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 “엄마는 꿈이 뭐야?”라고 물어봐 주겠니?
채니 : 엄마, 나는 나중에 커서 작가가 되고 싶어.
엄마 : 와, 너무 멋지다. 작가
채니 : 엄마는 꿈이 뭐였는데?
엄마 : 너무 많았는데. 계속 바뀌었어.
채니 : 그중에서 뭐가 제일 되고 싶었어?
엄마 : (말할 타이밍 놓침)
주니 : 나는 건축가가 될 거야. 블록 사줘.
블록 사달라는 막내의 귀여운 애교로 일단락된 대화였지만,
뭔가 기분이 찜찜했지요.
한참을 생각한 뒤에 깨달았는데,
딸이 저에게 “엄마는 꿈이 뭐야?”라고 물어 봐주길 바랐던 것 같아요.
“엄마는 꿈이 뭐였어?”라는 과거형이 아닌.
아이들의 눈에 비치는 저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요?
아이들을 엄마의 등을 보고 자란다는 말은
어쩌면 가장 흔한 말이면서,
가장 당연한 말인 동시에,
가장 무서운 말일지도 모릅니다.
나는 나의 등을 볼 수가 없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어요.
나의 등이 곧은지 비뚤어졌는지,
빛이 나는지 가시가 박혀 있는지,
아이가 보는 내 뒷모습이 어떤지를
비춰주는 거울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우리 집에는 ‘꿈을 갖자’라는 가훈이 적힌 나무 조각이 벽에 걸려있어요.
남편과 아이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고민하다가,
꿈을 품고 자라는 아이가 자존감도 높고,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결정하게 되었지요.
그 이유 때문인지 저희 아이들은 꿈, 장래희망에 대해서 자주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채니가 작가가 되고 싶다고 한 뒤로는
주니도 작가라는 직업에 더 관심을 갖게 된 거 같아요.
그리고 주니가 건축가가 되고 싶다고 한 이후로
채니는 멋진 건축물을 보면 저런 건물을 지어보라고 조언을 해주기도 해요.
두 아이의 대화를 듣고 있으면
미래의 아이들의 모습이 상상이 되면서 미소가 지어지곤 한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엄마에게는 “꿈이 뭐였어?”라고 지금이 아닌 과거를 물을 뿐,
“꿈이 뭐야?”라고 현재와 미래를 물어주질 않네요.
혹시 엄마는
이미 성장이 끝난 어른,
더 이상 꿈을 꾸지 않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그렇게 생각하니, 서글퍼지기도 합니다.
나는 아직 도전할 용기가 있고,
꿈을 꾸고 성장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인데 말이죠.
꿈을 추구할 용기만 있다면 우리들의 모든 꿈이 실현될 수 있다.
- 월트 디즈니
저는 다른 건 몰라도 아이들이 도전하는 것에 용기를 낼 수 있고,
새로운 꿈을 꾸며 늘 성장하는 사람이었으면 합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제 등에서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어야 하는 거겠지요?
그래서 오늘도 열심히 꿈을 꿉니다.
그럼 아이들도 언젠가 자기들만의 꿈 이야기에 저를 끼워주겠죠?
그리고 이렇게 물어주겠죠?
“엄마는 꿈이 뭐야?”
살아가면서 너무 늦거나 이른 건 없다.
넌 뭐든지 될 수 있어.
꿈을 이루는데 시간제한은 없단다.
지금처럼 살아도 되고 새 삶을 시작해도 돼.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중에서
가끔 하고 싶은 게 없고,
꿈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어요.
꿈이 있는 사람은 행복한 거라고,
그게 부럽다고 말하는 사람이요.
저와 아주 가까운 사람이 그렇대요.
그래서 생각해보았지요.
혹시 하고 싶은 게 없었던 것이 아니라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던 것은 아닐까?
상황에 맞춘답시고 다른 사람들에게 양보한답시고
내가 꿈꾸는 시간조차 양보했던 것은 아닐까?
아니 어쩌면 여러 가지 이유로
꿈을 꾸는 방법을 몰랐던 것은 아닐까?
돌이켜보면 시작할 용기가 나지 않아서
그 상황 속에 억지로 나를 끼워 맞춰 살았던 순간들이 있어요.
그리고 그 순간들은 늘 후회로 남게 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꿈을 꾸는 순간도, 꿈을 꾸는 방법도
나 아닌 다른 어떤 사람도 정확하게 조언해 줄 수 없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을 거예요.
스스로가 찾아야만 하는 과제와 같지요.
“엄마의 꿈은 뭐예요?”
“엄마의 꿈은 너희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는 거야,
너희들이 행복하게 사는 거야.”
혹시 이렇게 말해주고 계신가요?
아이가 나의 꿈을 이뤄주기를 바라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아이는 엄마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을 하기도 하지만,
엄마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 좌절하고 버거워하기도 합니다.
엄마가 자신의 꿈을 꾸고,
엄마의 꿈을 공유할 때 아이들도 자신만의 꿈을 꿀 수 있을 거예요.
아이의 꿈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것만큼
엄마의 꿈도 소중하게 생각하고 이루기 위해 노력해보세요.
살아가면서 꿈을 꾸고 도전하기에 늦은 순간은 없으니까요.
내 꿈은 매일 바쁘고 힘들어도, 꿈을 잊지 않는 것입니다
<빨간머리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