뇽 유쾌하고 화목한 ‘무지랑이’가 되기를. 

카롱 더욱 돈독하고 단단한 관계가 되었으면 합니다. 다른 프로젝트 팀과도 더 많은 교류가 있으면 좋겠어요. 

무니 누구도 소외되거나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서 우리가 약속문도 만들고 프로젝트도 진행하는 거니까요.


'무지랑이' 1기의 최종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유뇽 모르겠는데요. 아시는 분 계세요?(웃음)

카롱 청년 자치를 실현하는 건강한 모임 만들기.

무니 거창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보다는, 지금 우리가 하는 일로 무언가 일구어지고 있구나. 그 정도만 확인해도 만족할 것 같아요.

유뇽 그냥 목표는 정하지 않을래요. 아직 가능성이 많잖아요. 


이 글을 읽고 계실 분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카롱 진짜 나를 찾아가는 여러분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기도합니다.

무니 이 인터뷰를 발견했다면 그것만으로도 다음 '무지랑이'의 자격이 충분하다 생각합니다. 보통 이런 거 잘 안 읽잖아요.(웃음)

유뇽 '무지랑이' 재밌어요. 2기 때 오세요.


마지막으로, 2기도 하실 거예요?

유뇽 네.

무니 저도 할래요.

카롱 저는 올해 해보고요.(웃음)




발행 무중력지대 성북

해당 인터뷰는 정부 방역 지침을 준수하며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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