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렁설렁 아침을 먹을까,

by youyou

묵고 있는 민박집주인에게 근처에 아침을 먹을만한 곳이 있을까요? 하고 물었다. 세상만사 모든 것을 알려주실 것처럼 적극적인 주인은 아침 이야기에 잠시 주춤하시더니 이 동네는 다들 천천히 문 열고 일찍 닫아서 아침을 먹을만한데가 잘 없다고 말했다. 생각을 좀 해볼게요 하시더니 결국 알려주신 답은 역 근처 맥도널드. 맥도널드도 아침을 먹기엔 좋은 곳이지만 그렇지만요.

일단 우리 천천히 산책이나 해볼까?



고양이 안녀엉.

따뜻한 햇빛을 즐기고 있는 고양이를 살짝 방해하고, 부동산업자처럼 이 집과 저 집을 비교하고, 남의 집의 나무와 식물을 부러워하는 느긋한 산책길. 이 집은 대문이 너무 예쁘고, 저 집은 담장으로 올라온 가지가 너무 예쁘고, 코너를 돌아 만나는 집은 아직 벚꽃이 근사하다. 출근인사를 나누는 가족들을 부러워하고 우리보다 걸음이 빠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시간.



이 집은 우리의 관심을 지속해서 끌고 또 끌었던 집인데 며칠 만에 처음으로 문 열릴 모습을 보았다. 신나서 다가가 보았더니 작은 식당이고 오픈 시간이 매우 짧아서 아쉬웠던 곳.



그래서 아침은 결국 역 앞 도토루에서 먹었다. 따뜻한 모닝세트를 시키고 창가 자리에 앉았는데, 역 바로 맞은편에 있는 공원이 한눈에 들어왔다. 저기도 함께 산책했으면 좋았겠다는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민박집주인이 이런 세세한 포인트를 숙박객들에게 알려주면 더 좋겠다는 소망을 우리끼리 나누었다.

우린 조금 별난 애들일 테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침부터 어딘가로 움직이기 바쁘겠지. 어느 관광지나 어느 맛집을 찾아다니느라 바쁜 사람들이라 근처에 어떤 공원이 있는지, 어떤 나무가 예쁜지, 어디서 보는 광경이 예쁜지 같은 건 관심이 없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어렴풋이 했다.

여행지에선 어떤 아침을 보내시나요?


사월의 짧은 아침 시간이 그리운 이제는 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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