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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opofilm Mar 20. 2021

[넷플릭스]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2

이러려고 2탄을 기다렸나 (김소현/송강/정가람/고민시/넷플릭스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2로 컴백

 "김소현""송강", "정가람"이 출연하는 동명의 다음웹툰 원작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이 두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는 원작의 소재와 특유의 오글거리는 분위기 때문에 시즌1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는 편이었다. 그래도 세 청춘배우의 뛰어난 비주얼과 몰입하기 힘든 소재를 커버하는 연기력, 그리고 몽글몽글한 영상미라는 확실한 강점이 있어 비교적 나쁘지 않은 반응이 나타났던 것 같다. 특히 세 주연배우의 하이틴 로맨스에 설렘 포인트를 느끼는 시청자들이 많았는데, 이 점이 시즌2를 가져오게 된 결정적인 촉매제가 되지 않았나 싶다.

4년 후의 좋알람, 방패를 깨려는 조조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2>는 주인공들의 고등학교 시절을 배경으로 두었던 시즌1에서 4년이 지난 2023년을 배경으로 진행된다. "조조(김소현)"는 대학생, "혜영(정가람)" '좋알람' 본사의 신입사원이 되었고, "선오(송강)"는 잘 나가는 모델로 활동하면서 배우 오디션 준비에 한창이다. 4년 전, 선오와 헤어진 후 혜영과의 관계를 노력해보겠다고 다짐한 조조는 혜영과 아직까지 연인이 되진 않았지만 학창시절에 비해 훨씬 가까워진 상태다. 조조는 혜영에 대한 자신에 마음을 확인해보고 싶지만, 과거에 깔아둔 방패로 인해 좋알람의 신호를 확인할 수가 없다. 혜영을 좋아한다는 것을 인지하지만, 자신의 마음에 확신을 할 수 없는 조조는 좋알람 초기 개발자 '천덕구'를 다시 만나 방패를 깨고자 한다. 

상처 입은 선오, 잊지 못한 첫사랑

 조조의 속마음을 알지도 못한 채 이별을 통보받은 선오는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조조를 마음 한 켠에 두고 살아간다. 핫한 모델이자 셀럽인 '육조(김시은)'가 자신의 좋알람을 울려 연인임을 행세하지만, 선오는 여전히 조조의 좋알람만을 울릴 뿐이다. 조조를 잊지 못하면서도 체념한 듯 지내고 있었으나 조조가 좋알람 방패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선오는 억울함과 분노에 휩싸인다. 이별의 상처에서 4년째 헤어나오지 못한 선오는 다시 마음가는대로 행동하며 조조에게로 향한다. 좋알람 방패를 없앤 조조의 마음은 혜영과 선오 둘 중 누구에게 향할지..

반감된 재미, 설레는 로맨스의 부재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1이 인기를 끈 이유는 주연배우들의 빛나는 비주얼과 연기력이 이끄는 하이틴 청춘로맨스에 있었다. 원작 자체가 하드보일드한 작품이기 때문에 설렘과 풋풋함만을 기대하기 어려운 건 사실이다. 하지만, 시즌 1을 지탱했던 선오와 조조의 서사가 없어지고, 그를 대체할 만한 중심 스토리가 시즌2에는 나오지 않다보니 상대적으로 재미가 반감되어 버렸다. 원작을 모르는 시청자의 경우, <좋아하면 울리는>에 기대한 스토리는 청춘 로맨스이기 때문에 그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 시즌2에 대해 혹평을 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기도 하다. 시즌1에서 조조를 향한 선오의 불꽃 같던 사랑은 매우 강한 임팩트를 발휘했으나 따뜻하고 소나무 같은 혜영의 이야기는 상대적으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기 어렵게 느껴진다. 극을 이끌어갈 만한 매력적인 스토리의 부재는 시즌2를 기대한 이유마저 상실하게 만든다.

질질 끄는 스토리, 여전한 뮤직비디오식 연출

 시즌1의 문제점 중 하나였던 질질 끄는 스토리의 전개는 시즌2에서도 계속된다. 전개 자체가 매우 느릴뿐더러 극적인 스토리나 중요한 핵심 사건이 등장하지도 않는다. 몇몇 장면을 건너뛰면서 보거나 배속을 걸어두고 시청을 해도 전혀 내용을 파악하는 데에 지장이 없을 정도다. 복잡한 세계관을 이해시키는 것을 온통 인물들의 대사에 할애하는 방식 역시 변함이 없다. 결론적으로, 시즌1의 문제점이 더욱 심화되었고 시즌1이 갖고 있었던 약간의 장점마저도 없어져 호평할 만한 요소가 거의 없어진 것이다.

 <좋아하면 울리는>의 강점은 뮤직비디오 같은 연출이 낳은 예쁜 영상미인데, 문제는 이러한 연출 방식을 과도하게 사용한다는 것이다. 드라마는 스토리가 중심이 되어 끌고 나가야 하는데, 장면 장면이 가져다주는 예쁨으로 승부를 보려다보니 갈수록 영상미에 대한 감흥마저 잃게 된다. 극의 중심을 잡아줄 스토리가 미약하다보니 이러한 편집 스타일과 영상미가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다.

결말에 납득하지 못하는 이유

 조조는 천덕구의 도움으로 좋알람 방패를 깨는 데에 성공하고, 4년만에 혜영의 좋알람을 울린다. 결국은 조조-혜영 커플의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은 셈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조조-선오'의 고등학교 시절부터의 서사를 봐왔기 때문에 흐지부지로 끝나버린 두 사람의 관계의 결말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사실 선오가 조조에게 잘못한 것은 없다. 선오는 조조에게 늘 진심으로 대했고, 당시 조조를 힘들게 하는 여러 가지 상황적인 요인들이 겹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이별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는 와중에도 선오는 끝까지 조조를 사랑했고, 조조 역시 선오를 완전히 잊지는 못했기에 시청자들은 두 사람의 관계가 좀 더 풀어지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절절한 서사를 갖고 있던 선오라는 인물은 시즌2에서 혜영에 대한 조조의 마음을 깨닫게 하는 장치로 밖에 활용하지 않는다. 선오를 민폐 캐릭터로 전락시킴으로써 조조가 혜영을 좋아한다는 확신을 얻게 했지만, 많은 시청자들이 선오 캐릭터에 이입을 한 나머지 스토리에 대한 공감을 완전히 상실해버렸다. 선오와 조조가 이어지지 않았다고 해서 불만이 생긴 게 아니라, 혜영과 조조가 이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선오 캐릭터를 이렇게 소비해서는 안됐다고 생각한다.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2를 기다렸던 시청자들이 지금의 시즌2가 풀어낸 이야기를 기대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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