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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중력지대 성북 Dec 09. 2021

스스로 힘을 만드는 곳 : 청년살이발전소

#PLACE

무소식은ㅡ

무중력지대 성북을 기점으로 사람·커뮤니티·장소 등 주체적 청년 생태계 소식을 담아냅니다.

인지하지 못했던 당연한 것들의 이야기를 조명합니다.

무소식 4호 : PLACE


정릉시장에 자리잡은 '청년살이발전소'는 공유주방 대관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과 관계맺고 있습니다. 이름처럼 청년들의 활동에 '자가동력'을 만드는 공간 '청년살이발전소', 그 곳을 꾸려나가는 '택'(공준호)과 '두잇'(양혁진)을 만나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두잇 안녕하세요. '청년살이발전소'에서 일하는 두잇입니다. 'Just do it'의 'do it'이에요.(웃음) 지역과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역할로 올해 합류했습니다.

 저는 택이라고 합니다. 프로그램 기획, 운영을 맡고 있어요. 두잇과 함께 '청년살이발전소'를 운영하며 많이 배우고 성장하고 있습니다.


'청년살이발전소'는 어떤 곳인가요?

 ‘청년살이발전소’는 2016년, 주민참여예산으로 지역 청년활동가들을 지원하는 공간으로 시작되었어요. 이후 2018년 6월에 '성북문화재단'에서 위탁을 받아 운영하게 되면서 증축공사를 통해 현재의 공유주방이 만들어지게 되었어요.

두잇 '청년살이발전소'가 하는 일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는데요. 하나는 청년 창업 및 진로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 또 다른 하나는 지역 문화 프로그램, 마지막으로 청년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 프로그램. 이 세 가지 골조 안에서 세부 프로그램들을 만들고 있어요.


'청년살이발전소' 공간은 어떻게 이용할 수 있나요?

 공간은 예약을 통해 대관하실 수 있습니다. 평일 10시부터 18시까지, 1회 최대 4시간 동안 이용이 가능해요. 성북구 주민이 아니더라도 이 공간을 쓰고 싶으신 분이라면 누구든지 예약하실 수 있어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 이용료가 없어요. 무료입니다.(웃음) 공유주방의 다양한 장비를 통해 친구들과 음식을 만들어 먹거나 레시피를 만드는 공간으로 이용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청년살이발전소'의 핵심, 공유주방을 자랑해주세요.

 전문적인 장비가 잘 갖춰져 있어요. 전문가들로부터 컨설팅을 받아 수준급 요리까지 가능하도록 준비되어 있죠. 특히 베이킹이나 카페용 장비들이 잘 마련되어 있는데요. 믹서기는 물론이고, 오븐도 컨벤션 오븐과 데크 오븐 둘 다 갖추고 있거든요. 이런 장비들을 무료로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게 매우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30인 정도가 한꺼번에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식기가 준비되어 있거든요. 코로나가 좀 잠잠해지고 다 같이 모일 수 있는 날이 오면 '청년살이발전소'에서 모임을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청년살이발전소의 공유주방


'청년살이발전소'는 어떤 방식으로 청년들과 소통하고 있나요?

 크게는 대관과 프로그램 운영이에요. 2019년부터 청년들과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고요. 2020년에는 '기획자의 부엌', '너의 취향이 궁금해'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들이 주체적 활동을 만들어가는 데 집중했어요. 또 하나 집중하고 있는 것은 청년들과 지역 내 주민들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일인데요. 최근 진행하고 있는 '포춘 프로젝트'가 대표적이에요. '포춘 프로젝트'를 통해 청년 활동가와 지역 상점이 만나도록 하고, 그 과정에서 지역 내 연결고리들이 생기기를 기대하고 있죠.


진행했던 프로그램에 대해서 조금 더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기획자의 부엌'과 '기획자의 산책'. 이름이 독특한데요?

 '기획자의 부엌'은 공유주방의 특성을 반영한 프로그램이에요. "초보 기획자를 위한 사이드잡 프로젝트"라는 부제에 끌려 왔다는 분들이 많았어요. 학생이나 직장인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에서 벗어나 사이드잡으로서 무언가를 실험해볼 기회라는 생각으로 오시는 분들이 다수였던 거죠. 그런 분들께 기획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하나의 목표였고요, '주방을 이용한 소셜다이닝을 만든다'가 또 다른 목표였어요.

