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유가오카. 자유의 언덕에서 우리는 차 쇼핑의 자유를 넘치게 누렸다. 배가 고픈 줄도 모르고 루피시아 본점과 카렐차펙을 넘나들었으며 TWG매장을 기웃거리고 투데이이즈스페셜에 있는 주방용품에까지 손을 뻗었다. 지갑이 텅텅 비었을 무렵, 생각났다. 우리의 점심.
맛집이라고 찾은 곳은 문이 꾹 닫혀있었고, 이 동네는 맛집이 없기로 유명한 곳이 아닌가. 카페가 넘쳐나는 동네였다. 그렇다고 달달한 것들로 배를 채우고 싶지는 않았고 뭔가 배부르게 따뜻한 밥 한 공기를 먹고 싶은 기분이었다.
이심전심이었을까, 뚜벅뚜벅 걷던 우리는 어느 가게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그릇 가득 새우며 튀김이 가득 올려진 음식 모형이 있는 허름한 집 앞이었다. 여기 들어갈래,라고 친구가 말했다.
작고 오래된 곳이었다. 짭조름한 냄새가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할머니 한 분이 주문을 받고 있었고, 주문을 마친 할아버지는 익숙한 듯이 신문을 펼쳤다. 단골이신가 하는 생각과 함께 문득 물어보고 싶었다.
"할아버지, 여기 맛있어요?"
자리를 잡은 우리에게 할머니가 오셔서 주문을 받았다. 떠듬떠듬 원하는 것을 말하는데 어리숙한 내 발음을 한 글자 한 글자 다시 고쳐 말해주신다. 예쁘게 잘 배워야지, 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 하고 할머니에게 혼나는 기분이다. 아, 미안해요. 하고는 할머니의 발음대로 다시 잘 말해본다. 예쁘게 잘 발음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면류와 덮밥류가 있는 동네의 흔한 밥집. 테이블마다 신문이 있고 우리를 제외하고는 모두 동네 주민인 것 같았다. 젊은 사람도 우리뿐. 이런 분위기가 너무 좋을 때가 있다. 한국에서는 누리지 못하는 기분이기 때문일까.
짭조름한 냄새가 공간에 배어있는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이 많은 이유도 있었던 것 같다. 간이 세고 짭조름할 것 같은 새우덮밥이 놓였다.
경상도 출신인 나는 어렸을 때부터 간이 센 음식을 먹는 것이 익숙했다. 짜고 맵고 강한 음식들에 둘러싸여 어린 시절을 보냈다. 삼삼한 맛의 음식이 있다는 것은 대학을 다니러 서울에 온 이후에 알게 되었다. 사람의 취향은 바뀌지 않는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은지 심심한 맛의 서울김치를 입에도 못 대겠다고 엄마에게 징징거리던 20살의 나는 어느새 짜고 맛이 강한 부산 김치를 좋아하지 않는 30대의 서울 사람이 되었다.
엄마 너무 짠 것 같아. 엄마 소금 너무 들어간 것 같아. 엄마 간장 많이 넣었어? 하는 내 입엔 조금 짠 새우덮밥이 한 그릇 가득.
그래도 배부르게 잘 먹었다. 짭조름하고 오동통한 새우가 지금도 생각나는 것을 보니 정말 잘 먹은 것 같다.
매주 목요일엔 쉰다고 합니다. 목요일이 아니어서, 짭조름한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울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었나요.
겹벚꽃이 너무 예쁘게 피는 날이었다.
長寿庵(ちょうじゅあん)
東京目黒川区自由ヶ丘,1町−15−10
AM11:30 - PM09:00(木曜日休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