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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opofilm Jul 22. 2021

[드라마 리뷰] 너는 나의 봄 (1~6화)

스릴러와 로맨스 사이 잃어버린 균형 (서현진/김동욱/윤박/tvn 드라마)

호불호 극명한 <너는 나의 봄>

 <식샤를 합시다><또 오해영><사랑의 온도> 등의 작품으로 로코퀸에 등극했던 '서현진'의 본업 복귀, 그리고 <그 남자의 기억법>으로 마니아층을 양산했던 '김동욱'의 합류로 <너는 나의 봄>은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출발했다. 방영 전 홍보 포인트 또한 힐링 로맨스 드라마를 표방하고 있었기에 비주얼과 연기력을 모두 갖춘 배우들의 훈훈한 스토리를 접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되었다. 하지만, 정작 방송이 시작되고 난 후 줄거리가 로맨스보다는 스릴러의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달달한 예고편에 혹했던 시청자들은 뒤통수를 얻어맞는 기분을 경험했다. 갑작스런 서스펜스의 전개는 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그마저도 설득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며 배우들의 이름값이 무색할 정도로 시청률은 답보 상태에 이르렀다.

풋풋한 힐링 로맨스와 스릴러의 부조화

 아직 6화까지 밖에 방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감상평을 이야기하는데 조금 이른 감이 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까지는 드라마를 시청하며 비슷한 느낌을 받은 시청자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너는 나의 봄>은 마치 한 작품 안에 2개의 스토리가 있는 것처럼 전개된다. '서현진'과 '김동욱'의 치유가 깃든 힐링 러브 스토리, 그리고 정체불명의 남자 '윤박'이 등장하는 스릴러. 우선 '서현진'과 '김동욱'이 연기하는 '강다정' '주영도'의 로맨스는 굉장히 자연스럽고 케미도 좋다. 특히 정신과 전문의인 주영도가 어린 시절의 상처를 지닌 강다정을 치유해줌으로써 연인으로 발전해나가는 이야기는 안정감 있게 전개된다. 특히 로맨스에 특화된 두 배우의 연기력으로 인해 평범한 스토리임에도 캐릭터 간의 케미가 살아나는 느낌이다. (제법 귀여운 조합이다.)

 하지만, 단 2회만에 충격적인 전개를 선사한 '이안 체이스/최정민(윤박)'이 등장하기만 하면 작품은 맥이 끊긴다. 재미가 없거나 스토리가 엉성하다는 문제와는 이야기가 다르다. 앞선 힐링 로맨스 줄거리와 미스터리한 또다른 이야기가 조화롭게 어우러지지 못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 6회까지 진행되었음에도 해당 스토리의 당위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고, 전개 방식 또한 불친절하며 그마저도 대사를 통한 설명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한 회의 전체 분량을 기준으로 한다면, 스릴러의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매회 엔딩과 오프닝은 거의 미스터리한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그만큼 서스펜스적 요소에 강조를 두고 있다는 뜻인데, 호기심을 어필한다기보다는 '그래서 뭐 어쩌자는거지...?'와 같은 의문점을 만든다. '이안 체이스'가 '최정민'의 쌍둥이라는 점과 과거의 서사가 조금씩 밝혀지면서 미스테리가 조금씩 해결되고는 있지만, 아직까진 해당 스토리에 대해 호평보다 혹평이 더 많은 편이다. 


스릴러+로맨스, 어울릴 수 없는 조합이었나

 스릴러와 로맨틱코미디가 결합된 드라마가 최근 들어 여러 편 방영되었고, 로맨스와 스릴러의 균형 잡힌 조화로 호평을 들은 사례도 제법 있었다. <동백꽃 필 무렵>은 마을의 살인사건을 소재로 사용하였지만, 주인공의 힐링 로맨스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졌고 <사이코지만 괜찮아> 또한 치유와 미스터리의 조합을 드라마틱한 연출력으로 완성시켰다. 따라서 <너는 나의 봄>이 힐링 로맨스로 홍보를 해놓고 스릴러로서의 정체성을 나중에 공개했다 할지라도, 연출과 대본에 설득력이 있었다면 이 정도로 호불호가 갈리지 않았을 것이다. 시청률 확보에 한계가 있는 로맨스 드라마에 미스터리적 요소를 더하여 시청자층을 넓히고자 했겠지만 오히려 반감을 일으키며 시청률이 떨어지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차라리 주인공들의 치유와 로맨스 위주로만 흘러갔다면, 내용은 다소 무난해졌을 지라도 마니아층을 형성하기엔 부족함이 없었을 것이다.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디테일 부족한 연출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줄거리와는 별개로 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한 편이다. 특히 사실상 1인 3역을 시도하고 있는 '윤박'은 적극적이고 로맨틱한 남성부터 소시오패스, 그리고 미스터리한 인물까지 다채로운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이러한 '윤박'의 연기력을 드라마의 연출력이 제대로 부각하지 못하는 느낌이다. 1인 3역을 소화하는 윤박의 캐릭터에 연출적인 차이를 뚜렷하게 두지 않아 시청자가 느끼는 혼란은 배로 증가한다. '최정민''채준', 그리고 '이안 체이스'가 번갈아 가며 등장했는데 워낙 미스터리한 인물이라 그런지 정체가 헷갈릴 때가 많다. 이는 배우의 연기력의 문제라기보다는 디렉팅의 문제가 더욱 크다고 본다.

하반기 기대작 중 하나, 아쉬운 결과

 그리고 스릴러의 어두운 요소를 중화시키고자 하는 의도 때문인지 주인공의 로맨스를 전개할 때는 코믹적인 대사를 상당히 많이 시도한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코믹 대사들이 자연스럽게 비춰지기 보다는 부자연스럽고 오그라든다는 것. 게다가 등장 빈도까지 많다 보니 대사가 작위적이라고 느껴지는 부분도 많다. 로맨스와 코미디, 그리고 스릴러를 오가는 드라마의 다각적인 정체성 때문에 여러 갈래 속에서 제대로 된 갈피를 못 잡은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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