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해의 섬,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언어를 쓰는 곳, 이 두 가지 기준으로 여행지 검색을 하다가 당첨된 쿠라싸오. 에메랄드색 해변에 예쁜 색깔의 집들이 있는 걸 보고 바로 여기다 생각했고, 쿠라싸오라는 이름을 보고는 바로 비행기표를 끊었다. (올바른 표기법은 퀴라소라는데 쿠라싸오가 더 예쁘니까)
도착해서 아무 게스트하우스나 가야지 하고 숙소 예약을 안 하고 갔는데 알고 봤더니 리조트밖에 없는 곳이었다. 어쩔 수 없이 예정에도 없던 카우치 서핑에 도전해서, 손톱을 가위로 깎고 네덜란드어 랩 노래를 신나서 추천해주던 벨기에 애들 집에서 며칠을 묵었다. 한 문장에 영어, 스페인어, 네덜란드어를 섞어 쓰는 걸 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 석양의 해변에서 춤을 추는 사람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