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금지어를 사용하셨습니다!! 나만 이런가?
"퉤 퉤 퉤!!"도 소용없는 입방정
"요새는 그래도 좀 더 잘 먹어요."
금지어 사용!! 경고!!
"요새는 그래도 잘 자는 것 같아요."
이것도 금지어!! 경고!!
“요새는 그래도 많이 아프지 않네요.”
절대 금지어를 사용하셨습니다. 경고경고!!
아이가 조금이라도 잘 먹거나 잘 자거나 덜 아픈 것 같아 안도의 마음에 입 밖으로 이런 말들을 꺼내면, 어김없이 다시 안 먹고 안 자고 잘 아픈 아이로 돌아와 버렸다. 입 밖으로 꺼내면 안 되는 말들이 너무도 많았다, 말하다가 정신 차리고 "퉤 퉤 퉤"하며 없던 일로 칠라 쳐도 소용이 없었다. 나만 이런가?
우리 아이들은 유독 잘 안 먹었고 잘 아팠다. 특히 큰 아이는 태어나면서부터 먹는 것에 도통 관심이 없었고 모유도 분유도 먹는 양보다 버리는 양이 많았다. 엄마가 처음인 나는 또래 친구들과 비교하며 늘 조바심이 났다. 몸무게도 늘 하위 5프로를 지켰다. 안 먹으니 면역력도 바닥이었고 변비를 비롯한 각종 소아 질병을 달고 살았다. 이렇게 안 먹던 아이가 가끔 조금 잘 먹기 시작하면 너무도 기쁜 마음에 "오늘은 좀 잘 먹었어."라고 가족들에게 소식을 공유하거나, 요새는 잘 먹냐고 안 아프냐고 안부를 묻는 지인에게 "요새는 좀 더 잘 먹고 안 아픈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순간 금지어 사용의 벌칙인것마냥 아이들은 안 먹고 아픈 상태를 반복했다.
아픈 아이가 있는 집은 웃음보다는 눈물이, 여유보다는 까칠함이, 배려보다는 짜증이 넘실거렸다.
출근하며 이른 아침부터 아픈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유치원에 보내며 약과 해열제를 챙겨 보내는 나의 마음은 늘 미안함으로 가득했다.
잘 안 먹는 아이는 늘 잘 아팠고, 늘 힘들어했고, 늘 약을 먹었고, 그래서 또 잘 안 먹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물론 어쩌면 내가 금지어를 사용하지 않았어도 아이는 안 먹고 안 자고 잘 아팠을 수 있다. 정말 그랬을 수 있다. 그래도 난 늘 내가 금지어를 말해버려 그런 건 아닌가 마음이 쓰였다.
사실 어쩌면 아이들이 아픈 것이 '내가 금지어를 말해버린 그런 이유'여서 그것만 잘 지킨다면 잘 먹고 잘 자고 안 아픈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믿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난 여전히 육아 금지어를 믿는다.
'나만 금지어를 입 밖으로 내지 않는다면
우리 아이들이 건강할 수 있다'는
그 마음의 기적을 믿는다.
믿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