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요즘작가 Aug 10. 2023

거절당할까봐 두려워하지 마세요.

"교수님, 이제 더는 못 참겠습니다."

(전하고 싶은 말을 먼저 주저리주저리 적고, 마지막에는 제 대학생활을 바꾼 메일 한 통의 전문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거절당하면 뭐 어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때 그 때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현실적인 고민들’로 다시 억누르곤 합니다.

‘내가 정말 할 수 있을까?’ 가 대부분이고, 때로는 ‘상대가 불편해하거나 내 제안이 거절당하면 어쩌지?’ 하는 식의 생각들로 말이에요.


맞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두려움은 흔히 ‘거절감’이라고 합니다.

누군가에게 용기내서 말했는데, 거절당하면 어떨 것 같으신가요?

그냥 당시의 기분이나 상황이 좋지 않아서 상대가 거절했다고 해도 여러분의 머릿 속에는 수만 가지의 생각이 채워질 것입니다.


‘나를 평소에 별로 좋아하지 않았나?’

‘내가 했던 제안이 그렇게 별로였나?’

‘아… 그냥 말을 꺼내지 말 걸…’


그런데요, 이런 생각을 매번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실제로 많은 상황에서 위의 생각들이 단순히 망상이 아니라 상대방이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그럼 이번 거절은 어떤 이유에서 당한 것일까요?

저번 거절은요?


거절당하면 어떻습니까. 잠깐 쪽팔리고 말겠죠.

그런데 시도하지 않은 일이 쌓이면 어떨까요?

후회라는 것은 당신을 금방 잠식해버리는 녀석입니다.

한 일을 확실히 마무리하지 못하고 넘어가면, 당신은 알게 모르게 그것에 에너지를 조금씩 쏟게 되고, 다른 일에 집중하기 어려워지죠.

저는 시도하지 않고 어떤기회가 지나가는 것이 가장 두렵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매번 용기내서 시도하고, 결과를 얻어냈다면요?

당신의 마음은 점점 강해질 것이고, 어느 순간부터는 작은 일은 상처조차 받지 않을 거에요.

‘최선을 다해보고, 안되면 뭐.. 좀 아쉬운거지’라는 말이 쉽게 나오는 사람이 되어있을 겁니다.


우리는 민감성을 조금 떨어뜨릴 필요가 있습니다.

상대의 반응을 100번 예상해본다고 해서, 더 정확한 결론에 도달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당신이 무언가를 시도하고, 실행에 옮긴다면 그 행동의 결과에는 ‘성공확률’이 부여됩니다.

그 확률은 아주 낮을 수도 있죠. 당신이 얼마나 공을 들여 준비한 상황일지에 따라서요.

거절 당할 수도 있죠. 세상에 모든 일이 좋은 쪽으로만 풀린다면 걱정이라는 게 없을테니까요.

그럼에도 우리는 늘 시도해야 합니다. 시도하지 않는다면 성공확률은 확실히 0이거든요.


있잖아요, 무엇이든 처음 시도하는 것이 가장 어렵고, 두렵습니다.

한 번 시도해보면 그 결과와 상관 없이 우리는 경험을 얻게 되잖아요.

그 결과가 성공이었다면 우리에게는 작은 ‘성공경험’이 쌓이게 됩니다.

이게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오는지 아시나요?


동일한 A라는 제안을 세 명에게 한다고 생각해볼게요.

첫 사람이 흔쾌히 승낙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그럼 당신은 두 번째 대상에게 말을 꺼내는 것이 두렵지 않게 될 거에요.

이미 당신은 성공경험이 생겨서 자신감이 붙었을 테니까요.


그런데 사실 두 번째 대상은 당신이 성공경험이 있는지 전혀 알 길이 없습니다.

성사될 확률은 어차피 그대로일 것이란 말이죠.

하지만 큰 차이가 생긴 거에요.


당신은 조금 더 당당한 모습으로 말을 건네게 되었을 것이고, 이 제안이 실패해도 이미 하나의 성공이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부담감은 낮아지죠.

혹시 거절당하더라도 그것은 당신의 문제가 아니라 ‘상대의 상황이 여의치 않았겠지~’ 하는 여유를 부려볼 수 있게 된 거죠.


