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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윈지 Jul 24. 2023

<그 책은>을 읽고 그런 책을 생각해 보다

읽기가 힘든 1인도 읽고 쓰게 하는 ‘요스타케 신스케’


 책을 열심히 읽으려 노력하고 있다. 그런 사람이다, 나는... 쓰는 일보다 읽는 일이 더 어렵고 힘들어 읽으려면 애써야 하는…

 어려서부터 읽을거리가 없었고 읽는 것을 가까이하고픈 마음도 없었다는 환경적 요인과 외적동기가 강해 인정과 칭찬에 민감한 미숙한 성인이라 결과가 눈에 보이지 않는 읽기는 뒷전으로 하다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성찰을 해보지만, 정확한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

아무튼 그렇게나 읽지 않은 것에 비해 쓰는 일이 좋은 그런 사람이다, 나는...


 그런 내가 간혹 잘 읽히는 책을 만나면 나에게 딱 맞는 옷을 발견한 것처럼 희열을 느낀다. 모든 작가는 그들만의 감정과 어투와 사고방식을 글에 녹여낸다. 어떤 책은 나와 비슷한 사람인 것 같아 읽기가 편하다가 또 비슷한 부류 같아 불편해지기도 한다. 혹 어떤 책은 나와 너무 다른 사고체계와 표현방식을 가지고 있어 어색하다가 또 그런 다른 점에 끌리기도 한다. 한 사람이 한 권의 책을 냈지만, 그 책을 읽는 모든 사람에게 모두 같은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니, 한 권의 책은 또 다른 여러 권의 책이 되어 세상에 존재한다. 어떤 사람은 그 책으로 위로를 받고, 어떤 사람은 그 책으로 동기부여가 되고, 어떤 사람은 그 책을 통해 꿈을 꾸고, 어떤 사람은 그 책에서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기도 하지만, 또 다른 어떤 사람은 그 책을 읽고 글을 기도 한다.

<그 책은>에 나오는 그 책 중 하나



 <그 책은> ‘요시타케 신스케’와 ‘마타요시 나오키’가 함께 쓴 신작이다. ‘그 책’을 읽고 나는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유쾌하고 뭉클한 52권의 특별한 책 여행’이라고 했는데, 처음 읽을 때는 그 유쾌함과 뭉클함을 잘 느끼지 못해 한 번 더 읽었다.

 ‘요시타케 신스케’는 나보다는 딸아이가 어릴 적부터 좋아하는 작가 이름이라며 말해준 덕에 익숙해진 이름이다.

 세상에 존재했던, 혹은 지금 존재하는, 혹은 앞으로 존재할 그런 책에 대한 이야기에 대해 읽으면서 ‘맞아, 나도 그런 책이 있었지.’  ‘맞아, 누군가에게 그런 책이 있을 수도 있겠구나.’ ‘맞아, 앞으로 정말 그런 책을 쓰고 싶어.’라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런 책이 너무 많은 1인

  ‘그 책’을 내가 샀으나 딸아이가 먼저 단숨에 읽는 것을 보고 자극받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책’을 한 번 읽고 제대로 느끼지 못하여 다시 또 한 번 읽었다. 

 쓰는 것보다 읽는 것이 아직도 더 어렵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기는 했지만, 읽은 후 쓰고 싶어졌다. 멋진 책이었다.  



세상에는 정말 진귀한 ‘그 책’이 많고 ‘그 책을 쓰는 작가’도 많다는 생각을 하며 ‘그 책’에서 마음에 와닿은 문장을 남겨본다.

어쩌면 그 작가는 만난 적도 없는 나를 격려하려고 그 책을 썼을지 모른다. 그리고 나는 그런 사정을 전혀 모른 채 우연히 그 책을 읽었고 큰 위로를 받았다. 단 한 사람을 위해 쓴 단 한 권의 책이 공간과 시대를 뛰어넘어 단 한 사람에게 가닿은 셈이다. 그런 기적이 과연 일어날 수 있을까. 그래, 있을지도 모른다.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세상에는 누군가를 향한 마음을 실은, 가닿지 못한 책들이 별만큼이나 많을지도 모른다. 유리병 속에 편지를 넣어 바다에 띄우는 일을 우리는 책이라는 물건에 의지해 계속해 온 셈이다.

작디작은, 그렇지만 희미하게 존재하는 가능성을 믿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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