코로나 이후 주방을 사용할 수 없게 되고 모이는 것이 제한되면서 프로그램 운영에도 제약이 많이 생겼어요. 그래서 올해 진행한 '기획자의 산책'은 '소셜다이닝'이라는 틀 없이 '정릉'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했어요. '정릉을 기반으로 무엇을 상상할 수 있을까?', '정릉 안에서 내가 해보고 싶은 게 무엇일까?'를 묻고 지원했죠. 정릉 안에서 다양한 활동을 경험하게 된다면, 지역 청년들이 정릉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다음을 도모할 수 있지 않을까요?


'기획자 시리즈'를 통해 어떤 생각을 전달하고 싶나요?

 저는 주체적 활동의 경험이란 걸 강조하고 싶어요. 해보고 싶거나 관심 있는 것들은 모두 가지고 있잖아요. 그런데 그걸 구체화하는 법을 모르거나 자원이 부족해, 아이디어 단계에서 멈추는 경우들이 많아요. 머리로만 그리던 것을 구체화해 본 경험은 성장에 큰 동력이 될 거라 생각해요. 자신의 진로나 이후 삶의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죠. 기획자 시리즈를 통해 자기 주체적 활동을 만들어가는 분들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2019년에 진행한  'WED'의 이야기를 만화로 재구성해서 업로드하고 계시잖아요. 어떤 프로그램인가요? 또 시간이 꽤 지난 프로그램인데 어떤 필요성을 느끼고 콘텐츠를 새로 제작하게 되었나요?

 'WED'는 다른 일을 하다 요식업 창업한 분들을 초청해서 청년들과 음식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에요. '청년살이발전소'의 첫 시작 프로그램으로, 아주 성공적이었기에 굉장히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두잇 새로 합류하는 입장에서 예전 사업을 어떤 방식으로 이어받을지 고민하던 중에 'WED'를 다시 보게 되었는데, 너무 좋은 거예요. 새롭게 뭘 하냐고.(웃음)

청년들한테는 아직 인생 전환의 계기가 많지 않잖아요. 강연자분들이 전직을 하게 된 이야기가 굉장히 감동적이었어요. 또 이야기와 음식과 잘 어우러져서 아주 인상 깊었어요. 이 이야기가 묻히는 게 너무 아쉬웠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이 콘텐츠를 다시 볼 수 있도록 만들 방법을 생각했죠. 그 과정에서 인턴과 협의를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웹툰'이라는 방식을 선택하게 되었어요. 


청년살이발전소 외관


'포춘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도 부탁드려요. 포춘쿠키로 대체 뭘 하고 계신 건가요?

 포춘쿠키는 쿠키 자체보다 쿠키 안에 담긴 메시지가 중요하잖아요. 소통이 힘든 코로나 시기에 포춘쿠키를 통해서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고 보았어요. 공유주방에서 포춘쿠키를 굽는 게 가능하니까 같이 구울 사람도 모을 수 있고, 나눠주면서 또 다른 사람들과 연결될 수도 있고요.

두잇 지역에 새롭게 들어온 청년들에게 지역을 어떻게 알릴지 고민이 있었어요. 포춘쿠키가 있으니 지역 상점들과 인사도 자주 하게 되고, 희망 일자리 사업으로 오신 어르신들과 관계 맺기에도 좋았어요. 인상적인 장면이 있었는데요. 인턴이 사무실에 있는데, 희망 일자리 어르신과 이야기할 계기가 별로 없었던 거예요. 그런데 이 포춘쿠키를 갖고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르신의 마을 이야기까지 나오게 된 거죠. '아, 이거구나.' 싶었어요. 이 쿠키 하나로 지역 분들과 만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딱 들더라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포춘쿠키가 '청년살이발전소'의 마스코트가 되었잖아요.

두잇 네. 인턴이 '포추니'라는 캐릭터를 만들어 주었어요. "제가 청년살이발전소를 핫하게 만들어 드리겠습니다."라고 선언하더라고요.(웃음) 실제로 '포추니'를 활용한 콘텐츠가 시작된 후 소셜미디어 채널의 팔로워가 비약적으로 늘었어요. 

 '청년살이발전소'의 인스타그램을 보시면 알겠지만, 이 '포추니'가 등장하는 인스타툰도 계속 올리고 있거든요. 포춘쿠키 '포추니'가 살고 있는 집은 오븐이에요. 그리고 제빙기에 사는 친구 '어르미', 에스프레소 머신의 '샷잔이' 처럼 다양한 설정의 캐릭터를 통해 공유주방을 소개하고 있어요. 연말에 '포추니'를 굿즈로 만들어서 홍보도 더 하고 캐릭터화를 확실히 해보려 합니다. 


