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 주인공 만들기, 나만 이런가?
외로운 주인공 말고, 행복한 주인공
첫 아이 유치원 때 일이다. 홈페이지에 단체사진이 올라왔다. 내 아이가 주인공이었다. 모두 빨간색 옷을 입고 있는데 내 아이만 하얀색 옷을 입고 있다.
“아! 맞다! 컬러데이~~!!!! ”
나만 이런가?
컬러데이 _ 주인공 만들기 참 쉽죠? 아이 유치원에는 한 달에 한번 컬러데이라는 이벤트가 있었다. 색을 정해주면 그 색의 옷이나 소품을 챙겨서 단체사진을 찍어야 하는 것이다. 보통은 집에 다 있을만한 옷의 색을 안내하기 때문에 옷을 입혀 보낸다. 혹시 집에 없다면 머리띠나 스카프 같은 포인트로 대체가 가능하다.
일하는 엄마였던 나는 그 컬러데이가 참 싫었다. 분명 알람도 맞춰놓고 준비를 해뒀지만 마침 그날!! 이런저런 상황에 정신이 없어서 그날의 컬러를 잊었다. 우연히라도 한 번은 맞출 수 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나는 로또 당첨 번호 피해 가는 것만큼이나 기가 막히게 그날의 색을 피했다. 어디 피하기만 했겠는가? 내 아이만을 주인공으로 만들려고 작심한 엄마처럼 보색관계의 색이나 굉장히 튀는 색의 옷을 입혀 아이를 등원시켰다. 이쯤 되면 단체사진을 찍을 때마다 ‘민폐캐릭터’를 넘어선 ‘관종 엄마’라 의심한다 해도 변론의 여지가 없다.
컬러데이는 빙산의 일각이다. 물놀이하는 날은 수영복 없는 아이처럼 등원시켰다가, 장마철엔 또 마른 옷이 없어서 수영복만 있는 애처럼 수영복 반바지를 입혀 보냈다. 소풍날 열심히 준비한 도시락은 깜빡하고 과자랑 음료수만 들려보내 친구들이 밥을 입에 하나씩 넣어주는(정말 고맙고 착한 친구들ㅠㅠ) 해보지 않아도 되는 경험을 시켜주기도 했다.
가끔 생각한다. 엄마인 나의 캐릭터를 만든다면 ‘아마따(아 맞다!)’라고 이름을 지어야 할 거라고…
내 아이는 컬러데이의 단체사진에서만 내 눈에 띄였을 뿐, 어쩌면 꽤나 많은 순간 주인공이 되었을지 모른다. 어깨가 구부정해질 정도로 의기소침하고 외로운…
어제 아이들이 개학을 했다. 폭우가 오락가락하는 이런 날, 오랜만에 학교 가는 아이의 준비물을 이것저것 챙기고 아침 식사와 과일을 준비한답시고 아이 손에 우산을 들려 보내지 못했다. 일하는 엄마가 아니라면 우산을 들고 마중 나갈 수 있지만, 일하는 엄마는 걱정 한가득한 마음으로만 아이의 하굣길을 함께할 뿐이다. 다행히 친구와 우산을 함께 쓰고 나왔다는 아이에게 잘했다고 칭찬해 주었지만, 비 오는 우중충한 날마저도 빗속의 주인공을 만들어 버리는, 이 부족한 엄마는 마음이 헛헛하고 아리다.
레이지살롱 블로그 무엇보다 더 마음이 아픈 건 아이는 그럼에도 늘 환한 얼굴로 달려 나와 엄마를 안아주며 한결같이 이리 말한다는 거다.
“엄마 보고 싶었어.”
어젯밤 자기 전
“외할머니랑 있으면 뭐든 다 하게 해 줘서 좋아.”라고 말하는 아이들에게 물었다.
“아빠랑 있으면 뭐가 가장 좋은데? “
”아빠는 해달라는 거 다 해주고, 화를 안내서 좋아.”
“그렇구나, 그럼 엄마랑 있으면?”
이런 질문 후에는 내심 어떤 답을 할까 궁금해 그 짧은 시간이 길게 느껴진다.
“음… 그냥 좋아, 엄마라서 좋아.”
이런 부족한 엄마도 세상에서 가장 사랑해 주고 늘 보고 싶어 해 주는 우리 딸들…
외로운 주인공 말고,
행복한 주인공으로 만들기 위해서
더 열심히 노력할게♡