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나의 력(力) 비례, 나만 이런가?

당신의 력(力)은 괜찮은가요?

by 윈지

요새 너무 재미있게 보는 ‘무빙’이라는 드라마에서처럼 상처치유능력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자고 일어난 얼굴의 베개자국이 오전 안에만 좀 들어가는 피부탄력.. 딱 그 정도만…. 나만 이런가?




회복력

둘째는 어린이집에 굉장히 일찍 보냈다. 아이들은 의도치 않게 자기보다 더 어린 귀여운 아가에게 호기심이 많았고 누워있는 둘째 얼굴을 손으로 눌러보려다가 상처를 냈다. 상처를 낸 아이도 놀랐고, 그 아이의 엄마도 너무 미안해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나도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을 것 같아 괜찮다고 했지만, 상처를 낸 아이에게는 정말 괜찮았지만, 아이 얼굴에 손톱으로 긁힌 상처를 보면서 너무 마음 아파 눈물을 뚝뚝 흘렸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며칠 지나지 않아 아이 얼굴에 있던 딱지가 떨어지더니 말끔히 아물었다. 그때 알았다. 아이들의 회복력이 어마무시하다는 걸…


나는 요새 느낀다. 내 회복력은 어마무시하게 아이와 반비례한다는 것을… 상처가 한번 생기면 아물 때까지 너무도 오래 걸리고 아문 상처에도 흉이 잘 없어지지 않는다. 손목에 생긴 시계자국이 없어지는데도 한참이 걸리고, 잠을 자고 일어나면 베개자국이 없어지는 시간이 한 해가 다르게 급격히 늘어간다. 우리 집 여름이불은 유독 오돌토돌한데 자고 일어났다가 내 몸에 생긴 이불자국이 반나절동안 없어지지 않아 로션으로 마사지를 하며 없앴다.

비단잉어가 따로 없다. 나만 이런가?


양말자국은 집에 돌아와 나만보여 다행


사진소화력

난 자기애가 강한 편이다. 아이엄마가 되어도 난 내 사진을 카톡사진으로 할 거라 생각했다. 웬걸? 카톡 프사하고 싶어서 백날 찾아도 잘 나온 게 없어서 못한다.

아이들은 어떻게 찍어도 사진이 잘 나온다. 흔들리면 흔들린 대로 못 나오면 못 나온 대로 눈감으면 눈감은대로 안 예쁜 사진을 골라내기가 더 어렵다. 그래서 엄마들 프사에는 사진을 여러 개 모아서 붙여놓은 사진들이 많다. 이것도 저것도 다 예뻐 싹 다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슬픈 건 그땐 분명히 이상하다 생각했던 나의 사진도 지금 사진과 비교하면 훨씬 예쁘고 나았다는 거다. 그래도 한여름에 겨울 사진을 올리기는 싫으니 그러다가 계속 내 사진은 못 올리고 아이들 사진에 밀리게 된다.

그래도 잘 나온 내 사진을 차곡차곡 모아 본다.

다 뒷모습 사진이다. 나만 이런가?

뒷모습 사진찍기 달인


그냥 소화력

아이들은 유치원까지 간식시간이 있다. 초등학교에 가서는 학교에서 간식을 먹는 시간이 있지는 않지만, 방과 후 저녁 전에 간식을 간단하게 챙겨 먹인다. 위가 작아서 한 번에 많이 먹을 수 없으니 성장과 발달을 생각하며 중간에 간식을 챙겨 먹이는 것이다. 요새 우리 아이들은 간식을 챙겨 먹지 않아도 될 정도의 양으로 식사를 한다. 나보다 훨씬 더 많이 먹는다. 그런데도 계속 배가 고프다고 한다. 나는 소화가 안돼서 꺽꺽거리는데…

하물며 그렇게 많이 먹는데 살이 안 찌고 키로 간다. 나는 키로 갈 수 없어서 다 살로 가는 것인가? 뭔가 불공평한데 아이들이 많이 먹고 키가 크는 것에는 이의가 없으나, 내가 아이들보다 적게 먹고 살이 찌는 것에는 굉장히 큰 이의가 있다.

나 진짜 별로 안 먹었는데~ 나만 이런가?


체력

우리 가족은 캠핑을 자주 간다. 지금도 우리는 캠핑 중이다. 아이들은 밤하늘의 별을 보며 신나게 놀다가 늦게 자도 새벽같이 일어나 또 춤을 추며 노는데 나는 가장 빨리 취침모드이지만 아침엔 또 가장 힘들어한다.

놀이공원에 가면 놀이기구는 아이들이 신나게 타고 나는 벤치에서 쉬는 일을 더 많이 하는 것 같은데 아이들을 쫓아가질 못하겠다. 한참 뒤처진 나를 보며

"엄마 빨리 와~ 다음 거 빨리 타러 가야 돼~"

"응~애들아 먼저가~ 엄마는 이게 달리는 거야"

나만 이런가?

지치지않는 에너자이저 그녀들

기억력

나도 소싯적 한 기억력 했다. 카드를 시간 내 보여주고 뒤집어져있는 카드의 짝을 맞춰주는 게임은 누구에게도 져본 적이 없다. 어느 누구의 생일 어느 배우의 이름 그런 것들은 인터넷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내 장기기억장치에서 파딱파딱 잘 불러내곤 했다. 지금은 매일 묻는다.

"애들아 그거 어디 뒀었지?, 그거 있잖아 그거~"

"엄마, 그게 뭔데?"

"아~ 그거 하면 딱딱 알아야지~~"ㅠㅠ왜 몰라주니 애들아~

나만 이런가?






정비례 반비례는 알았어도 역비례는 처음 알았다

정말 아이들과 나는 모든 면에서 점점 역비례한다는 걸 느낀다. 나의 력(力)이 쇠하는 건 슬퍼도 아이들이 이리 잘 자라주고 있으니 이 또한 흐뭇하다.. 진짜다..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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