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해한 시골 청춘 로맨스 (넷플릭스 드라마/조이/추영우/백성철)
연출: 권석장
출연: 조이(박수영), 추영우, 백성철
장르: 로맨틱 코미디
방영횟수: 12부작
공개일: 월-수 오후 9시 (넷플릭스 기준)
하루아침에 도심에서 시골 마을 희동리로 떨어진 수의사 '한지율(추영우)'. 그는 크루즈 여행을 떠난 할아버지를 대신해 동네에 하나 뿐인 동물병원을 맡게 되어 계획에 없던 전원생활을 하게 된다. 부임 첫 날부터 본인 일에 안 끼어드는 데가 없는 희동리 최고의 인싸 순경 '안자영'과 선이라고는 없는 오지라퍼 동네 사람들 때문에 '지율'에게는 단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다. '지율'은 번번이 자신을 귀찮게 하는 '자영'이 눈에 거슬리면서도 왠지 모르게 신경이 쓰인다. '자영'을 짝사랑하는 소꿉친구이자 청년회장 '상현(백성철)'도 자꾸만 티격태격하는 두 사람을 보며 묘한 감정을 느낀다. 이렇게 외지인 한 명의 등장으로 평화롭던 시골 마을 청춘들의 마음이 요동치기 시작한다.
<어쩌다 전원일기>는 갑작스레 시골 마을로 부임한 수의사 '한지율(추영우)'과 어디선가 그에게 무슨 일이 나타날 때마다 등장하는 해결사 '안자영(박수영)', 그리고 복숭아 농사를 책임지는 청년회장 '이상현(백성철)'의 풋풋한 삼각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회당 30분 남짓 되는 짧은 분량이고, 싱그러운 농촌을 배경으로 한 청춘물이라 가볍게 보기 좋다. 최근 <갯마을 차차차>, <동백꽃 필 무렵> 정도를 제외하면 시골 배경의 드라마가 많지 않았던 터라 트렌디한 로맨틱 코미디 장르와 정겨운 시골 풍경의 조화가 제법 신선하다.
'지율'과 '자영'의 관계는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듯하다. 두 사람은 어린 시절 서로의 비밀친구였지만 20여 년이 지난 지금 '자영'은 '지율'의 존재를 그대로 기억하는 반면 '지율'은 비밀친구라는 기억 자체를 잃어버렸다. 소설 속 소녀가 자신을 귀찮게 여기는 소년에게 화가 나 돌을 던진 것처럼 '자영'은 자신을 기억 못하는 '지율'에게 자꾸만 샘이 나 툭툭 시비를 건다. 앞으로 '지율'이 '자영'과의 추억을 어떻게 기억해 낼 지, 그리고 두 남녀의 관계에 어떤 변화가 찾아들 지가 스토리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레드벨벳'의 오랜 팬이지만 '조이'가 주연으로 출연한 작품을 제대로 본 적은 없다. (보다가 하차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직 연기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고, 작품의 선구안 또한 좋지 않은 편이었다. 이번에도 어느 정도 선입견을 갖고 1화를 시청했는데, '안자영'이라는 인물과 '조이'의 싱크로율이 높아서 그런지 꽤나 자연스럽게 배역을 소화하고 있다. 표정 연기가 조금 아쉽긴 하지만, 대사 전달력이나 발성은 점점 좋아지는 것 같다. 청춘물답게 '추영우', '백성철' 배우와의 얼굴 합도 좋고 남자 주연 배우들은 라이징 스타답게 준수한 연기력을 보여준다. 줄거리는 뻔하고 예상 가능한 방향으로 흘러갈 작품일 지라도, 배우들의 케미스트리 덕에 기분 좋게 볼 수 있는 싱그러운 로코물이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