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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즘작가 Jul 05. 2024

어쿠스틱 라이프

21세기 낭만파 인간에 대한 짧은 고찰



어쿠스틱이 뭔데


Acoustic 어쿠스틱은 ‘청각적인, 음향, 전자 장치로 가공되지 않은 순음 그대로의’ 정도의 뜻이다.

그럼 어쿠스틱한 삶은..? 무언가로 화려하게 꾸민 것이 아니라 수수한 듯한 본연의 맛으로 살아가는 것이겠지.

사람들은 각자 지향하는 삶이 다르다.

누군가에게는 화려함과 휘황찬란한, 럭셔리한 삶이 의미가 있을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레트로한, 빈티지스러운 삶과 고풍스러움에 매료되어 살아가는 삶이 의미를 줄 것이다.


난 시대의 흐름을 그대로 따르지도, 전위적이지도, 옛 것에서 아름다움을 찾지도 않는 편이다.

그냥 지금, 있는 그대로의 삶에서 소소한 아름다움을 찾고 누리길 바랄 뿐이다.

욜로족은 아니지만 카르페 디엠의 가치를 중시하고, 탐욕스럽지 않지만 인색하지 않기 위해 적당한 부유함을 원한다.

권력은 필요치 않으나 명예를 중시하고 야망이 넘치며, 사람들에게 무관심하나 생각보다 따뜻하다.

이기적이지 않지만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짙다.

귀찮음과 게으름 속에서도 성실과 열정은 내려놓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최고보다는 최선을 추구하고 누군가에게 증명하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는다.

즉흥적이고 자유로이 살아가나, 그런 삶에 불안함을 느끼지 않는다.


덥지 않은 날은 집에서 걸음으로 25분 거리의 바닷가에서 혼자 걷는 것을 즐긴다.

근로 중 휴식시간에는 좋아하는 곡을 흥얼거리거나 기타를 연습한다.

밤에는 종종 캠퍼스 잔디밭에 돗자리를 펴고 앉아 노래를 흥얼거린다.

어딘가로 급히 뛰어다니기보다는 조금 더 일찍 나와서 신호를 한 번 더 기다린다.


친구들은 그런 모습들 곳곳에 낭만이 묻어있다고 했다. 그런 말은 꽤 기분이 좋다.

그건 삶으로 예술을 하는 사람들에게 허락된 전유물 같은 것이니.

난 ‘낭만’이라는 말의 뜻을 지금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 그냥 느낄 뿐이다.

잘 모르는 단어가 생기면 그 자리에서 찾아보는 편이지만 이런 추상적인 의미를 담은 단어에 있어, 사전적인 정의는 무색할 뿐이니까.


추상적인 가치들은 신이 부여한 일종의 선물이다.

실제로 각자의 행복의 크기를 꺼내어 볼 수도 없기에, 노력한다 해도 절대적인 크기를 비교할 수 없으니까.

우리가 믿는 것, 느끼는 것이 곧 그 크기가 된다.

빵 한 조각을 먹더라도 그게 너무 맛있고, 내게 가장 필요한 것이었다면 파인 다이닝과 비교할 필요가 있을까.

내가 추구하는 이 삶의 본질은 이 별 것 아닌 삶을 즐기고 의미를 찾아가는 것이다.

수수함 그대로, 어떤 양념이나 겉치레 없이 있는 그대로를 즐기는 것 말이다.




꼭 앞만 보고 달리지 않아도 괜찮다.


생각해보면, 매일 하루가 극적으로 새로울 필요는 없다.

다만 작은 무언가를 새롭게 시도하고, 배우고, 즐기는 것이 매일을 특별한 날로 만든다.

매일 앞으로 발을 내딛는 하루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어떤 날은 옆으로 걷기도 하고, 어떤 날은 다시 뒷걸음질 치기도 한다.

삶은 마라톤이 아니다. 단거리 육상은 더더욱 아니고.

얼마나 먼 거리를 달려왔는 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아갈 방향을 제대로 잡았는지, 그리고 매 걸음마다 감춰져 있던 깨달음과 성장을 얻었는 지가 중요할 뿐.


최근에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이 발달하면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취미생활인 음악을 비슷하게 즐기고 있는 사람들을 꽤 찾았다.

그 사람들이 올리는 영상을 보고, 그냥 이 일(취미 음악)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포기하지 않고 지속해가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돈을 벌면서 시간을 쪼개고 취미생활을 이어간다는 건, 생각보다 결코 쉽지 않은 일임을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너 삶을 좀 즐길 줄 안다’고, 지금처럼 살면 된다고 마음 속으로 격하게 응원한다.

나 또한 이 삶이 너무 좋아서 지금처럼 평생 살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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