세 번째는 어떨까요? 더 쉬울 겁니다.

말하고 싶은 것은, 최선을 다해서 시도했다면 당신에게는 후회가 남지 않는다는 거에요.


기회는 잡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내는 것일지도 몰라요.

기회가 왔을 때, 그것이 기회인지 아닌지 분별하는 것 또한 당신의 능력입니다.

무엇이든 해 본 사람이 더 잘 압니다. 기회라는 것도 잡아 본 사람이 더 잘 잡거든요.


마지막으로 제 대학생활의 질을 바꾼 메일 한 통을 보여드리며 글을 마무리짓겠습니다.



교수님, 이제 안되겠습니다. 참을 수가 없습니다.


제가 2년 전에 전공수업 교수님께 보냈던 실제 메일 제목입니다.

짧게 앞뒤 문맥을 설명드리자면요.

저는 2021년 1학기에 복학하고 한 학기 동안 A 교수님의 수업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강의 스타일이 너무 마음에 들었고, 대학 교수님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유머코드를 느꼈습니다.

그리고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분이라는 동질감 느껴지더라구요.


무언가의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한 번만 더 확인해보자는 생각에 2학년 주제에 홀린듯이 다음학기 열린 A 교수님의 4학년 수업 수강신청을 해버렸습니다.


저는 ‘재미’를 가장 중시하기 때문에 성적은 어떻게 나오던 크게 신경쓰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일주일간 수업을 들어보니 지난 학기에 느꼈던 교수님과의 동질감이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문득 ‘이 교수님께 남은 학교생활을 걸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결이 비슷한 사람을 만나는 것은 삶에서 흔치 않은 일이거든요.

생각이 들자마자 저는 메일을 보냈습니다.


교수님께 업로드 허락을 받았습니다ㅎㅎ


저는 제가 느낀 교수님이라면 이 메일을 기분나쁘게 느끼지 않으실 것이라고 확신했고, 제게는 새로운 기회가 생길 것이라 믿었습니다.


결과는 성공이었습니다.

곧바로 약속을 잡고, 카페에서 처음 대화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따로 대화를 나눠보는 시간이 처음이었는데 대화를 나누다보니 정말 생각이 비슷했고, 관심사가 통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3시간 동안 쉼없이 대화했습니다.

교수님은 마침 어떤 학회를 만들기 위해 계획중이셨고, “너 이거 학회장 해볼래?”라는 질문에 저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네.”라고 대답했습니다.

어떤 단체에서 대표는 커녕 임원도 하기 싫어하던 제가 처음으로 맡은 중직이었어요.


마무리하며


교수님께 배운 것과 함께한 활동들을 전부 적자면 너무 길어서 전부 생략하고 나중에 따로 다루겠습니다.

결국, 이 글에서 제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느끼셨으리라 믿습니다.

고작 메일 한 통의 용기로 제 남은 대학생활이 전부 바뀌었거든요.

살아오면서 가장 감사한 멘토로 여기는 사람이 두 명 뿐인데요, 그 중 한 분이 A 교수님이십니다.

사실 브런치라는 플랫폼도 교수님 덕분에 작년에 처음 알게 됐어요.


이렇게 좋은 플랫폼인 줄 알았다면, 진작에 도전했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이 조금 있습니다.

늦었지만 지금부터 꾸준히 다양한 분야의 글로 영감과 즐거움을 드리기 위해 노력할게요.

이 글을 읽는 여러분에게도 문제의 크기를 막론하고, 클릭 한 번의 용기가 ‘지금’ 생기셨길 바랍니다.


입사에 실패할까봐 이력서를 넣는 것이 두려우신가요?

누군가에게 당신의 마음을 전하는 것이 두려우신가요?

일단, 보내고 후회합시다. 보내지 않고 더 시간을 끌어도 답은 나오지 않잖아요.

뭐 조금 쪽팔리고 말겠죠.


"깨어나세요, 마음 속 작은 용사여."

.

.

.

시도의 결과는 여러분의 책임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중에 제 탓하지는 마세요 ㅋㅋㅋㅋㅋㅋㅋ

"아 글쎄... 나는 용기만 드렸다니까..?"

작가의 이전글 요즘 세상엔 똘끼가 필요해요 #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