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탓인듯 내 탓아닌 내 탓 아니고픈… 나만 이런가?

놀랍고 놀라운 유전자의 힘!!

by 윈지


어디서 많이 보던 장면인데? 나만 이런가?


나에게는 무의식 중에 발가락에 잔뜩 힘을 주고 있는 좋지 않은 습관이 있다. 특별한 긴장 상황이 아니어도 무언가에 몰두를 했거나, 얼굴은 웃고 있지만 마음이 불편한 그런 상황에서 어김없이 발가락에 잔뜩 힘이 들어간다.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동이기 때문에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고 나서 아플 때쯤이 되면 잔뜩 힘이 들어간 구부러진 발가락이 그제야 보인다.

저녁밥을 차려주고 소파에 앉아서 밥을 먹고 있는 아이들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식탁 의자에 앉아도 발이 대롱대롱 매달려 바닥에 닿지 않았는데 제법 키가 컸다고 발이 바닥에 닿는다.

'아니, 저건 뭐지? 어디서 많이 보던 장면인데?'

첫째가 나처럼 발가락을 잔뜩 구부린 채 책을 읽으며 밥을 먹고 있었다. 순간 내 발가락을 보는 것 같았다. 저거 저거 시간 지나고 아파야 '내가 발가락에 힘을 주고 있었구나' 알 수 있는 그 자세인데…


와 저런 것도 닮는다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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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서 자꾸 내가 보일 때가 있다. 물론 좋은 것들도 있지만, 그런 것들을 발견하는 순간보다, 내가 싫어하는 나의 모습이나 나의 부족한 점이 보일 때가 많다. 그러면 자꾸 '날 닮아서 그런가?' 하는 마음이 든다.




그리 열심히 바라고 바랬건만… 나만 이런가?


아이를 임신했을 때 예쁜 것만 보고 예쁜 것만 먹으며 열심히 태교를 했다. '건강하기만 하면 된다'라고 기도를 하다가 조금 더 욕심을 내서 나름 소소한 이런저런 사항을 추가해 본다.

'딸아이니까 나처럼 털은 많지 않았으면 좋겠고, 내 얼굴 중에 코가 제일 못났으니 코는 진짜 안 닮았으면 좋겠고, 꽃가루 알러지는 인간적으로 너무 불편하니까 이건 진짜 안 닮았으면 좋겠다'

웬걸? 딱 그것들은 쏙쏙 나를 빼닮았다.

달리기를 너무 못해서 이어달리기를 할 때마다 민폐캐릭터가 되는 첫째 아이는 체육시간마다 친구들에게 너무 미안해했다. 그때마다 나는 ‘달리기를 잘하는 아빠를 안 닮고 달리기를 못하는 엄마를 닮아서... 참 미안하다’는 말이 목 끝까지 차올랐지만, 그냥 "달리기도 연습하다 보면 빨라져, 연습하러 나가자." 하며 같이 열심히 달리기 연습을 했다.


특히 알러지로 불편한 생활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공감을 할 수 없는 알러지의 불편함을 내 딸아이는 벌써 이미 잘 알고 있다. 아이의 아픔과 연결이 되니 이런 점은 더 많이 안쓰럽고 미안한 마음이 든다.




너무도 나와 닮은,, 나와 같은.. 나의 미니미들을 보면 내 탓은 아니지만, 또 내 탓같기도 한,, 하지만 내 탓이 아니라고 부정하고픈,,, 그런 면들이 너무도 많다.



그럴 때마다 미안한 마음을 애써 감추고 아이들을 다독이려 이렇게 말한다.


너희 이렇게 예쁘고 똑똑한 거...
엄마 닮아서 그런 거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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