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니 이 새우 다 가져가라, 택배로 보내뿌리께"
"갑자기 새우 뭐야?"
"니 작은설에 오면 그거 뭐고 국수 위에 케찹 뿌려서 먹는 거 그거 만들어 묵을랑가 하고 사놨는데 가씨나 오지도 않고 가꼬가라 당장!"
"왜 샀어- 전에 만들어 줄때는 이런거 맛때가리도 없다 하더니."
"우리집이 새우를 튀기나 뭘 하나. 니 묵을랑가 하고 비싸게 사서 놨둬떠니만."
"엄마?"
닮았다. 엄마와 나는 꼭.
뒤늦게 성질을 부리곤 한다. 성질이 나면 참을 수가 없다. 화를 내야한다. 물건 때문에 성질이 난 거라면 그 물건을 눈 앞에서 치워야 직성이 풀린다. 모질게 말하고 돌아서서 꼭 후회한다.
벌써 한달도 더 지난 설 명절에 내가 본가에 내려가지 않은 일로 엄마는 아직도 화가 나 있다.
니가 안와서 영화도 못보고, 아껴놓은 백화점 상품권도 못 썼고, 겨울 옷 들어가기 전에 쇼핑 좀 하려고 했는데 그것도 못했고, 남편이랑 아들은 나랑 안놀아주고, 내가 뭘 니를 괴롭히나 뭐하나 집에와서 좀 쉬다 가지 그걸 안왔냐고 벌서 열두번도 더 궁시렁 댔는데 그건 화가 아니었나보다.
엄마의 화를 가라앉히고 싶다.
내 화를 가라앉히고 싶을땐 엄마의 화를 가라앉히는 방법도 함께 생각해본다. 우리는 어쩌면 너무 닮은 사람들이어서.
모질게 말하고 싶다. 내가 나에게 모진 사람인 것 처럼.
함께 둥글게 살자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