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싶었어 정말.. 근데 또 혼자있고싶네, 나만이런가?
반복과 거리의 미학
MBC <나혼자산다> 남편이 <나 혼자 산다>를 보며 말한다.
“요즘 김대호(대호 84)가 제일 부러워.”
“왜?”
“울릉도에 집도 알아보러 다니고 참 여유 있고 자유로워 보여.”
“그래? 김대호는 나랑 애들이 없는데?? 그래도 부러워??”
“…….”
대답 안 해? 싸우자 이거지~~??!!!!
근데 사실 그 마음,, 뭔지 나도 알 것 같기도 해...
이른 아침 비몽사몽 지치고 피곤한 몸을 질질 끌고 출근길을 나선다.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땐 느끼지 못한 자유와 여유로움을 만끽한다. 나 혼자 고개를 들어 바라다보는 하늘은 청량하기 그지없고, 일찍 도착해서 아이들의 방해공작 없이 마시는 고독한 커피타임 역시 너무나 소중하다.
'아~이것이 진정한 자유지~!!'
그러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문득 떨어져 있는 아이들이 생각난다. 몹시 보고 싶다. 아침에 심해진 콧물은 괜찮은지, 급식에 싫어하는 매운 음식이 나오는데 잘 안 먹어서 배고픈 건 아닌지, 비가 많이 오던데 장화를 신겨 보낼 걸 그랬나? 온종일 온통 아이생각이다. '집에 가면 오늘은 혼내지 않고, 화내지 않고 잘해줘야지, 칭찬도 퍼부어주고 눈 맞추며 많이 웃어줘야지~' 다짐도 해본다.
<엄마의 시> 그림 퇴근 후 집으로 달려간다. 아이들은 마치 강아지처럼… 없는 꼬랑지대신 엉덩이를 흔들며 엄마~~ 하고 달려 나온다. 코알라가 나무에 매달리듯 한참을 매달려있다가 겨우 떨어져서는 주저리주저리 한참을 떠든다. 저녁식사를 챙기고 씻기고 머리 말려주고 숙제검사와 내일 준비물까지 챙기고 간식도 챙기고 정신없이 지내다 보면 잘 시간이 다가온다.
급격히 지치고 피곤하다. 다크서클이 한층 더 내려온다. 이런 나에게 파리처럼 날아들며 참새처럼 재잘거린다.
“엄마 보드게임 같이하자, 엄마 내가 퀴즈낼께 알아맞혀봐, 엄마 이 수학문제 진짜 어려워 한번 풀어봐, 엄마 나 춤추는 거 한번 봐봐, 안 봤지? 다시 잘 봐봐. 엄마 나 여기 다쳤어 연고 발라줘. 엄마 나 복숭아 먹고 싶어, 엄마 난 자두…. 엄마~엄마~엄마~.”
나는 곧 파업을 선언한다.
“지금부터 엄마는 ‘나 혼자 시간’이야!!”
책을 읽고 싶었으나 몹시 졸리다. 글을 쓰고 싶었으나 타닥타닥 손가락 움직일 힘도 없다. 입 벌리고 멍 때리다 보니 벌써 잠자리에 들 시간... 다시 난 또 “빨리빨리”를 독촉하는 여유 없는 엄마가 되어 아이들을 침대에 몰아넣는다. 불을 끈다.
'나 오늘 보고 싶었던 너희 얼굴 잘 본거 맞니?'
'너희들이 너무 보고 싶었어...
침대에 몰아넣기 바쁜 그 얼굴... 진짜 그리웠어...
너희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너무 소중해… 정말이야…
근데 또 혼자만의 시간이 그립네~~
내일 아침엔 커피랑 뭘 같이 먹을까?♡'
보고 싶다가도 혼자 있고 싶고
근데 또다시 보고 싶고
역시 육아도 인생도
반복의 미학!!
아닌가?
거리의 미학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