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나는, 세 개의 학교 사이에 선 교사입니다
교사의 방학 중 2월은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시간이다.
보통 2월 첫 주가 되면 전입 학교가 발표되고, 관내·관외 이동과 신규 발령이 이루어진다. 그 이후 학교 안에서는 휴직과 복직 여부를 정리하고, 12월에 제출했던 학년과 업무 희망원을 바탕으로 어떤 학년을 맡게 될지, 어떤 업무를 맡게 될지 논의한다. 그리고 2월 중·하순, 교사 근무일에 최종 공지가 이루어진다.
업무 희망원에 적은 1 지망대로 배정받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지만, 절차는 늘 그렇게 흘러간다. 어쩌면 교사는 원하는 일을 선택하기보다, 주어진 자리에서 의미를 만들어 가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올해 순회가 확정되어 있었다.
순회란 소속 학교에서 교과 시수가 부족할 때 다른 학교로 이동해 수업을 하는 것이다. 중학교 평균 시수는 17~18시간인데, 본교의 중국어 시수는 12시간뿐이었다. 순회가 필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두 개 학교를 가게 될 줄은 몰랐다. 이렇게 올해 나는 3개의 학교에서 가르치는 교사가 되었다. 이 보다 충격을 받았던 것은 한 학교는 가까운 곳이지만, 나머지 학교는 45킬로미터나 떨어져 있었다. 왕복 90킬로미터. 여기에 대학원 수업까지 병행하려니, 올 한 해는 정말 ‘베스트 드라이버’가 될 듯하다. 그 사실을 알고, 이 모든 사실을 받아들일 때까지 며칠 밤을 설쳤다. 담임을 맡으며 두 학교를 순회하는 상황이 될 뻔했지만, 인사위원회에서 여러 상황을 고려해 올해는 다행히 비담임이 되었다. 업무는 여전히 많고, 순회도 두 학교지만… 그래도 담임이 아니라는 사실이 작은 숨구멍이 되고 있다.
사실 2월은 늘 마음이 무거운 시기였다. 담임 배정을 받고, 제비 뽑기 후 나의 ‘똥 손’을 탓해 보기도 하며, 우리 반 아이들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전달받으면 이미 여러 생각이 복잡하게 얽혀 마음이 무거워지는 시간. 아이들의 이름을 듣는 순간부터 책임의 무게가 어깨 위에 얹히는 느낌이었다. 다행스럽게도 그런 부담이 올해는 없다.
그 점은 분명 가볍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또 허전하다.
담임 선생님들이 학급 준비로 분주한 모습을 보면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우리 반 아이들’을 챙기는 엄마 역할이 잠시 사라진 듯한 기분. 책임에서 벗어난 대신, 어떤 자리를 내려놓은 느낌이다.
하지만 3월이 시작되면 여러 일이 휘몰아치며 이런 생각은 쏙 들어갈지도 모른다. 늘 그랬듯, 시간은 생각보다 빠르게 나를 그 자리에 적응시킬 것이다.
다음 주 새 학기를 맞이할 우리 집 아이들도 조금씩 긴장하는 눈치다. 새로운 반, 새로운 담임 선생님, 새로운 친구들. 그 공간이 아이들에게 편안한 자리가 되기를, 함께 기도해 본다.
올해의 새로운 상황에 잘 적응하며, 오히려 더 나은 전화위복의 시간이 되기를.
나의 새 학기도, 아이들의 새 학기도, 무탈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