마스코트 '포추니'와 '샷잔이'


공간을 운영하면서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 하나씩 알려주시면 좋을 거 같아요.

 우선 2019년의 시간들은 너무 좋았어요. 처음에는 불안감을 안고 '청년살이발전소'를 시작을 했어요. 이 공간의 쓰임새에 대한 고민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사람들이 방문해서 즐거워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많이 해소가 되었어요. 이 공간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공간이 될 수 있구나를 느꼈을 때 정말 좋았죠.

아쉬운 점은, 어쩔 수 없는 코로나19 상황들이죠. 공간을 활용하고 사람들과 교류하는데 제약이 있다는 것, 특히 장비들이 이용되지 못한다는 점이 많이 아쉬워요.


지역 안에서 여러 단체들과 함께 다양한 협업을 하고 계시잖아요.

 성북구의 다양한 청년 공간들과 협업하고 협력 구조를 만드는 데 함께하고 있어요. 지역에 청년 공간들이 나날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그 주체들이 서로 교류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중입니다.

처음 '청년살이발전소'를 시작하면서 이 공간을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막막했을 때 주변 청년공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계속 함께 교류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지역 안에서 '청년'이라는 한 가지 개념을 함께 고민하는 동료들을 만나 위안을 얻었어요. 

두잇 혼자 하는 것보다는 연대를 통해서 할 수 있는 게 훨씬 많으니까요.


'청년살이발전소'가 위치한 '정릉시장'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나요?

 사실은 처음에 간과했던 지점이었어요. 이곳은 분명 '정릉시장' 안에 뿌리내린 공간임에도 이 지역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던 거죠. 그러다 정릉 전문가(웃음) 두잇이 합류하게 되었고, 지역과 주민들과 관계를 맺는 걸 경험하며 많은 고민들이 해소되었죠.

두잇 올해 제 미션이 '지역 연계'잖아요. 전통시장 상인들이 자신의 노하우를 밖으로 내보이는 데 있어 적극적이지는 않아요. 그럼에도 정릉시장에는 그런 비법들을 기꺼이 오픈하는 개방적인 분들이 계세요. 그분들의 이야기를 공식적으로 담을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면서 '상인의 시간' 프로그램으로 이어질 수 있었어요.

그리고 '청년살이발전소' 안쪽에 상인회 교육실이 있어요. 상인 분들이 이 공간을 굉장히 좋아하세요. 상인들이 편안하게 드나들면서 이 공간에 대해서 다양한 상상을 해요. 2019년도 말에 상인들의 송년파티를 '공유주방'과 '커뮤니티홀'에서 한 적도 있어요. 너무 보기 좋고 인상적이었죠. '청년살이발전소'는 지역주민과 청년, 상인들이 교류하는 최적의 공간이라 생각하게 되었어요. 


지역공간으로써 '청년살이발전소'의 지향점은 무엇인가요?

 경험을 만드는 공간이 되었으면 해요. 주체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곳. 저희 이름이 '청년살이발전소'잖아요. '발전소'라는 단어 때문인지 저에게는 이곳이 '자가동력을 만드는 곳'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거든요. 청년들이 이곳을 통해 자기의 미래를 만들어 가는 힘을 경험해봤으면 좋겠어요.


스스로 정의하는 '청년살이발전소'는 어떤 공간인가요?

 '자가동력발전' 여러가지 힘을 만들어 가는 공간이길 바라요.

두잇 관계를 맺고 연결 짓는, '관계의 꽃을 피우는 곳.'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는?

 단기적으로는 '기획자의 산책'을 잘 마무리하는 것과 올해 자료집을 만드는 것이고요. 이제 내년을 잘 준비해야죠. 두잇과 함께.

두잇 '동력'이라는 게 결국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일 텐데, 그걸 우리가 어떻게 만들고 싶은지, 혹은 어떤 원리로 만들어 왔는지 분석하는 일이 필요한 것 같아요. 코로나 때문에 이전에 했던 방법들을 시도하지 못하고 있잖아요. '청년살이발전소'를 관통하는 비전과 원리가 무엇인지 잘 정리해서 어떤 상황에서든지 그것을 구현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두잇 포춘쿠키 구우러 오시죠.(웃음)




발행 무중력지대 성북

해당 인터뷰는 정부 방역 지침을 준수하며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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